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영웅이 들려주는 9000년의 전쟁사
전쟁영웅이 들려주는 9000년의 전쟁사
  • 이문원
  • 승인 2004.04.22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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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나드 로 몽고메리의 "전쟁의 역사"
몽고메리 장군을 모를 이는 없을 것이다. 2차 대전 영국군의 '신화'이자, 당시 대전을 펼치던 독일의 롬멜 장군, 미국 패튼 장군과 함께 '2차 대전의 3대 거물'로 꼽히던, 20세기 전쟁사에 길이 남을 승부사 버나드 로 몽고메리. 그가 펴내어 열화와 같은 찬사를 얻어냈던 <전쟁의 역사>가 책세상을 통해 개정증보판으로 출간되었다. <전쟁의 역사>는 실로 방대하며 야심찬 서적이다. 기원전 7000년 전부터 세계 제 2차대전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그리스/로마 시대의 전쟁에서부터 한국전에 이르기까지 9000여년 간, 동서를 막론하고 벌어졌던 인류의 '전쟁의 역사'를 한 데 아우른 이 책은, 여타 전쟁 서적들이 병력배치의 문제나 전략전 면모만을 '하드보일드' 논조로 언급한 것과 달리, 병사들의 피로와 사기, 갈등, 고민 등이 전쟁의 향방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점은 명확히 인지시키며, 결국 인간들이 서로의 '합의점'을 완결시키기 위해 벌이는 것이 전쟁이라는, 현대의 과격한 반전적 사고에 '찬물'을 끼얹는 듯한 초연한 사고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잔혹한 전쟁사를 마치 이야기 풀어내듯 흥미롭고 박진감 넘치게 전개시키는 글솜씨와 '장군'이라는 전쟁 지도자의 입장에서 '전쟁의 리더십'을 강조하고 있는 정확하고 면밀한 논조는 사뭇 '딱딱하고 유치한 애국주의 서적'을 예상했던 독자들을 깜짝 놀래킨다. 한국 독자들에게는 몽고메리가 토요토미 히데요시와 이순신 장군을 비교분석하는 대목이 특히 큰 흥밋거리로 작용할 듯 싶다. 전쟁의 이유와 원인에 대해서 체계적으로 연구하지 않고, 그저 전쟁 그 자체만을 혐오하는 일률적인 사고를 지닌 현대 젊은이들에게 '전쟁의 깊이'를 파악할 수 있게끔 도울 수 있는 서적으로서 추천하고픈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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