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재건’은 4단계 통합신당 과정 중 1단계일 뿐
고건신당 존재 없다···범여권의 한 축만을 담당할 것
난 정가의 마당발···전령사 역할로 통합신당 구축하겠다

신중식 민주당 부대표는 통합신당의 해법과 관련, “각 계파가 기득권을 가지고는 정계개편이 쉽게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모든 것을 원점에서 시작해야 한다”며 “이는 정계개편의 가속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헤쳐모여식 신당창당’인 ‘제3지대론’만이 향후 정국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다는 것.
과거 열린우리당의 폐쇄성, 대연정에 의한 집권욕 포기 등을 이유로 열린우리당을 탈당, 민주당 부대표로 정계개편의 메신저역할을 하고 있는 신 의원을 만나 그의 심중을 들어봤다.
- 과거 민주당 입당시 ‘내가 해야 할 일은 민주당 재건’이라고 했는데, 민주당 재건과 통합신당창당과의 차이는 모순 아닌가.
그렇지 않다. 어떻게 보면 상충·모순이라고 보이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열린우리당만으로는 정권을 재창출 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이지 않았다. 1단계가 민주당 재건이었다. 즉, 1단계 민주당 재건, 2단계 국민중심당과의 통합, 3단계 열린우리당 온건이탈세력과의 통합, 4단계 시민단체들과의 연대를 통한 4단계 방식 중 첫 번째 목표였을 뿐이었다. 반드시 통합을 위한 길목이었던 것이다. 절대로 민주당만을 고집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반 한나라당 연합이라고 봐도 무방하나.
당시는 그런 의도는 아니었지만 지금 와서보니 결과적으로 그렇게 돼버렸다. 한나라당이 거대해져서 비판하고 견제하기 위한 또 하나의 정치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 고건 대망론을 주창했음에도 불구하고 고 전 총리가 창당선언을 했을 땐 왜 반대했나.
고건신당은 언론이 잘못 보도한 것이다. 고건 독자 신당은 원래 없었다. 당시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정당을 모색하고 있다고만 했고 그 의미는 새로운 정파와 연합해서 하나의 주춧돌이 된다고 했지 독자신당을 창당하겠다고 한 것은 아니었다. 제3지대에서 헤쳐모여신당의 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고건 전 총리와의 통합은 1단계인 민주당 재건과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다.
- 통합신당창당 과정에서 의원님의 역할은 무엇인가.
그렇게 큰 과욕을 부리지 않는다. 나는 나의 한계를 잘 알고 있다. 여야를 떠나서 그런 대로 (의원들과의) 관계가 좋을뿐더러 마당발이라고 불린다. 그만큼 사람을 많이 아니까 중간에서 ‘전령사’, ‘메신저’, ‘연결고리’ 역할만을 할뿐이다. 만족한다.
- 각 당에서 얼마나 많은 의원들이 따를 것으로 예상하나.
한나라당 한 여성의원이 열린우리당에서 오는 의원들이 있다고 했는데, 정치가 이 지경까지 됐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보기에는 열린우리당의 3분의 2가 올 것으로 본다. 물론 전국구 의원을 포함해서 하는 말이다. 이는 여러 가지 분석을 통해서 나온 것이다. 적어도 90명은 올 것으로 보고 있다.
- 최근 야기되고 있는 통합신당파의 일부가 먼저 탈당하는 ‘선도탈당론’은.
한동안 열린우리당에 몸담아 있긴 했지만, 남의 당이 된 시점에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본다. 그러나 사수파가 완강하게 버틸 경우에는 선도탈당도 가능할 수도 있다. 더 이상 얘기하기는 곤란하다.
- 한화갑 대표의 ‘민주당 독자 생존론’과 대치되는 부분이 있을 텐데.
정확히 봐야 한다. 한 대표는 줄곧 ‘통합만이 살길이다’라고 주장해 왔다. 창조적 파괴까지도 하겠다고 했다. 당명도 바꾸고 기득권도 내놓겠다고 했다. 그러나 근래 ‘독자사수론을 표명했다’고 했는데, 정계개편의 중심에 민주당이 있어야 하고 밀알같은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지, 통합을 반대하는 것이다. 물론 각 정파나 또는 대권후보들이 자신들의 영역을 넓히려 하겠지만, 양보와 타협을 하면 통합은 가능하다. 1년이라는 시간은 어떻게 보면 짧지만 아주 길다고 본다. 충분하다.
- 통합신당파는 노무현 대통령(당사수파)과의 결별을 준비하고 있는데, 양측의 관계가 어떻게 정리가 돼야 할 것으로 보는지.
글쎄요. 노 대통령은 1년이란 시간동안 흐트러진 민심을 수습하는데 노력했으면 한다. 부동산 문제, 경제에 전념해야 한다. 갈기갈기 찢어진 분열을 수습하는데 모든 정성을 쏟아야만 한다. 외국에 정상회담을 나가면서까지도 (당원들에게) 편지를 보내고, 궐기를 모색하는 모습은 좋아 보이지 않는다. 안타깝고 슬프다. 노 대통령을 배제한다만다는 필요도 업고 이유도 없다. 자연적으로 정치현장에서 사라지게 돼 있다.
- 노 대통령이 마지막카드로 ‘개헌’을 하겠다고 한다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국회의원의 3분의 2가 동의를 해야 하는데 불가능하다. 시기도 놓쳤다. 선거가 너무 잦고 취지는 나쁘지 않지만, 현실적으로 쉬어 보이지 않는다.
- 최근 정가에선 ‘남북정상회담설’이 나오고 있는데.
선거를 전략 차원에서 들여다보면 안 된다. (정상회담은) 긴장을 완화할 수 있고 통일의 초석을 깔 수 있다. 외국인 투자와 소위 경제를 위해서 꼭 필요하다. 김정일 위원장이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약속을 지켜야 된다고 본다. 내년 봄에 반기문 차기 UN 사무총장 , 김대중 전 대통령,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방문을 김정일 측에서 바라고 있다고 본다. 정상회담도 바람직한 것이다. 과거 북풍을 많이 선거에 이용한 경우가 많았지만, 그렇게 바라보지 않는다.
- 한나라당의 대권가도 독주가 계속되고, 범여권이 통합을 한다고 해도 판세가 바뀌긴 힘들어 보이는데.
한나라당이 마의 40%를 넘고, 빅3가 잘나가고 있지만, 이는 열린우리당이 못해 나온 반사이익일 뿐이다. 그러나 (범여권에서) 제3의 단일후보로 나설 경우, 과거 민주세력이 다시 회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결정되지 않은 사람들이 35%나 된다. 정치는 요동치는 듯하기 때문에 모든 것은 변화할 수 있다. 1년이라는 시간은 아직 너무 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