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풍에 수장 바뀐 KT ‘흑역사’ 이번에도 ‘진행형’
지난달 31일 KT는 강원도 강릉 올림픽파크에서 협력사 관계자와 취재진 15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KT 5G 홍보관 개관식’을 진행했다. KT 잔칫날인 이날 경찰은 KT본사를 들이닥쳐 불법 정치자금 기부 혐의와 관련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지난해부터 ‘사퇴설’이 불거져온 정부 여당의 압박에도 황창규 회장이 꿋꿋하게 자리를 지키자 압수수색 카드로 사퇴 압박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동안 KT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어김없이 수장이 바뀐 전례로 비춰볼 때 이번 압수수색은 황 회장에게 사퇴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전 남중수 사장과 이석채 회장도 임기 도중 불명예 퇴진했다. 이석채 회장의 경우 박근혜 정부 당시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가 이 회장을 200억원대 업무상 배임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관한 법률상 업무상 배임)로 고발했고, 이후 검찰수사가 시작돼 KT본사와 이 전 회장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어지면서 결국 사퇴했다.
이번 사건도 결국에는 황 회장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2016년 국정감사에서 황 회장 국감 증인 채택을 막기 위해 KT 임원들이 국회의원들에게 ‘상품권깡’ 방식으로 불법 후원금을 보낸 것으로 경찰은 판단하고 있다. 고위 임원들이 소환돼 조사가 진행돼 사실이 드러나면 이 사안에 대해 황 회장이 알고 있었는지 여부에 조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KT는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황창규 회장 퇴진 압박을 이어가고 있는 KT새노조는 “황창규 회장은 국정농단에 깊숙이 관여한 것만으로도 국민기업의 수장으로서 국민적 신뢰를 잃었다”고 전했다.
KT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KT새노조의 경우 KT의 대표성도 없고 황 회장 사퇴 이유에 대한 근거도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정권이 외치는 게 적폐 청산인데 매 정권 때마다 KT수장이 바뀌는 게 적폐가 아니고 무엇이냐" 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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