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의 박노진 판매이사는 한 해 평균 약 150대의 자동차를 판다.
83년부터 20년 간 계속해서 100대 이상을 판매해 왔고 200대 이상을 판매한 해도 서너 차례 있다.
그는 이러한 실적으로 97년 이후 연속해서 대우자동차의 판매왕에 오르면서 영업사원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이사가 됐고 수입도 억대를 훨씬 넘는다.
8년 연속 ‘골드마스터(보험판매왕)’ 자리를 지켜오고 있는 LG화재 김포사업소 산하 하나로 대리점의 조주환 대표는 2003년에 자동차 보험, 화재보험 등 6천여 건의 계약을 성사시켜 44억 원의 매출을 통해 5억 6천만 원의 소득을 올렸다.
신한생명의 정혜성 씨도 전화로만 영업하는 TM영업에서 2003년에만 9억 3천만 원어치의 보험을 판매해 2억 1천만 원의 소득을 올렸다.
세일즈로 최고 정상에 오른 사람들의 이야기다.
세일즈는 그동안 불안정한 수입과 힘든 업무로 3D 업종의 하나로 인식돼 왔지만, 최근에는 노력한 만큼 즉시 성과를 거둘 수 있고 시간관리를 자율적으로 할 수 있으며 영업을 통해 얻은 인맥과 경험으로 자신의 사업을 준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보통의 직장인이라면 평생 모아도 도달하기 어려운 10억 고지를 능력에 따라 1~2년만에도 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세일즈는 부자를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매력적인 직종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렇다면 세일즈를 통해 부자가 될 가능성은 어느정도 일까?
먼저 세일즈맨이 받는 보수부터 살펴보자.
중앙고용정보원이 2003년 발표한 <직업전망조사>에 따르면 판매직의 월 평균 보수는 상품 판매원이 133만원, 보험 모집인이 152만 원이었다.
직종 전체 평균 189만 원에 비해 20~30% 낮은 수준이다.
평균만을 보면 부자가 되기 어려운 직종이라고 할 수 있다.
세일즈는 기업에 소속돼 활동하는 경우와 자영업 형태로 자신의 비용을 들여 활동하는 경우 등 두 가지 방식이 있다.
전자의 경우에는 회사로부터 받는 월급이 바로 수입이 되지만 후자의 경우에는 신문에서 발표되는 연봉이나 수입에 활동비용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그 만큼을 공제한 금액이 진짜 급여가 된다.
자영업 형태로 세일즈를 하는 사람의 수입은 대외적으로 발표되는 수입의 약 절반 정도라고 한다.
연봉이 1억이라고 하면 실제 수입은 5천만 원 정도라는 이야기다.
세일즈를 하는 사람들이 지불하는 비용에는 꼭 필요한 영업비용도 있지만 세일즈의 관행을 잘 몰라서 지불하는 비용도 많다.
예를 들면, 보험의 경우 계약된 보험이 유지되지 않으면 받았던 수입을 보험 회사에 다시 환불해야 하는 경우도 자주 생긴다.
환불 비용은 계약 유지 기간이 얼마냐에 따라 다른데, 그 내용이 회사 규정에는 명시돼 있지만 새로 입문한 사람들은 이런 규정이 있는 것도 모른 채 영업을 하다가 빚까지 지는 경우 마저 생기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열악한 보상 시스템보다 더 큰 문제는 세일즈 관련직이 고용의 안정성 측면에서 매우 취약한 상태에 있다는 점이다.
세일즈 관련직의 고용 형태는 대부분 임시직이나 계약직이어서 성과가 없으면 언제든 해고가 가능하다.
대부분의 제품과 서비스가 공급 과잉 상태에 있고 인터넷의 발달로 판매에서 사람이 개입할 필요성이 점점 적어지고 실시간으로 가격 비교가 가능해진 요즘에는 보통의 방법으로 보통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파는 세일즈맨은 언제든 실업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세일즈’가 대세다
직장에서도 사업에서도 심지어는 가정에서도 이제는 자신을 제대로 세일즈할 수 없으면 살아남기 어렵다.
세일즈맨만이 부자가 될 수 있는 세상이 도래한 것이다.
부자를 꿈꾸는 당신, 오늘 당장 세일즈에 관한 책을 한 권 사서 읽어 보면 어떨까?
글/ 백필규 중소기업 연구원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