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최순실 게이트’여진 후원 동참 ‘시큰둥’
재계, ‘최순실 게이트’여진 후원 동참 ‘시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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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지진피해 복구 성금도 작년만 못해
평창 동계올림픽 지원에 조심스런 움직임
▲ 평창동계올림픽의 후원사는 현재까지 모두 49곳으로 이 중 삼성전자, 현대·기아차, SK, LG 등 국내 대기업 후원사는 총 11곳이다. 목표액은 총 9400억원으로 현재 목표액을 넘어서 9680억원에 달한다.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 페이스북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최근 포항 지진피해 이재민을 돕기 위한 재계의 후원이 이어지고 있지만 움츠린 기색이 역력하다. 또 국가 대행사인 평창동계올림픽 후원에도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어 작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영향이 재계의 후원 동참을 이끌지 못하고 있는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포항 지진피해 이재민을 돕기 위해 금융권, 건설업계, 유통업계 등 재계의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또 연말연시를 맞아 각 기업들이 봉사활동에 나서거나 후원금을 전달하는 등 소외계층 돌보기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예전만큼 재계에서 적극적인 움직임보단 소극적인 움직임에 머물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연말연시 사회공헌 활동은 꾸준히 해오고 있지만 김영란 법 시행과 작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기업들이 후원금을 내는데도 이사회 의결을 거치는 등 까다롭게 진행되는 터라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포항 지진피해 역시 이 일환으로 기부금 지원에 소극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까지 재계에선 포스코는 지난 17일 15억원을 지원했고,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23일 20억원을 전달했다. 삼성전자는 포항 특별재난지역 지진피해 복구와 피해주민을 돕기위해 30억원을 출연한다고 24일 밝혔다. SK그룹은 피해 지역 복구와 이재민 복지를 위해 재해구호성금 20억원을 낸다.

이번 복구 성금은 지난해 10월 태풍 차바가 울산과 부산을 휩쓸 때와는 적은 금액이다. 삼성전자는 ‘차바’ 피해복구 성금으로 80억원을 기탁했다. 현대차그룹도 당시 50억원을, SK이노베이션이 SK그룹을 대표해 50억원을 냈다. LG그룹 역시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30억원을 기탁했다. 1년 만에 성금이 줄어들어 현재 재계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모 기업 관계자는 “예전에는 전경련처럼 성금 모금할 구심점이 있었던 반면 올해는 창구역할 구심점도 없고, 정부의 재벌 옥죄기에 잔뜩 움츠러들면서 후원 동참에 소극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 포항 지진피해 복구 성금은 지난해 10월 태풍 차바가 울산과 부산을 휩쓸 때와는 적은 금액이다. 사진은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포항지역 상가ⓒ뉴시스

이런 재계의 움직임은 평창 동계올림픽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번 평창올림픽의 후원사는 현재까지 모두 49곳으로 이 중 삼성전자, 현대·기아차, SK, LG 등 국내 대기업 후원사는 총 11곳이다. 목표액은 총 9400억원으로 현재 목표액을 넘어서 9680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대회 흥행을 위해 티켓 판매가 이뤄져야 하는데 판매율이 40%에 미치지 못하면서 흥행을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다. 평창조직위원회가 경제단체를 통해 대기업의 후원을 요청했지만 돌아온 반응은 미온적이다. 청탁금지법과 최순실 게이트의 여진이 재계를 휘감고 있어 정경유착의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정부가 재벌 옥죄기에 나서면서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것도 기업 동참을 이끄는데 발목을 잡는 시각도 존재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올림픽이라는 국가적 행사에 기업들도 홍보면에서 득이 되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지만 최근 분위기만 놓고 보면 후원에 나서는 데 예전만큼 선뜻 나서는 데 주저할 수밖에 없다고”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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