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서비스 중심 성장 청년에 불리하게 작용
실업기간 길어질수록 취업 시 임금 손실 확대
실업기간 길어질수록 취업 시 임금 손실 확대
LG경제연구원이 지난 7일 발표한 ‘우리나라 잃어버린 세대 등장의 의미’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중장년 연령층의 고용상황은 나빠지지 않는 가운데 청년층에만 충격이 집중되고 있다며 성장 저하에도 전체 고용창출이 줄지 않았으나 서비스 중심 성장이 청년층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청년층 고용률이 높은 제조업의 성장이 둔화되고 고연령층 비중이 높은 전통서비스와 건설업 등이 전체 고용증대를 이끌면서 늘어난 일자리의 상당부분이 30대 이상 연령층에 돌아가는 요인이 됐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기존 노동시장에 대한 보호가 높아 정규직과 비정규직 격차가 큰 점, 높은 대학진학률로 학력 미스매치가 크다는 점도 청년취업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분석했다. 또, 정년연장 및 시간제 일자리 확대로 고령층과 여성 고용이 뚜렷하게 개선되면서 상대적으로 청년고용은 늘지 못하는 상황이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청년실업난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성장의 고용창출효과 증대,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전체 고용률이 높아질 전망이지만 외벌이 소득으로 가계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운 여성층, 노후대비가 부족한 고령층이 향후 고용증가의 상당부분을 지속적으로 흡수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학 진학이나 육아를 이유로 노동시장을 떠나는 청년들이 줄어들면서 경제활동참가율이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2020년대 초반 이후 청년인구 감소추세가 가속되고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일단락되면서 청년실업문제가 점차 완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잃어버린 세대는 10년 이상 지속되어 일본보다 장기화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한편, 청년들이 입사한 후에는 잘 이직을 하지 않은 것도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래 불안감 때문에 공무원이나 공기업 등 안정적 직업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화되는데 따른 것이다. 졸업 후 한번도 취업경험이 없는 20대 청년 비중은 지난 2004년 8%에서 최근 13.8%로 급증한 반면, 졸업 이후 두 번 이상 취업한 청년의 비중은 55.7%에서 45.8%로 하락했다.
대학졸업 이후에도 1년 동안 취업하지 못하면 청년들은 곧바로 취업한 청년들보다 9.8%적은 임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기준 실업 기간이 2년이 되면 임금 수준은 79.3%, 3년 째는 78.5%, 4년에는 62.0%로 떨어졌다. 실업기간이 길어질수록 임금 손실도 확대된 것이다. 보고서는 국가경제의 입장에서 노동투입과 생산성 감소에 따른 잠재성장률 저하로 이어질 것이며 세수감소 및 사회보장 지출부담 확대로 재정악화 효과도 나타나게 된다고 전망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일본은 청년실업 문제를 뒤늦게 인식해 대책마련이 늦었으며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해소하지 못한 점이 빙하기세대를 만든 요인이 됐다”며 “우리나라 역시 노동시장 유연화를 통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를 줄여가고 고용충격이 청년층에 집중되는 만큼 보다 과감한 청년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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