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름잡는 58년생 CEO 박성욱‧윤갑한 주목
70년생 여성 CEO 이부진 사장 면세사업 잰걸음
70년생 여성 CEO 이부진 사장 면세사업 잰걸음

일단 개는 사람과 친숙한 동물로, 총명하고 충실해 사람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불이 난 것을 모르고 잠든 주인을 구했다는 ‘오수개’에서 보듯 주인을 위해 목숨을 바친 충직의 상징으로 불린다. 충성과 신뢰의 동물인 개는 이제는 사람과 더불어 사는 동물이라는 반려를 붙여 ‘반려견’으로 불리며 가족의 일원이 여겨지고 있다.
이같은 충직함과 총명성까지 더하며 사람들에게 인정받아서일까. 재계에선 58년생 CEO가 유독 많다. 지난해 한국2만기업연구소의 ‘2016년 100대 기업 임원 연령 분석 현황’에 따르면 297명 등기임원 중 58년생 CEO가 42명으로 전체 14.1%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현대자동차 윤갑한 사장, SK하이닉스 박성욱 부회장 등이 대표적 인물이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맏딸이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대표적인 70년생 개띠 CEO다.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SK하이닉스에 날개 달다
올해 반도체에서 최고 실적을 내며 올해 인사에서 부회장 연임에 성공한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은 반도체업계에서 잔뼈가 굵기로 정평이 나있다.
반도체 엔지니어 출신은 박 부회장은 2013년 사장 취임 이후 1년 만에 적자였던 SK하이닉스를 흑자전환으로 돌려놓은 이후 SK하이닉스의 전성기를 이끌고 있다.
1958년 1월 포항에서 태어난 그는 1984년 현대전자 반도체연구소에 입사해 거쳐 미국생산법인에서 엔지니어링총괄, 이사 등을 거친 후 2001년 사명이 하이닉스로 바뀐 뒤 메모리연구소장과 연구소장을 지냈다. 이후 2012년 SK그룹이 하이닉스를 인수한 뒤에도 연구개발총괄부사장을 맡다가 2013년 2월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에 올라 2017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까지 반도체 분야에서 줄곧 일해왔다.
올해 SK그룹은 역대 최대실적을 기록한 SK하이닉스에 승진 선물을 안겼다. 전체 승진자 가운데 25%가 SK하이닉스에 집중될 정도로 올해 그룹 내에서 SK하이닉스 해로 불려도 무방할 정도로 그룹 실적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융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증권사로부터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1조 5,361억 원보다 약 178% 성장한 4조 2,673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매출은 8조 9,74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조 3,577억 원보다 67.5%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SK하이닉스의 가파른 실적 상승 배경에는 박성욱 부회장이 반도체 공장증설과 생산라인 전환, 연구개발투자 등에 남다른 안목으로 철저히 준비하며 계획한 것에 따른 결과물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세계 2위의 메모리 반도체 회사로 키운 박 부회장의 내년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윤갑한 현대차 사장=노사관계 전문가로 힘든 한해 보내
윤갑한 현대자동차 사장 역시 58년생 개띠 CEO로 30년 넘게 현대차 생산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노사관계 전문가다.
경상북도 경주에서 태어난 그는 1984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해 현대차 생산운영실장(이사), 종합생산관리사업부 사업부장, 지원사업부장, 울산공장장을 지냈으며 2016년부터 현대차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부터 위기경영을 펼치고 있다. 중국의 사드보복 영향으로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전체 판매량도 뚝 떨어졌다. 급기야 올해 임금협상을 놓고 잠점합의안을 이끌었지만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되면서 막판 진통 협상을 벌이고 있다. 또, 통상임금 확대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데다 현대차가 저성장에 들어가면서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새 임금체계도 세워야 한다.
윤갑한 사장은 2017년 임금협상 및 단체협약 교섭에서 “회사가 준비한 임금체계 관련 노조의 공론화를 위해 소통이 필요하다”고 밝히면서 원만한 노사 관계를 이끌어 갈 것으로 전망했지만 현 상황만 놓고 보면 임단협이 사상 처음으로 해를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기본급 인상이 노조 요구의 3분의 1수준인 5만8000원에 그친 게 잠정합의안 찬반투표에서 부결된 만큼 기본급 인상 여부에 잠정합의안 도출을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리틀 이건희’
70년생 개띠 CEO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을 들 수 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2017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에 93위로 한국인 중 유일하게 순위에 이름을 올린만큼 여성 CEO로 호평을 받고 있다. ‘리틀 이건희’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사업 추진력이 강하고 카리스마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부진 사장은 2010년 12월 호텔신라의 대표이사를 맡은 후 본격적인 경영능력을 입증하고 있다. 올해 중국 사드보복 여파로 중국 관광객 감소하며 국내 시내 면세사업이 어려움을 겪은 와중에서도 시내 면세 사업자 가운데 첫 흑자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지난 20일 오후 제주국제공항 출국장 면세점 운영을 위해 입찰 최종 심사에서 관세청이 제주국제공항 출국장 면세점 사업자로 호텔신라를 선정하면서 이 사장의 경영능력이 재조명됐다.
제주사랑이 각별한 이 사장은 ‘맛있는 제주만들기’, 청소년들에게 진로·직업교육과 멘토링을 해주는 ‘드림메이커’ 등 사회공헌활동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 진출도 활발하다. 인천국제공항과 10월 말 오픈한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내년 그랜드 오픈 예정인 홍콩 첵랍콕국제공항 등 아시아 대표 3대 공항에서 화장품·향수 매장을 동시에 운영하는 세계 최대 화장품·향수 면세점 사업자가 됐다.
책임경영도 눈에 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확산되던 2015년 6월 의심판정을 받은 환자가 제주신라호텔에 묵었다고 알려지자 직접 제주로 찾아가 투숙객들에게 숙박료 전액환불에 항공료를 보상해줬다. 당시 이 사장은 하루 3억 원의 손해가 발생했지만 호텔 폐쇄 결정을 내리면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여성 CEO로 손꼽히는 이 사장도 가정사는 순탄치 않아 보인다. 남편인 임우재 삼성전기 전 고문과 1999년 결혼 이후 15년 만에 이 사장이 이혼소송을 제기한 것. 현재 이혼소송 항소심 1차 변론기일이 내년 3월 15일로 연기됐다. 1조원대 이혼소송 1심에선 두사람이 인혼하고 이 사장이 임 전 고문에게 86억원을 주라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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