년 250~300만대 수출 삼성‧LG 관세 폭탄에 판매량 비상
미국 수입 세탁기 90% 차지하며 월풀 국내 가전사 견제
미국 수입 세탁기 90% 차지하며 월풀 국내 가전사 견제

ITC는 21일(현지시간) 삼성LG전자의 가정용 세탁기에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권고안을 발표했다. 일단 양사는 최악은 면했다고 평가하면서도 당초 제안했던 145만대 초과분에 50%를 부과하는 수준이 적당하다는 주장과는 후퇴한 권고안이라는 점에서 향후 판매량 감소는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 4일 ITC 권고안을 보고받은 후 60일 이내 최종안을 결정하거나 거부권 행사 여부에 따라 희비가 갈릴 것으로 보이지만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우고 있는 만큼 거부권 보단 최종안 결정 승인 가능성에 무게가 쏠린다. 이렇게 될 경우 2002년 이후 처음 발동하게 되는 셈이다.
이번 권고안은 120만대를 초과하는 수입 세탁기에 대해 첫해 50% 관세를 부과하고 2년 차 45%, 3년 차 40%를 매기는 내용으로 미국에 수입되는 모든 세탁기가 대상이다. 또 세탁기 부품에도 3년간 첫해에는 5만대 분량 초과 물량에 50%, 2년 차에는 7만대 초과 물량에 45%, 3년 차에는 9만대 초과분에 대해 40%의 관세를 부과하자는 내용이 담겼다.
업계서는 이번 권고안이 삼성과 LG를 겨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과 LG 등 국내 세탁기 수출 물량은 전체 수출 물량의 90%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세이프가드 요청은 미 가전업체 월풀이 ITC에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대형 가정용 세탁기 수입급증으로 자국 세탁기 산업이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것에 따른 견제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 트렉라인에 따르면 2014년 미국 세탁기 시장 점유율 40.6%였던 월풀은 해마다 줄면서 올해 3분기까지 37.7%로 3% 감소했다. 이 기간 동안 삼성과 LG는 시장점유율 합계는 30.6%에 달한다. 양사가 미국에 수출하는 세탁기 물량은 연간 250만~300만대 안팎에 달한다. 내년 2월 최종 세이프가드가 발동하면 전체 세탁기 수출 물량의 절반가량이 고관세를 부과 받게 된다.
문제는 120만대 이내 물량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20% 관세를 매기자고 결정하게 되면 타격은 더 확대된다. 이에 따라 삼성과 LG 산업부는 긴급회의를 갖고 세이프가드가 발동할 경우 세계무역기구에 제소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앞서 양사는 입장발표에서 “ITC 권고안에 대해 매우 안타깝다”며 “최종적 피해는 미 소비자가 입을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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