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여론과 노조, 채권단 의견 들은 뒤 최종 결정키로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금호타이어 해외매각을 앞두고 있는 산업은행 앞에 복병인 타이어뱅크가 등장, 금호타이어 인수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승자의 저주' 우려가 나오고 있다.
27일 타이어뱅크는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김 회장은 “금호타이어가 중국 더블스타에 통째로 매각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금호타이어 매각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어 국내 기업으로서 가만히 지켜보고 있을 수 없어 인수를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노동조합은 생산성 개선에 협조해야 한다”며 “현재의 생산성으로는 2년 이상 생존이 불가능하다”며 노조의 협조를 당부했다. 최종 인수 여부에 대해선 국민 여론과 노조, 채권단의 생각을 들은 뒤 최종적으로 인수 여부를 결정할 예정으로 한 발 물러섰다.
김 회장의 인수 의지에도 시장에선 의문이 가시지 않고 있다. 타이어뱅크가 금호타이어 인수를 할 수 있는 자본력을 갖추고 있느냐다. 전자공시시스템 공시에 따르면 타이어뱅크 2016년 총자산은 3639억원, 연간 매출 3729억원, 영업이익 664억원, 당기순이익 272억원이다. 반면, 금호타이어는 총자산 4조5205억원, 연간 매출 2조8773억원이다.
시장에선 벌서 새우가 고래를 삼킨다는 말이 나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타이어뱅크 총자산 규모는 금호타이어 12분의 1에 불과하고, 매출 규모만 따지더라도 8분의 1 수준이다.
채권단이 금호타이어 지분 45% 인수에 제시한 금액은 6463억원으로, 타이어뱅크 매출의 2배에 조금 못미치는 수준이다. 김 회장이 공식적으로 인수 의지를 밝혔지만 현재 타이어뱅크 규모로 봤을 때 인수 가능성은 떨어진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타어이뱅크는 공식적인 투자의향서를 산은 측에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타이어뱅크 현 규모로 보면 금호타이어 인수를 추진하기에는 무리가 많다”면서 “실제 인수할 경우 ‘승자의 저주’에 빠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