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갤럽 조사서 한국당 제친 2위 올라…리얼미터 조사에선 3위 그대로

그래선지 최근 여러 조사기관에서 신정당구도를 상정해 정당 지지율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있는데, 이 역시 저마다 다른 결과가 나오고 있어 양당 통합이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여전히 가늠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 한국갤럽 조사 결과에선 통합신당 지지율 16.4% 달해
한국갤럽이 지난 22~23일 전국 성인 2013명을 상대로 유무선 혼용전화면접조사 방식을 통해 진행한 ‘정당 통합 인식조사’ 여론조사 결과(95%신뢰수준 ±2.2%포인트, 응답률 19.1%)에 따르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신당 지지율은 16.4%를 기록해 여야 5당 중 2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특히 바른정당(7.4%)과 국민의당(4.9%) 각각의 지지율을 합산한 12.3%보다 양당 통합신당의 지지율이 4.1%포인트나 높다는 점이나 현재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지지율까지 3.4%포인트 차이로 뛰어넘는다는 점에서 통합의 시너지 효과는 분명히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또 통합 전 기존 정당구도에 비해 새 정당구도에서 모름, 무응답 비율은 줄어드는 반면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 지지율은 한층 낮아진다는 점에 비추어 봐도 통합신당이 거대 양당을 지지하던 유권자를 일부 끌어들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로 이번 조사를 의뢰한 국민정책연구원 측은 “민주당 이탈층은 통합신당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통합 이후 민주당의 지지율이 6%포인트 가까이 하락한 것은 견고하다고 평가되는 여권 지지층이 통합신당으로 결집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당 결과에 대해 설명했다.
무엇보다 호남지방에서의 통합신당 지지율 역시 이 지역을 지지 기반으로 했던 (통합 전) 국민의당 지지율보다 6%포인트 정도 더 높은 15.3%를 얻은 것으로 밝혀져 통합이 모든 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이번 조사 결과가 증명해주고 있다.
반면 양당의 통합에 반대하던 국민의당 내 통합 반대파가 창당할 신당의 경우 지지율이 5당 중 꼴찌인 3.2%에 그쳐 다수의 호남 중진들이 소속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통합신당에 호남지역을 빼앗기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현재의 야권 구도를 재편시킬 것으로 관측되는 이번 조사 결과를 의식했는지 당장 제1야당인 한국당에선 24일 홍준표 대표가 페이스북을 통해 “3등, 4등이 합치면 7등”이라고 견제구를 던졌으며 같은 당 홍문표 사무총장 역시 25일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바른정당이 9명으로 줄어들었고 국민의당도 40석인데 반토막 나고, 이런 사람들끼리 모여 뭘 한다고 하는데 그게 큰 당이 아니라 작은 당이 돼 버렸잖나”라고 평가절하하고 나섰다.
다만 이번 조사를 의뢰·발표한 국민정책연구원이 현재 바른정당과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국민의당의 싱크탱크 기관이란 점에서 어느 정도 목적과 의도를 갖고 진행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이번 조사 결과를 무작정 객관적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 리얼미터 조사결과에선 한국당 못 넘는 12.7% 수준
이처럼 조사 신뢰도에 의혹 어린 시선이 나오는 이유는 다른 조사기관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선 이와 다르게 나오기 때문인데, 일례로 지난 22~24일 전국 성인 1509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자동응답 혼용 방식을 통해 조사해 25일 발표한 리얼미터의 1월4주차 정당 지지도 집계 결과(95%신뢰수준 ±2.5%포인트, 응답률 6.1%)에 따르면 통합신당의 지지율은 12.7%에 그쳐 통합 이전과 마찬가지로 기존 제1야당을 넘어서지 못한 것으로 나왔다.
이에 반해 제1야당인 한국당은 지지율이 소폭 하락하기는 하지만 두 당의 통합 이전과 마찬가지로 20%선은 지켜냈으며 도리어 통합하기 전 국민의당(7%)과 바른정당(6.3%) 각각의 지지율을 합산한 13.3%보다 양당 통합 이후 지지율이 0.6%포인트 더 낮게 나와 합산 지지율보다 통합신당 지지율이 더 높게 나왔던 갤럽의 조사결과와는 다소 차이를 보였다.
그나마 거의 동일하게 나온 부분은 국민의당 내 통합 반대파가 만들 신당 지지율이 3%라는 정도였을 뿐 리얼미터의 조사 결과에서는 양당 통합이 정국 구도에 영향을 줄 만큼 시너지 효과를 낸다고 보기 어려운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물론 표본 수라든지 오차범위, 응답률 등을 감안하면 이번 리얼미터 조사보다 앞서 발표된 갤럽의 조사 결과에 더 무게를 둘 수도 있겠지만, 약 1달 전 실시됐던 알앤써치의 12월 4주차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도 통합신당은 한국당을 넘지 못한 것으로 나온 바 있어 일단 리얼미터 측 조사 결과가 마냥 신빙성이 없다고 예단하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조사에서 양당에 긍정적으로 평가될 만한 면이 있다면 통합 전이나 이후 모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상승하고 있다는 것인데, 이는 통합 반대파로 인한 내홍이 의외로 지지율에는 별 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상승 기조를 보인 시점을 살펴봐도 조사가 실시된 22일부터 지난 주 금요일(19일) 대비 0.7%포인트 상승한 11.1%로 시작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처음으로 ‘광주 통합 투어’를 했던 23일에는 12.9%로 올랐고, 24일에도 12.7%로 하루 전과 비슷한 지지율을 유지한 끝에 최종 주중집계는 전주보다 2.8%포인트 오른 것으로 분석돼 향후 양당 지도부는 반대파의 동향과 관계없이 이전보다 통합 추진 속도를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분위기를 보여주듯 이미 양당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당 창당 기반인 광주를 찾은 자리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저희 목표는 한국당을 압도하고 누르는 것”이라며 “어렵게 연애를 해서 결혼한 만큼 결혼하면 잘 살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낸 데 이어 25일에는 보수 성향인 바른정당의 주요지역인 대구를 나란히 방문하며 함께 통합행보를 과시했다.
이 뿐 아니라 대표적 중재파인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조차 25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통합 그쪽으로 (추진)하는 건, 전당대회로 가고 하는 것들은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바른정당과 통합 선언문까지 (발표)한 상태”라며 “안철수 대표가 말끔하게 추진하지 못한 건 있지만 이제와선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고 밝혀 통합파 측에 한층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 정체성·대표직 등 세부사안 놓고 통합까지 난제는 여전
하지만 이제 통합열차가 멈출 수 없다고는 해도 종착지까지 도착하기엔 양측 간 좁혀지지 않은 부분 또한 여전히 남아있다는 한계도 분명히 상존하고 있는데, 한국당을 비롯한 기존의 거대 양당 체제에 맞서고 현 정부의 독단적 결정을 견제하겠다는 측면에선 두 당 대표 모두 공감대를 이루고 있지만 정체성 문제라든가 통합 이후 대표를 누가 맡을지에 대해선 아직 온도차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대표직을 누가 맡을 것인지와 관련된 사안은 이념·정체성과 같은 추상적 개념이 아닌 현실적 차원의 문제이기에 장차 양당 간 화두로 떠오를 것이라 예견되는데, 먼저 국민의당에선 안철수 대표가 통합 직후 백의종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던 만큼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도 마찬가지로 물러나야 되는 게 아니냐는 압박을 넣고 있다.
이를 보여주듯 지난 22일 친안철수계인 장진영 국민의당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유 대표가 백의종군에 대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며 “안 대표가 백의종군을 선언한 마당에 유 대표 혼자 통합신당의 대표를 하려는 모습을 보인다면 결코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없다”고 유 대표에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그러자 그동안 백의종군 여부에 대해선 침묵을 지켜오던 유 대표는 24일 기자들과 가진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단독 대표할 생각은 전혀 없으니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된다”며 “저와 안 대표가 공동대표로 책임지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공동대표안’을 국민의당에 전격 제안했다.
문제는 국민의당 내 중재파가 양당 통합에 대해선 ‘이제 어쩔 수 없다’면서도 대신 안 대표가 대표직에서 조기 사퇴해야 한다는 요구를 하고 있어 유 대표의 제안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심지어 통합파 측에 합류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중재파 의원인 주승용 의원까지 참석한 24일 긴급 회동에서 이런 결과가 나왔기에 안 대표로서도 무조건 간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데, 우선 중재파 의원들과 만난 통합파의 김관영 사무총장은 “전당대회를 열흘 앞두고 사퇴는 쉽지 않다”고 일축했지만 사실 안 대표 측은 내달 4일 전당대회를 통해 양당 통합이 의결되자마자 5일 사퇴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결국 국민의당 내부에서 먼저 대표직 관련 문제가 정리돼야 바른정당 측과도 조율할 수 있는 만큼 중재파의 ‘최후통첩’에 대해 안 대표가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지 벌써부터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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