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확천금의 꿈 가상화폐…‘헬조선’의 탈출구?
일확천금의 꿈 가상화폐…‘헬조선’의 탈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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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가 주도 규제에도 투자자 갈수록 늘어나
▲ 노력에도 금수저가 될 수 없는 흙수저들의 현실, 20년 넘게 공부해 취직해도 200만원 이상 월급을 손에 쥐기가 어려운 ‘헬조선’의 탈출구로 일확천금을 노릴 수 있는 가상화폐로 몰리고 있다. ⓒ비트코인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대한민국에 가상화폐가 상륙하면서 ‘투기’냐 ‘투자’냐를 놓고 설전이 오가는 등 연초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에선 가상화폐 투기 광풍을 잡겠다고 규제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규제를 할수록 가상화폐의 희소성을 높여줘 오히려 투자자 급증에 일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상화폐 수익률 상승에 따라 투자자가 급증하면서 가상화폐 광풍은 직장인을 넘어 20~30대까지 이어지고 있다. 가상화폐에 투자해 수백억을 벌었다던 무용담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퍼지면서 이런 현상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사촌이 땅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처럼 일확천금을 노리는 20~30대들이 몰리면서 가상화폐 거래를 주도하고 있다.

신용대출을 받아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직장인 및 20~30대 모습은 광기에 가깝다. 어딜 가나 사람들이 모인 곳에는 가상화폐 대화가 끊이지 않는다. 그야말로 대한민국은 가상화폐 광풍에 휩싸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직장인 941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1.3%가 비트코인 등과 같은 가상화폐에 투자하고 있다고 답했다. 직장인들이 가상화폐 투자에 뛰어드는 이유는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는 답이 과반을 차지했다.

노력해도 금수저가 될 수 없는 흙수저들의 현실, 20년 넘게 공부해 취직해도 200만원 이상 월급을 손에 쥐기가 어려운 ‘헬조선’의 탈출구로 일확천금을 노릴 수 있는 가상화폐로 몰리는 이유이다.

가상화폐 광풍은 이처럼 일확천금을 노릴 수 있다는 기대심리가 작용해 각종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대기업에 다니는 A씨는 “친구 모임이나 직장인끼리 모이면 가상화폐 투자가 주 대화 내용이다”며 “대출을 받아 투자해 수천만원 수억을 벌었다는 투자담을 듣다보면 대출를 받더라도 투자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마음이 크게 든다”고 말했다.

대출을 받아 수십억을 벌었다는 무용담은 ‘나도 투자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을 부추기고 있고, 상대적 박탁감도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다. 우리 사회에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성공이라고 보는 황금만능주의 풍조에 기승에 노력 없이 ‘한탕주의’가 독버섯처럼 우리 사회에 파고들지 않을까 우려감이 커지는 것이 사실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정부 당국은 규제로 투기 광풍을 막겠다고 나섰지만 실제 투기 광풍을 꺾을지는 미지수다. 규제 자체가 가상화폐 시장에 금융상품으로 인식하게 만들어 오히려 광풍에 기름을 부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확천금을 노릴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사회 현실과 가상화폐 광풍을 막아야 하는 정부 당국의 딜레마. 가상화폐 광풍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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