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마라톤의 별이 돼라
한국 마라톤의 별이 돼라
  • 박종덕
  • 승인 2006.11.30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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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남자마라톤 5연패 도전

▲ 지영준(코오롱)
오랫동안 아시안게임 남자마라톤은 한국의 독무대였다. 1990년 베이징대회에서 김원탁이 금메달을 목에 건 뒤, 1994년 히로시마대회에서는 황영조, 1998년 방콕대회와 2002년 부산대회에서는 이봉주가 우승했다.

오는 10일 카타르 도하 시내 순환코스에서 열리는 마라톤경기에는 김이용(국민체육진흥공단)과 지영준(코오롱)이 대회 5연패를 향해 달린다.

황영조, 이봉주의 그늘에 가렸던 김이용은 경험이 풍부하고, 지영준은 스피드가 탁월하다는 것이 강점이다. 한편 이봉주는 지난 11월 열린 2006 중앙서울마라톤대회에서 2시간 10분 49초로 올해 국내 최고기록을 세우며 건재를 과시했지만, 이번 대회에는 참가하지 않는다.

김이용, ‘마지막 기회’

김이용은 지난 2004년과 2006년 전국체전에서 우승한 바 있다. 어느덧 33세가 된 김이용은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 나이와 체력을 감안할 때 2008 베이징올림픽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김이용은 그동안 단 한 번도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1999년 로테르담 마라톤에서 개인 최고기록을 세우며 4위에 오른 것이 생애 최고기록이다. “지금은 나이가 있지만 시합을 많이 해봤기 때문에 더 유리하다고 생각한다”는 것이 아시안게임에 임하는 김이용의 각오.

“선배들이 이룬 업적을 이어 꼭 금메달을 따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는 지영준도 군 입대가 눈앞에 있어 각오가 남다르다. 금메달을 따야 병역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를 기점으로 침체기에 빠진 한국마라톤의 차세대로 지영준이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인다.

지난 8월부터 본격적인 개인훈련에 들어간 지영준은 횡계 여름훈련을 시작으로 김이용과의 중국 쿤밍 공동훈련과 경북 영천 개인훈련을 오가며 강행군을 소화했다.

이들의 지도를 맡은 이는 1994년 히로시마대회 우승의 황영조 감독.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황 감독의 평가다. “이번 대회는 막다른 골목에 직면한 한국 마라톤이 부활하느냐, 침체의 늪에 빠지느냐를 결정하는 필사적인 레이스가 될 것”이라며 굳게 다짐한다.

▲ 김이용(국민체육진흥공단)
김이용의 개인 최고기록은 2시간 7분 49초, 지영준이 2시간 8분 43초다. 대회 출장하는 선수들 중에는 가장 빠르지만 각각 1999년과 2003년 기록이어서 안심하기는 이르다. 이들의 올해 기록은 각각 2시간 11분 28초와 2시간 12분 8초였다.

남자마라톤 부문의 금메달 경쟁자는 일본과 카타르. 전통적인 마라톤 강국이지만 4연속 은메달에 그쳤던 일본은 이번에도 준에이스급 선수 오사키 사토시와 이리후네 사토시를 도하에 파견했다. 한국선수들이 아시안게임에서 선전해온 것에 대해 일본이 최고 에이스를 보내지 않은 데서 이유를 찾는 시각도 없지 않다.

개최국 카타르의 무바라크 하산 샤미도 강력한 우승후보다. 스포츠를 통한 국위선양을 바라는 카타르 왕족들은 아시안게임 우승을 목표로 데뷔 무대인 빈마라톤에서 우승한 케냐 출신의 신예 리처드 아티치를 작년 귀화시켰다.

이에 아티치는 무바라크로 이름을 바꾸고 그 해 세계하프마라톤 준우승, 베니스마라톤 우승에 이어 올해도 프라하마라톤에서 우승하며 상승세를 이끌어왔다. 이번 아시안게임 우승에도 거액의 인센티브가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올해 기록은 김이용과 지영준보다 좋다. 오사키와 무바라크가 똑같이 2시간 10분 49초, 이리후네가 2시간 10분 47초를 기록했다. 황 감독은 “기록은 참고사항일 뿐”이라며 “누가 현지적응을 잘했고, 당일 베스트 컨디션으로 출발선에 서느냐가 승부의 관건”이라 말한다. 아무튼 이번 남자마라톤은 이들의 5파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력한 라이벌, 무바라크

특히 도하의 무더운 날씨, 코니시 해변을 따라 같은 주로를 4번 왕복하는 지루한 코스가 경기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최국의 이점을 등에 업은 무바라크가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오르는 대목이다. 이에 지난 7월 현지답사를 다녀온 황 감독은 “노련한 김이용이 상대 스피드를 주시하면서 레이스 전략을 운영하는 게 관건”이라 전망했다.

2시간 8~9분대의 선수들이 밀집해 있는 만큼 막판 스퍼트에 따라 메달 색깔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짧은 거리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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