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한마리 외곽지역 배달하면 남는 게 없어 거절한 B점주
치킨 가격 인상을 하고 추후 지켜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

[시사포커스 / 이영진 기자] 결국 터졌다. 한 누리꾼이 지난 20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치킨 프랜차이즈업체 가맹점주와 한 가족이 몸싸움 벌이는 영상을 올리면서 논란을 일으키며 청와대 국민청원에까지 올라가 설전을 벌이고 있다.
알려진바, A씨 가족은 B씨가 운영하는 치킨집에 닭 한 마리를 배달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B씨는 닭 한 마리를 외곽지역까지 배달하기 어렵다며 거절했고 이에 A씨 가족은 매장에 찾아가 B씨와 몸싸움을 벌였다.
서로의 입장이 이해된다. A씨 가족은 닭 한 마리를 주문했지만 거절당해 화났을 테고, B점주는 외곽지역까지 닭 한 마리를 배달시켜도 남는 게 없기 때문에 거절했을 테니까, 물론 폭행은 큰 잘못이다.
현재 치킨 프랜차이즈업체 본사들은 가격 인상을 철회하며 정부 및 여론의 눈치를 보고 있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햄버거, 커피, 분식업체 등은 줄줄이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치킨 가맹점주들은 최저임금이 전년대비 약 16% 올라 인건비 부담이 높아졌고 임대료 상승 및 배달대행사의 중개수수료까지 인상되며 고객과 마찰을 벌이고 있다.
특히 한 고객은 소셜커머스에서 치킨 쿠폰을 저렴하게 구매했지만 정작 주문을 하면 배달료를 받는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치킨 가격을 인상하지 않아 콜라, 무, 소스 등이 유료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고객들이 가맹점주들의 탓이라고 생각해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치킨 프랜차이즈업체 본사들은 가격 인상을 하고선 자신들의 배를 채우기보다 가맹점주와 고객들에게 최상의 서비스(품질, 맛 등)를 제공해야겠지만 현재로선 치킨 가격 인상을 하지 않는다면 고객과 가맹점주 간의 다툼은 더욱 확대될 것이며 미래엔 고객이 끊어져 치킨업계는 쇠퇴할 우려도 존재한다.
실제 특정 브랜드만 고집하던 한 고객은 기존에 무료로 제공받던 무 등의 가격을 갑자기 지불하라는 얘기를 듣고 타 브랜드로 옮겼다고 말했다.
현재 치킨 본사들이 가격을 올리지 못하는 이유는 정부와 여론의 탓이니, 어쩌면 정부 및 여론은 치킨 본사들이 가격 인상을 하도록 너그러이 베풀고 추후 이들이 자신들의 배를 채우는지 가맹점주와 고객들에게 돌려주는지 지켜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