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2007년 대선, 지식인의 참여와 역할에 의견 갈려
발제에 나선 김용직 교수(성신여대)는 보수진영의 2002년 대선 패배는 진보세력의 감성 캠페인과 미디어 전략 등 정상적인 정책과 논리가 아닌 반지성적 논리를 효과적으로 확산시킨 데 원인이 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이런 진보진영의 비지성적인 캠페인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며 “자유주의 지식인들은 무대응이나 안이한 대응에서 벗어나 대중적 공청회,토론회에 적극 참여해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뉴라이트 이름을 내건 지식인의 정치 참여나 활동에 반대한다는 전상인 교수(서울대)는 참여정부에서의 지식인 정치 참여 과정과 결과에 대해 매우 실망스런 수준이라고 평가하며 “뉴라이트 지식인들의 정치 참여 과정과 내용은 이들과의 질적인 차별성 확보를 우선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정치공학에 기반한 지식인의 정치 참여를 경계해야 한다며 “뉴라이트는 대선 전후 정치세력화 유혹을 내외부에서 받을 수 있으므로 일정시점에는 일체의 공식활동을 중지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첫번째 지정토론자로 나선 권희영 한국학 중앙연구원 연구원과 정진영 교수(경희대), 그리고 초청토론자로 나선 유세희 교수(한양대) 모두 지식인의 정치 참여에 따른 부정적인 폐해가 얼마나 큰 지를 현정부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며 올바른 정치참여에 대한 지식인들의 고민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권 연구원은 지식층 유형을 권력에 거리를 두고 비판하며 사회 건전성 확보에 목표를 둔 프랑스의 지식층(Intellectuels)과 우매한 민중을 가르치고 혁명을 통한 사회 변혁에 목표를 둔 러시아의 지식층(Intelligentsia)으로 분류하였는데, 현 참여정부에 참여한 지식인들을 러시아 지식층으로 분류하여 눈길을 끌었다.
진보진영의 허위의식 타파에 지식인들 나서야
초청토론자 중 마지막 발언에 나선 뉴라이트 싱크넷 류근일 고문(전 조선일보 주필)은 현 정권에 참여한 지식인들을 다섯가지의 부정적인 유형으로 분류하여 싸잡아 비꼬기도 했다.
첫번째, 전천후 양지형: 어떤 정권에서건 한 자리를 차지하여 전문분야의 기능을 발휘하는 지식인으로, 누구와도 어울릴 수 있는 탁월한 능력 하나는 인정해야 하는 감초같은 지식인.
두번째, 스스로 우상형: 끊임없는 연구로 우상을 타파해 나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스스로 우상이 되려고 하는 지식인으로 감성적 젊은이들의 정신을 교란시키는 지식인.
세번째, 언제나 눈치형: 어느 한쪽으로 치우친 것은 모두 나쁘다며 모호한 중도간판을 내걸고 무조건 좋은 말로 양쪽 모두에게서 욕을 먹지 않으려는 지식인.
네번째, 철지나 늦바람형: 유신 및 전두환 군사정권때는 조용히 숨죽이다가 6·29 이후 갑자기 나타나 진보를 자처하며 목소리를 높이는 정체불명의 지식인.
다섯번째, 개그맨 약장수형: 일반 대중과 힘있는 자에게 아첨하며 일시적인 즐거움을 주지만 일반대중을 미혹하여 판단력을 흐리게하는 지식인.
그는 패거리에 끼지 않아도 불안해 하지 않고, 밤늦도록 연구실에 불 밝히며 연구하는 것에 열정을 갖고 있는 지식인이 참지식인의 모습이라며, "뉴라이트 지식인들은 과거 민주화 운동을 주도했던 진보좌파 세력에 대한 부채의식과 컴플렉스에서 벗어나 그들이 앞으로 치열하게 전개할 각종 허위의식을 타파해 나가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라이트 지식인, 정치 참여는 현재 진행형
뉴라이트 진영에서 보는 한나라당은 흡족하지는 않지만 현실적으로 유일한 정치적 대안세력이고, 한나라당은 진보진영의 각종 결사체들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중도진영의 국민여론을 붙잡는 데 뉴라이트가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듯 하다.
그러나, 최근 박근혜, 이명박, 손학규 유력 대선주자 3명이 본격적인 대선레이스에 돌입하면서 뉴라이트 진영도 각 캠프의 이해관계에 따라 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달 ‘오픈 프라이머리와 2007년 대선’이란 주제로 뉴라이트 싱크넷이 개최한 제9차 포럼에서 참석자 대부분이 오픈프라이머리 도입 논의 자체를 거부하고 개헌에 대해서는 무조건 안 된다는 한나라당 지도부를 거세게 비판한 것에 대해 박근혜 진영에서는 뉴라이트 진영과 이명박 진영과의 은밀한 관계를 의심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각 대선후보의 싱크탱크 조직에 대한 보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지식인들의 명단이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그들 모두 대선 전에는 정책 및 공약 개발에 참여하고, 대선에서는 선거 캠페인을 지원하고, 대선 승리 후에는 인수위원회 멤버로 출발해 본격적으로 권력의 중심에 들어서게 되는 '지식인 정규 출세 코스'에 벌써 들어선 것일까.
‘정치권의 계보’만이 아닌 지식인들의 ‘줄서기 지도’도 2007년 대선정국을 재미있게 관전할 수 있는 또 하나의 포인트다. (긴급취재단 김유승 기자)
보수진영의 뉴라이트 싱크넷, 10차 뉴라이트 싱크넷 포럼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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