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만사는 새옹지마"
민주당 17대 당선자들과 김대중(DJ) 전 대통령과의 동교동 김대중도서관 집무실 만남에서 격려와 덕담 등을 주고받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나눠 눈길을 끌었다.
김 전 대통령은 3일 오후 한화갑 대표 등 민주당 당선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정치 개입 안 하겠다"고 밝힌 뒤 "인생만사는 새옹지마"라고 민주당의 참패를 위로했다.
먼저 한 대표가 "민주당을 지키지 못하고 초라한 모습으로 뵙게 돼서 죄송하다"며 "수는 적지만 지혜를 모아서 민주당 재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인사말을 건넸다.
이에 김 전 대통령은 "인생을 살다보면 순풍에 돛 단듯 할 때가 있지만 생각지도 못한 일이 생길 수도 있다. 포기하지 않고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하면 그 자체가 성공이고, 좋은 결과가 올 수 있을 것"이라며 "여러분도 지금은 고통스러운 마음이겠지만, 어찌보면 이것이 다시 한번 출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위로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87년 대선을 지고 나서 단일화 안된 책임을 다 내게 미루는 사태가 생겨 `모두가 (김대중은) 끝났다'고 했고 그 다음 국회의원 선거에서 가까운 사람들조차 포기했지만, 전력을 다한 결과 제1야당이 됐다"며 "인생의 패배자는 포기한 사람이다. 포기하지 않는 사람은 일시적 성과를 차치하고 전도가 있고, 성공한 삶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은 이정일 사무총장으로부터 "6.5재보선에서 비빌 언덕이 돼달라"는 요청을 받고 "나는 국민에게 정치개입 않겠다고 얘기했다"며 "여러분이 잘 되기를 바라지만, 내 나이가 80인데 우리나라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남은 생을 바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정치 불개입 원칙을 고수했다.
김 전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목포에서 당선된 이상열 당선자로부터 "외국 방문 후 고향을 한번 방문해주시리라는 기대가 높다"는 말을 듣고 "나도 한번 가고 싶다.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고 말해 방문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날 만남의 처음 분위기는 민주당의 총선 참패라는 상황 때문에 무거웠으나 대체적으로 덕담을 주고받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면담에는 개인 일정을 이유로 불참한 김종인 이승희 당선자를 제외하고, 한 대표와 김홍일 이정일 이낙연 김효석 이상열 손봉숙 당선자 등 7명과 박준영 전청와대 공보수석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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