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中 임원 1000명 중 7명 ‘하늘의 별따기’
능력 검증 안된 3~4세 승진에 따가운 시선
올해 기업 임원 인사에도 30대 임원 배출
능력 검증 안된 3~4세 승진에 따가운 시선
올해 기업 임원 인사에도 30대 임원 배출

한국경영자총협회가 2014년 전국 219개 기업을 대상으로 발표한 ‘2014년 승진․승급관리 실태조사’에 따르면, 신입사원이 부장으로 승진하는 비율은 2.41%, 임원으로 승진하는 비율은 0.74%인 것으로 나타났다. 1000명이 입사해 단 7명만이 임원이 되는 셈으로 극소수에 불과하다. 지연, 학연을 갖췄고 사내정치에 일가견을 발휘해도 오랜 기간 버텨내지 못하면 임원 자리는 그림에 떡에 지나지 않는다. 비록 임원이 됐다 하더라도 그에 따른 책임도 져야 하기 때문에 일각에선 ‘파리 목숨’ ‘임시직원’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직장인들은 명예와 막강한 권한을 갖고자 직장인의 로망인 임원 달기에 안간힘을 쓴다. 그만큼 임원이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30대 임원 초고속 승진하는 오너 3~4세 ‘불편한 진실’
그런데 이런 힘든 과정 없이 초고속으로 승진하며 몇 년 안에 임원을 다는 사람들이 있다. 다름 아닌 오너 일가의 자제들이다. 최근 재벌 총수 3~4세들의 일탈과 갑질로 인해 이들을 항한 시선이 곱지 않다. 부모의 부에 따라 자녀들에게 부가 대물림 되면서 사회의 계급을 결정한다며 ‘금수저’ ‘흙수저’ 계급론에 항상 등장하는 이들이 총수 일가 자제들이다. 그렇다면 이들이 임원이 되기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까?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100대 그룹 가운데 총수일가가 임원으로 재직 중인 77개 그룹 185명 중 1980년대생 자녀세대 19명의 이력을 조사한 결과, 이들의 평균 임원 승진 기간은 3.7년으로 집계됐다. 20대 후반에 입사해 30대 초에 임원 직함을 다는 셈이다.
올해 인사에서도 총수 3~4세들의 초고속 승진은 두드러졌다. 최근 사장단 인사 및 임원인사를 발표한 CJ그룹은 신임임원 42명 포함, 총괄부사장 4명, 부사장 2명, 부사장대우 9명 등 총 81명을 승진시켰다. 임원 명단에는 이재현 회장의 맏딸인 이경후 상무가 포함됐다. 이경후 상무는 지난 3월 임원인사서 상무대우를 달고 8개월 만에 상무로 승진했다. 입사시기 6년 만에 임원을 단 초고속 승진이다.
28일 인사를 단행한 GS그룹에도 오너가 4세인 허철홍 (주)GS부장이 상무로 승진했다. 허 상무의 나이는 38세다. 4세 중 임원배출은 5번째다. 26일 임원인사를 단행한 코오롱그룹의 이웅열 회장의 장남인 이규모 상무보도 상무로 승진했다. 2012년 코오롱인더 차장으로 입사해 6년 만에 임원을 달았다.
다음달 초 임원인사를 단행할 예정인 LG그룹은 구본무 회장의 아들인 오너가 4세 구광모 상무의 승진 여부가 관심이다. 구 상무는 2006년 입사해 2015년 지주회사인 LG 상무로 승진했다. 다른 오너 4세에 비해 늦은 감은 있지만 입사 이후 9년 만에 임원을 단 이후 3년 만에 전무로 승진할지 주목되고 있다.
매년 연말 인사 시즌이 되면 초미의 관심사는 총수 일가 3~4세 인사들의 승진여부였던 터라 올해 역시 임원인사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능력 검증 통해 세간 우려 불식시켜야
그동안 재계는 총수 일가 자제들의 초고속 승진을 단행하면서 이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자 일부러 승진 시기를 늦추며 속도조절에 나선 바 있다. 그럼에도 초고속으로 승진시키는 데는 향후 경영권을 안정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이를 바라보는 세간의 시선은 부의 대물림으로 경영세습을 위한 비판이 적지 않다. 물론 성과주의에 바탕을 둔 기업 인사시스템에 따라 승진하는 것을 두고 부정적으로 봐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세간의 시선이 따가울 수밖에 없는 이유는 ‘흙수저’ 신분으로 몇십년을 일해도 임원을 달지 못해 퇴사하는 직장인이 부지기수인 상황에서 능력도 검증되지 않은 3~4세들이 초고속으로 승진하는 모습을 보고 허탈감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는 점이다.
지난해와 올해 총수 일가 자제들이 갑질 및 폭행으로 경찰 조사를 받는 등 도덕적 해이에 대한 날선 비난의 화살을 받고 있다. 세간의 시선을 돌려놓기 위해서라도 중요한 것은 3~4세들이 의무와 책임감을 다해 창업주와 아버지 어깨에 기대지 않고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키울 때 우려의 시선을 불식시킬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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