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한병도 정무수석, 야당에 협치 당부 쓴소리 경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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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우리당 의원들 좀 잡아가지 말라” 정우택 “협치 실종 원인은 인사문제”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29일 한병도 수석을 만난자리에서 “우리당 의원들 좀 자꾸 잡아가지 말아달라”고 요구했다. ⓒ뉴시스
[시사포커스 / 오종호 기자] 청와대 신임 정무수석에 임명된 한병도 수석이 여야를 두루 방문하면서 협치를 당부했다. 이 자리에서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로부터 “우리당 의원들 좀 자꾸 잡아가지 말아달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정병헌 수석의 사퇴 후 긴급하게 승진 임명된 한 수석은 전 전 수석을 뒷받침하면서 정무업무의 연속성과 지속성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평이다.
 
 
◆홍준표 “우리당 의원들 좀 자꾸 잡아가지 말아달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29일 한병도 수석을 만난자리에서 “우리당 의원들 좀 자꾸 잡아가지 말아달라”고 요구했다.
 
홍 대표는 “칼춤도 오래추면 국민들이 식상하니 정무수석이 역량을 발휘해 달라”며 “죄를 지었으면 수사를 해야겠지만 연말에 갑자기 많이 몰린다”고 부담감을 전했다.
 
홍 대표는 “또 내가 당 대표인데 또 차도살인 한다는 말도 나오니 부담스럽다”고 토로했다.
 
이는 친박계에 대한 수사가 전개되자 홍 대표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당내 시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는 “여야가 협의를 해서 국민들이 연말에 좀 편하게 지냈으면 한다”며 “적폐청산기구가 각 행정부에 있는데 우리 당에서 검토를 해보니 위법하더라”라고 지적했다.
 
이에 한병도 수석은 “소통을 더 많이 하고 대표님과 한국당 의원들을 많이 만나 뵙고 의견도 나누겠다”며 “저희들이 귀담아 들어야할 내용이 많은 것 같다. 특히 야당이 중요한 국정 파트너가 돼야하고 또 그렇게 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겠다”고 화답했다.
 
홍 대표는 또 “임종석 실장이나 한 수석은 나라를 운영하는 것이다"라며 "운동권 시절과 많이 다르니 운동권 방식으로 하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한 수석은 이에 “운동권 방식이라는 게 어떤 방식인지 모르지만 균형감을 갖겠다”라며 “걱정 안하시게 진중하게 하고 많은 의견과 말씀 듣고 노력하겠다”라고 답했다.
 
한 수석은 예방 이후 기자들에게 “홍 대표께 국정운영의 중요한 파트너이니 더 찾아뵙고 야당 말씀에 더 귀울여 듣고 소통의 가교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며 “제 주무파트에서 특별히 드릴 말씀도 없고 조사가 진행 중이나 관련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 정우택 원내대표는 “정부가 소통을 해야지 ‘쇼통’을 하면 안 된다는 말을 제가 하기도 했다”며 “정무수석의 기능을 잘 알고 있는 만큼 한 수석이 국회와 정부·여당의 확실한 가교 역할을 해달라”고 강조했다. ⓒ뉴시스
◆정우택 “협치가 실종된 가장 큰 원인은 인사문제”
다음날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도 한병도 수석에게 적폐청산의 페이스 조절을 요구했다.
 
정 원내대표는 30일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과 만나 “적폐청산이 제도나 시스템 개선으로 가는 건 찬성하지만 그게 특정 시기에 특정인을 상대로 보복하고 구속하는 길로 가면 안 된다”며 “정치 곳간의 빗장을 많이 풀고, 관용을 베풀었을 때 국민들의 마음도 풍요롭고 안정이 된다. 정치 곳간을 너무 옥죄기 하면 결코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한다”고 쓴소리를 보냈다.
 
정 원내대표는 “예산과 정치 현안들에 대해서도 여당이 많이 베풀어야 한다. 야당은 현안에 대해 문제제기를 할 수 밖에 없다”며 “여당이 넓은 마음으로 받아주고 풀어줄 때 정치는 풍요롭게 갈 수 있다. 큰마음을 써주시길 문재인 대통령께도 말씀드리고 정무수석께서도 그런 방향으로 나가 달라”고 당부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어 “정부가 소통을 해야지 ‘쇼통’을 하면 안 된다는 말을 제가 하기도 했다”며 “정무수석의 기능을 잘 알고 있는 만큼 한 수석이 국회와 정부·여당의 확실한 가교 역할을 해달라”고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는 “한 수석의 취임을 계기로 정부가 협치의 초심을 돌아봤으면 좋겠다”며 “지금 협치가 실종된 가장 큰 원인은 인사문제에 있다고 보는데 정부가 야당의 얘기를 듣고 인사참사 형태로 가지 않았다면 많은 측면에서 협치가 이뤄졌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원내대표는 “공약과는 달리 5대 비리 전관왕도 임명을 강행한 행태로 인해 협치가 포기 또는 실종됐다”며 “앞으로는 인사 문제에 대해 각별하게 검증을 하고 그 검증이 국회에서 여야 간 대립으로 가지 않도록 충분한 자질이 되는 분을 청문회에 모셔왔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이에 한 수석은 “앞으로 한국당 의원님들을 자주 찾아뵈며 진심을 다해 소통을 하겠다”며 “정기국회가 마지막으로 가고 있는데 여러 현안들이 잘 마무리 돼 국민들에게 따뜻한 기운을 전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한 수석의 예방을 받고 “지난번에도 말씀드렸지만 워낙 겸손하신 분이고 좋은 분이 된 것이라 생각한다”며 “야당 의원들을 자주 만나 소통하겠다는 자세를 대통령이 그렇게 해줘야하는데 그런 말씀을 전해 달라”고 지적했다. 사진 / 유용준 기자
◆김동철 “대통령이 야당 의원들을 자주 만나 소통해야”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30일 한 수석의 예방을 받고 “지난번에도 말씀드렸지만 워낙 겸손하신 분이고 좋은 분이 된 것이라 생각한다”며 야당 의원들을 자주 만나 소통하겠다는 한 정무수석의 말에 “그런 자세를 대통령이 그렇게 해줘야하는데 그런 말씀을 전해 달라”고 지적했다.
 
안철수 대표는 “정말로 중요한 시기에 중책을 맡으셨다. 이제 문재인 정부도 6개월이 지나서 실질적인 결과를 내야 될 시점이다. 그리고 현재 정말로 중요한 예산정국, 예산의 시간”이라며 “덧붙여 실질적인 선거법 개정, 개헌에 대한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결론까지도 내야할 때이다. 이렇게 중요한 세 가지 시간이 겹쳤다. 아재 개그는 아니지만, 삼겹살이 아니라 ‘삼겹시간’이다”라고 표현했다.
 
안 대표는 “이런 중요한 때에 중요한 직책 맡으셨다. 특히 정치권에서 정말 소통 잘하시는 분으로 모두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그래서 더욱 더 야당과 훨씬 더 폭 넓고 깊은 소통을 부탁드리고 싶다”고 당부했다.
 
이어 “취임하시자마자 예산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이야기 나눠야하는데, 저희들은 무조건적인 공무원 증원보다 제대로 솔선수범해서 정부가 개혁하는 모범을 보이고 지속가능한 예산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제대로 야당들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 부탁드린다”고 요구했다.
 
한 수석은 기자들과 만나 “중국 일정 전후로 최대한 빨리 원내대표들과 대화하려고 대통령께 말씀드리려한다”며 “전 수석이 있을 때도 그런 얘기가 있었고 해서 빠른 시일 안에 진행되도록 할 것이다. 당 대표도 함께하는 것도 검토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김 원내대표를 만나서는 야당과 소통을 하기 위해 현안 뿐 아니라 자주 찾아뵙고 말씀 듣도록 하겠다“고 한껏 자세를 낮췄다.
 
 
▲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나중에 대통령 만날 기회 있으면 말씀 드리겠으나 근본적으로 정책을 한 번 새로 점검하고, 갈 길을 새로 모색할 시기라고 생각을 한다”고 당부했다. ⓒ뉴시스
◆유승민 “여야의 좋은 가교되길” 노회찬 “어깨가 무거우시겠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29일 한수석을 만나 “굉장히 어려운 시기에 정무수석이라는 중책 맡으셨다”며 “다른 무엇보다 국회 여당, 야당 사이의 좋은 가교되길 부탁드린다”라고 당부했다.
 
유 대표는 “저는 오늘 아침 회의에도 이야기했는데 북한 미사일 위기 이런 것들을 보면서 무엇보다 안보, 경제가 위중한 시기인데 대통령이 정말 대한민국의 미래만 바라보며 그렇게 국정을 운영해 주시길 바란다”며 “나중에 대통령 만날 기회 있으면 말씀 드리겠으나 근본적으로 정책을 한 번 새로 점검하고, 갈 길을 새로 모색할 시기라고 생각을 한다”고 당부했다.
 
유 대표는 이어 “정무수석께서 정말 많은 역할을 하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에 한병도 정무수석은 “야당은 국정의 파트너다”라며 “일 뿐 아니라 크고 작은 일로 많이 찾아뵙고 말씀 듣겠다”고 답했다.
 
이어 한수석은 “소통이 되면 신뢰가 쌓인다고 생각이 든다”며 “더 많이 찾아뵙고 진심으로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그런 수석이 되겠다”고 밝혔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도 30일 한 수석의 예방을 받고 “축하를 드려야 마땅한데 어깨가 무거우시겠다”며 “지금 굉장히 중요한 시기이고, 예산안 앞두고 당장에 큰 일이 있으니 어깨가 무거우시겠다”고 우려를 전했다.

이에 한병도 정무수석은 “그제 갑자기 연락받고 어제 당 쪽 인사 다니고 아직 정신이 없는데 연락받자마자 걱정이 앞서더라”면서 “정기국회 마지막인데 예산문제, 각종 법안문제 등 현안이 산적하니까 사실 기쁜 마음보다는 상당히 마음이 무겁다. 정기국회 마무리가 잘 돼야 될 텐데 걱정스러운 마음이 훨씬 앞선다”라고 공감을 표했다.
 
전병헌 정무수석의 갑작스러운 사퇴로 후임에 임명된 한병도 수석은 이미 정무비서관을 수행하면서 여야간 조율에 익숙하다. 운동권 인사라는 비판도 받고 있지만, 야당과의 관계에서 더욱 허리를 숙이면서 이런 오해를 불식시켜나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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