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제국’ 출간하는 美 기자 “외부 전문가가 경영 맡아야”
‘삼성제국’ 출간하는 美 기자 “외부 전문가가 경영 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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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 오늘날 삼성의 성공 적잖은 기여”
경영권 세습, 회장 신격화 분위기 문제 지적
▲ <삼성 제국>(Samsung Empire·가제)을 내년 2월 출간할 예정인 미국인 기자 제프리 케인은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여전히 경영권이 세습되고 회장을 신격화하는 분위기가 남아 있다는 건 문제다”며 “외부 전문가가 경영을 맡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외국인 기자의 눈에 비쳐진 삼성가(家)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삼성 제국>(Samsung Empire·가제)을 내년 2월 출간할 예정인 미국인 기자 제프리 케인은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여전히 경영권이 세습되고 회장을 신격화하는 분위기가 남아 있다는 건 문제다”며 “외부 전문가가 경영을 맡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제프리 케인 기자는 한국식 재벌 체제가 갖는 긍정적 측면과 ‘삼성맨’의 충성심으로 현재의 삼성이 존재하고 있다는 평판을 하면서도 봉건적 기업운영과 이 회장을 ‘신화적’ 존재로 만들려거나 노동자의 인권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선 날카로운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일본은 이겨야 한다는 국민의식, 적어도 북한보다는 성장해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이뤄진 시대적 본능이 현재의 ‘삼성 신화’와 재벌 문화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회장은 그동안 ‘잡음’이 있었음에도 오늘날 삼성의 성공에 적잖은 기여를 했다”며 “삼성은 일본 기업 소니를 뛰어넘었고 미국 기업 애플을 바짝 뒤쫓고 있고, 군대식 접근법을 통해 이루어낸 성장은 일부나마 분명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반면 “‘삼성맨’의 충성심은 1980년대까지는 중요했다. 삼성은 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이면서도 ‘가족 경영’을 유지하는 등 기이한 양면성을 보여왔다”며 “정작 삼성은 대외적으로 ‘뛰어나고 세련된 기술기업’으로 인식되길 바란다. 모순적이지 않은가? 봉건제에서나 볼 법한, ‘삼성맨’의 충성심만으론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자의 인권을 대하는 태도도 지적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2007년 백혈병으로 사망한 고 황유미씨를 언급하며 제프리 케인 기자는 “삼성과 거래하기 위해 모든 걸 쥐어 짜낼 수밖에 없었던 중소업체와 노동자의 희생 덕분에 삼성이 성장했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삼성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가족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창립 1세대에서 2세대로 넘어가는 과정은 당시 정경유착 등의 시대상을 비춰봤을 때 일부 허용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면서도 “경영권이 세습되고 회장을 신격화하는 분위기가 남아 있다는 건 문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심판을 받기 전에 삼성이 먼저 자체적으로 변화해 진정한 ‘신화’를 이뤄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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