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보더들에 최상급 슬로프 개방한 스키장들 간판도 바꿔!
본격적인 겨울스포츠의 계절이 왔다. 때 아닌 한파가 전국을 급습했던 이달 초 서울근교 스키장은 겨울을 즐기기 위한 인파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그동안 ‘부르주아적 스포츠’로 불리던 겨울스포츠의 꽃 ‘스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겨울스포츠의 대명사가 서서히 종목을 바꾸고 있다.
한때 스키장의 무법자라 불리며 슬로프 진입마저 차단당했던(?) 스노보더들이 이제는 전국의 스키장을 가득 메우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스키 대중화시대 이후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며 올 겨울 스키장을 한껏 달구고 있다.
겨울스포츠의 대표적인 종목 스키는 원래 레포츠가 아닌 고산지역에 사는 주민들의 가장 중요한 생활수단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영화 속에서나 접할 수 있었던 고급스포츠로 꼽히기도 했던 스키.
스키 대신 스노보드
하지만 2000년대 접어들면서 누구나 장비만 갖추면 쉽게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 스키는 어느덧 대중레포츠로 자리 잡게 됐고 해마다 겨울 스키장을 찾는 인파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며칠 전 서울 근교 모 스키장에서 리프트 추락사고가 있었지만 이제 막 시즌을 맞이한 스키장은 겨울을 기다려온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최근 스키장의 달라진 풍경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단연 스노보드다. 이미 미국에서 스노보드 인구가 스키애호가들을 추월 인기를 모으고 있다. 스노보드의 가장 큰 매력은 단연 스피드를 꼽을 수 있다.
스노보더들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연령층도 주로 젊은 스키어들이다. 스노보드는 스키와 달리 바다에서 시작된 스포츠다. 높은 파도를 헤치며 스피드를 즐기던 서핑족들이 겨울에도 서핑을 즐기기 위해 개발한 것이 바로 스노보드인 것이다.
여기에 스케이트보드 기술이 접목, 본격적인 스노보드 시대가 도래 한 것. 두 발을 모으면서 손쉽게 스피드를 조절할 수 있는 스키와 달리 스노보드는 속도감부터 다르다. 우리나라에 처음 스노보드가 도입됐을 당시 스키장에서는 스노보더들의 상급코스 진입을 통제하기도 했었다.
스노보드는 또 두 발이 자유로운 스키에 비해 훨씬 배우기도 어려운 레포츠. 두 발이 보드에 모두 묶여있을 수밖에 없는 스노보드는 스키에 비해 위험성도 배가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어렵고 위험한 만큼 스릴과 속도감 증가, 여기에 독특한 스타일을 갖춘 스노보드의 인기는 어쩌면 미리 예견된 일인지도 모른다. 최근 스키장 풍경에서 스노보드의 인기는 더욱 실감난다.
스키플레이트보다 스노보드를 차량 지붕에 얹어놓은 모습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고 리프트 앞에서도 보드를 옆에 낀 스노보더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또한 트레이닝 코스 대부분은 스키강습생들보다 스노보드 강습생들이 점령하고 있을 정도다.
최상급 슬로프에 스노보더들을 통제하던 스키장들마저도 이제는 대형광고판을 스키어의 활강장면이 아닌 스노보더의 점프 장면으로 바꿔 나가고 있을 정도로 스노보드는 국내 스키장을 서서히 점령해나가고 있다.
스키장 점령나선 스노보더들
더 이상 평범한 것은 싫다. 답답한 도심을 벗어나 스키장을 찾는 이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만들어 줄 설원의 익스프레스 스노보드. 올 겨울 한 해의 답답함을 벗어던지고 스노보드에 한껏 취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