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좀 하려다 ‘돈 버리고… 몸까지 버려’
취업 좀 하려다 ‘돈 버리고… 몸까지 버려’
  • 문충용
  • 승인 2006.12.18 09: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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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단계업체부터 유흥업소까지 나선 ‘취업사기’

▲ 무가지 광고
최근 경기침체에 따른 실업난이 장기화되면서 ‘구인’을 가장한 취업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이들은 사회적 지위가 취약한 여성이나 청년층을 겨냥하고 있어 이들의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졸업시즌이 다가오면서 국내 취업시장도 본궤도에 진입, 인재를 찾는 기업들의 채용공고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 틈을 이용해 취업이나 아르바이트를 빙자한 사기 상술이 기승을 부리면서 일자리를 구하기는커녕 오히려 ‘취업사기’로 인해 고통을 겪고 있는 구직자들이 늘고 있어 일자리를 찾는 이들의 세심한 주의를 필요로 하고 있다.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취업전선에 적신호가 켜졌다. 최근 잇따른 불경기에 따른 실업난의 장기화는 취업시장을 얼어붙게 만들고 있고 상대적으로 구직자들은 더욱 치열한 생존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취업시즌 맞아 취업사기도 급증

하지만 취업이 절실한 이들 구직자들을 상대로 하는 ‘취업사기’가 급증하고 있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본격적인 취업시즌이 다가오면서 얼어있던 취업시장에 인재를 찾는 기업들의 채용공고가 증가하는 등 취업전선이 차츰 활기를 띄고 있다.

하지만 취업시즌에 맞추어 이들 ‘취업사기단’도 급증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취업이나 아르바이트를 빙자한 사기 상술이 기승을 부리면서 일자리를 구하기는커녕 오히려 고통을 겪고 있는 구직자들이 늘고 있는 현실이다.

이들 취업 사기단은 주로 채용 알선료를 받아 잠적하거나, 취업센터 또는 비즈니스 컨설팅 등 취업알선기관으로 위장하는 등 다양한 수법으로 구직자들을 울리고 있다. 여기에 아르바이트업계까지 진출, 마음 급한 구직자들에게 유혹의 손길을 뻗치고 있다. 이들은 이처럼 다양한 수법으로 구직자들을 울리고 있어 보다 세심한 주의를 필요로 하고 있다. 또한 가계의 압박으로 인해 취업전선으로 뛰어든 주부들마저도 이들의 마수에 걸려들어 뜻하지 않은 봉변까지도 당하고 있다.

최근 취업사이트를 통해 기승을 부리고 있는 취업사기 유형으로는 물품 판매를 강요하거나 수강생 모집, 직업소개 등 허위 구인을 목적으로 구인자의 신원을 표시하지 않거나 직종, 고용형태, 근로조건 등을 허위로 게재하는 등 그 유형도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가장 많은 취업사기는 구직자들이 선호하는 직종인 사무직 사원 구인 공고를 올려놓고 막상 방문하면 영업직 사원으로 채용하는 경우다. 이는 그나마 ‘양호(?)’한 편에 속한다.

사람을 채용하는 것처럼 광고를 하고 물건을 판매하려 하거나 구인광고를 빙자한 ‘수강생 모집’도 허다하기 때문이다. 특히 ‘배우면서 취업할 수 있다’는 구인광고는 대부분 학원생을 모집하는 광고로 생각하면 될 정도다. 즉 ‘학원에 등록해야만 일자리를 준다’는 것. 그러나 실제 거액의 학원등록비에 비해 아르바이트 수준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고작이다. 이들 업체들은 주로 ‘학원 과정 수료 후 100% 취업 보장’, ‘아르바이트 알선’ 등의 허위광고로 고액의 학원비 등을 요구하고 있다.

남편의 실직으로 직장을 찾던 주부 한모(32·서울 동대문구 전농동)씨는 생활정보지에 실린 ‘간호보조원 모집’ 광고를 보고 회사를 찾았지만 막상 간호조무사를 양성한 뒤 취업시키는 학원이란 사실을 알고 발걸음을 돌려야만 했다. 한 달에 약 50~60만원에 달하는 학원비를 내고 6개월 동안 학원을 다녀야 간호보조원으로 취업을 할 수 있다는 것. 더욱이 취업 이후 1~2년간은 그동안 자신이 낸 학원비 수준에도 못 미치는 일용직 급여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에 기가 막힐 뿐이었다. 내근사업 모집광고를 보고 찾아온 구직자에게 화장품 구매를 강요하거나 실제는 간호보조원 양성학원인데도 간호보조원 모집광고를 내는 경우가 바로 여기에 해당된다.

경찰에 적발된 한 업체의 경우 전화로 속기 아르바이트를 권유해서 회원관리비 명목으로 509만원을 카드 결제하도록 하고 실제로는 일거리를 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이들 취업사기 업체들은 구직자들이 전화를 이용 문의를 할 경우 공통적으로 ‘일단 방문할 것’을 요구한다. 취업에 마음이 급한 구직자들이 이들 업체를 방문하면 온갖 감언이설로 이들을 현혹시켜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다.

취업을 미끼로 알선비를 요구하거나 물품구입을 강요하는 취업사기도 늘고 있다. 이들은 주로 회원가입만으로 돈을 벌 수 있다거나 얼마를 투자하면 목돈을 벌 수 있다고 구직자들을 유혹한다. 여기에 ‘월 고수익 보장’이나 ‘능력에 따라 연 1천800~3천만원 가능’ 등 구체적 근거 없이 높은 임금을 취업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막상 ‘보수 ○○원 보장’ 같은 광고에 현혹돼 이들 업체를 찾는 구직자들은 주로 다단계 판매업체나 기본급 없이 판매수당을 지급하는 방식의 강제 매매식 판매업체를 찾게 되는 셈이다. 특히 높은 임금을 보장하는 구인광고를 낸 업체일수록 다단계업체일 확률이 높다.

윤락업소도 취업사기에 가세

▲ 취업박람회
이밖에도 취업 사기는 매우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에는 이메일 광고전송이나, 다단계 물품구매 사기수법사례도 많이 적발되고 있다. 또한 업체측의 감언이설에 속아 충동적으로 맺은 계약을 취소했다가 구매대금의 40~50%까지 위약금을 무는 이른바 ‘위약금 장사’ 수법의 피해도 자주 발생한다.

특히 근래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바로 취업사기에 윤락업체까지 가세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주로 사회적 지위가 취약한 여성이나 청소년층을 겨냥하고 있어 세심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인천에 있는 A업체는 고소득을 보장한다며 여 종업원 모집광고를 냈지만 실제는 윤락을 알선하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또 다른 업체는 아르바이트 직원을 모집한다고 했다가 실제는 전화방에서 음란전화를 받는 업무를 시키다 적발됐다. 이들은 주로 ‘고소득을 보장한다’며 주부사원 모집 광고를 내고 ‘음란’ 부업을 강요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기 부천의 한 노래주점은 고소득을 보장한다며 주부직원 채용 광고를 냈지만 실제는 윤락을 알선하다가 경찰에 적발된 케이스. 경기 부평에 사는 박윤희(주부·32·가명)씨는 아이들의 교육비라도 자신의 손으로 벌어보고자 일자리를 찾아 매일 생활정보지를 뒤적이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박씨의 눈에 뜨인 광고는 바로 ‘주부사원 모집, 30대 초반 20명, 200만~300만원 월급 보장’이라는 문구였다. 당장 아이들 교육비 몇 푼이라도 벌겠다는 박씨에게 월 200 이상의 고수익이 보장되는 직업이라는 광고문구는 커다란 유혹이 아닐 수 없었다. 결국 ‘일단 만나보고 이야기하자’는 업체측과의 전화 통화 끝에 박씨가 찾아간 곳은 한 유흥업소였다. 단지 평범한 판매일이나 영업직일 것이란 추측을 했던 박씨로서는 뜻밖의 상황을 만난 셈. 결국 박씨는 ‘2차는 안 가도 된다. 저녁 7시부터 12시까지만 일하면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현혹 돼 유흥업소에 출근하게 됐지만 이제는 윤락 접대부로까지 일하게 된 처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박씨처럼 자의반 타의반으로 윤락업소에 종사하게 된 케이스도 있는 반면에 아예 주부가 직접 인터넷 채팅사이트에 대화방을 개설해 윤락에 나서는 경우도 허다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경기 일산의 주부 이모(29)씨는 각종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아이디를 만든 후 자신의 개인 블로그에 흔히 말하는 ‘조건만남’에 대한 내용을 게시해 놓고 본격적인 윤락행위를 해오다가 경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경찰조사결과 이씨는 인터넷을 통해 자신에게 연락을 준 ‘조건이 맞는 남성’들과 한차례 8만~10만원 을 받고 성관계를 맺어온 곳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여름이 막바지에 달하며 취업시즌이 다가오면서 각종 취업사기도 더욱 극성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구직자들의 보다 세심한 주의가 요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선 구직자들이 구인업체에 대한 확인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어떤 회사인지 알아보고 이력서를 제출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또 불량스런 기업일수록 회사명이 대기업의 계열사 같은 느낌을 주거나, 그럴 듯한 외래어로 치장하여 특별한 업무내용 없이 정규직을 채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정부출연기관이라고만 밝힌 곳, 사서함만 기재한 곳 등 정확히 회사 주소나 연락처를 명기하지 않은 업체도 주의해야 한다고.

이밖에도 자주 사람을 구하는 업체도 주의해야 한다. 자주 사람을 구한다는 것은 결국 기존의 사원들이 그만둘 수밖에 없는 이유가 분명히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또한 회사명이 매번 다르게 등록되는 회사, 회사명을 영문 약자, 대소문자로 변경, 특수문자 사용 등 다양한 방법으로 회사명을 바꿔서 구인광고를 하는 회사는 꼭 기억해둬야 한다.

일단 회사를 분류하면 직종에 대한 분석도 필요하다. 영업직 인턴사원의 경우 정규직 사원으로 발령되는지 여부가 가장 중요하게 체크해야 될 사항이다. 인턴사원의 경우 정식사원보다 임금을 적게 지급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하여 구인기업에서 이를 악용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채용공고를 보다 보면 회사 전화번호는 나와 있지 않고 핸드폰 번호만 나와 있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만약 면접 요청이 들어온다면 단독 면접은 절대 응하지 말아야 하며, 공공장소에서 볼 수 있도록 하고 혹시 불안하다면 다른 사람과 동행하는 것이 좋다. 신용카드 번호를 알려달라고 한다면 취업 사기업체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면접시에는 신용카드를 아예 가져가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취업을 미끼로 물품구입, 학원수강 등을 권유받는다면 무시해버리는 것이 낫다.

해외취업과 관련된 채용공고는 지원하기 전에 반드시 노동부의 등록업체인가를 확인해야 한다. 아르바이트 구인광고는 정보를 어느 정도 정확하고 상세하게 제공하고 있는가가 중요하다. 우선 업체명이나 업무내용이 불분명한 경우는 의심을 해보는 것이 좋다.

사전 지식 반드시 갖춰야

한편 허위과장 구인광고로 피해를 입은 경우 노동부 고용안정센터(1588-1919)나 시·군·구청 노동관련 부서 등에 신고하면 조사를 해서 밀린 임금을 받게 해주는 등 구제방법을 찾을 수 있다. 구인광고로 인한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입지 않으려면 입사하고자 하는 기업의 사전적 지식을 갖추는 등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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