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분들의 손을 따뜻하게 잡고, 눈물을 닦아드릴 의무가 있다"

27일 이진성 헌재소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재동 헌재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이 같이 밝히며 “우리에게는 이 기관을 맡겨주신 국민을, 이롭게 하여드릴 의무가 있으며 그 분들의 손을 따뜻하게 잡고, 눈물을 닦아드릴 의무가 있다”고 전했다.
이날 이 헌재소장은 “취임식을 위해 이 자리에 다시 서니, 국민의 기본권 보장과 헌법 수호라는, 헌법재판소의 빛나는 전통을, 제대로 이어갈 수 있을지 두려움이 더하지만 법의 지배가 강력하게 뿌리내린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애써 주신 여러 재판관님들과, 연구관 및 직원 여러분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 재판소는, 헌법에 정해진 온전한 모습대로, 다시 출발하면서 이제 ‘열린 헌법재판소’를 목표로, 앞으로 나아가고자 한다”며 “선입견을 없애고 닫힌 마음을 열어, 그 빈자리를 새로운 사색으로 채우는 재판관, 신선한 사고로 선례와 자료를 폭넓게 수집하고 검토하는 연구관, 업무상 마주치는 불합리를 개선하려고 노력하는 직원들이 모이면, 속 깊은 사고와 균형 잡힌 시선으로 인간을, 그리고 세상을 사랑하는, ‘열린 헌법재판소’가 탄생할 수 있다”고 했다.
더불어 “우리 재판소의 30년 역사는 진정 자랑스럽기는 하지만 우리가 혹시 ‘그들만의 리그’에 있는 것은 아닌지, 뒤돌아보아야 한다”며 “선례를 존중하면서도, 얽매이지 말아야 하고 보다 과감히, 선례의 정당성을 의심하는 데서 출발해서, 우리 앞에 놓인 헌법적 쟁점을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또 “선례와 문헌도 중요하지만, 실증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판단하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하며 특히 연구관들에게 법적 쟁점뿐 아니라, 다방면의 자료를 토대로 법익의 균형에 중점을 두어, 풍부한 토론을 할 것을 기대한다”면서도 “보수와 진보의 이분법에 매몰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이 헌재소장은 “우선 가장 오래된 사건을 비롯한, 주요 사건의 균형 잡힌 해결에 집중하겠다”며 “헌법재판소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본연의 업무인 재판을 때맞추어, 적정하게, 그리고 올곧게 하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며 우리가 할 일을 제대로만 한다면, 굳이 홍보를 위한 홍보를 하지 않아도, 국민의 신뢰는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했다.
말미에 그는 “ ‘궁즉통’이라는 말이 있다”며 “이 말을 ‘진즉통’이라 바꾸어 쓰고 있으며 우리가 진실한 마음으로 진정성 있게 다가간다면, 국민들께서 정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실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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