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임단협 타결이 해결의 출발점
![한국지엠 운명을 가를 시간이 한달 남짓 남은 상황에서 한국지엠 사태 이전 비슷한 상황을 겪었던 르노삼성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사진 / 시사포커스 DB]](/news/photo/201802/181260_211637_950.jpg)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이후 경영 정상화를 위한 단순한 해결책은 각 이해당사자간 고통분담이다. 한국지엠 운명을 가를 시간이 한달 남짓 남은 상황에서 한국지엠 사태 이전 비슷한 상황을 겪었던 르노삼성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르노삼성은 한국지엠과 마찬가치로 매각설이 불거진 바 있다. 르노삼성차는 2000년 르노가 삼성자동차를 인수하며 출범해 2008년 금융위기 이전까지 잘나갔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위기가 찾아오며 내수시장 3위 자리도 한국지엠에 내줬다. 판매 부진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다 보니 신차 개발 여력도 없을뿐더러 공장 가동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급기야 2012년 매각설까지 불거졌다. 당시 프랑수아 프로보 사장은 “매각설은 근거없는 소문이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았다. 당시 르노삼성 직원들은 회사가 망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 시달렸다.
그러나 르노삼성은 위기를 곧 기회로 만들었다. 르노삼성이 매각은 없다는 확신을 주고 본사에서 전략 신차인 ‘로그’의 생산을 부산공장에 배정하면서 위기를 넘겼다. 당시 공장 직원 800명이 희망퇴직하며 공장을 떠나는 아픔을 남겼지만 노사가 똘똘 뭉쳤다. 노조 역시 뼈를 깎는 고통분담을 통해 적극 협력했다. 노조는 2012~2013년 임금을 동결했다. 2015년에는 통상임금 자율 합의, 임금피크제 도입, 호봉제 폐지 등)을 골자로 하는 노사 대타협에 합의했다. 이후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무분규 임금’ 협상을 타결했다.
르노삼성 노조가 한국지엠과 달리 개별노조라는 점도 고통분담에 적극 가담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르노삼성과 쌍용차 노조는 개별노조로 각각 3년, 8년 무분규 임금협상을 타결한 반면, 한국지엠 노조는 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로, 노사분규가 지속됐다. 일각에선 지속되는 노사분규로 철수설이 끊이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다. 물론 이번 사태가 노조만의 잘못은 아니다.
한국지엠의 부실화 원인은 GM본사의 전략 수정과 불투명한 경영방식 등에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진정성 있는 경영정상화 계획을 내놓는 등 GM의 태도 변화와 GM과 정부간 협상도 중요하다. 그럼에도 이번 사태의 해결의 실마리는 예전 르노삼성처럼 노사에서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임단협 타결이 중요한 이유는 임단협 타결 없인 GM 본사의 신차 배정, 차입금 출자전환, 신규 설비투자가 이뤄지기 힘들기 때문이다.
한국지엠의 경우 노사 모두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8일 2차 본교섭을 진행했지만 GM측이 군산공장 폐쇄를 결정하며 협상에 난항을 겪었다. 노조는 지난 21일 사측이 제시한 임단협 교섭 재개를 거부해 파국이 예상된 상황이었다. 다행히 28일 노사가 3차 본교섭을 재개하기로 합의하면서 사태 해결을 위한 물꼬를 틀지 기대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GM이 그동한 해외에서 공장 철수에서 보듯 진정성에 의구심은 여전하다”면서 “희생은 불가피하지만 한국지엠 노사 모두 양보하는 대타협을 이끌어 낸다면 과거 르노삼성처럼 위기를 넘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