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진' 맞불 산업은행-금호타이어 노조 ‘치킨게임’
'배수진' 맞불 산업은행-금호타이어 노조 ‘치킨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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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입장차 확연 둘 중 하나 양보하지 않는 한 법정관리 불가피
금호타이어 노조가 배수의 진을 치고 △해외매각 철회 △법정관리 반대 △국내기업 인수 결의를 다지며 30일 총파업으로 산업은행 등 채권단 압박에 나선 반면 산업은행은 해외매각 외에는 답이 없다며 기존 입장을 반복하고 있어 극적 타결이 이뤄지지 않는 한 법정관리행이 유력해 보인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금호타이어 노조가 배수의 진을 치고 △해외매각 철회 △법정관리 반대 △국내기업 인수 결의를 다지며 30일 총파업으로 산업은행 등 채권단 압박에 나선 반면 산업은행은 해외매각 외에는 답이 없다며 기존 입장을 반복하고 있어 극적 타결이 이뤄지지 않는 한 법정관리행이 유력해 보인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금호타이어 노조가 배수의 진을 치고 △해외매각 철회 △법정관리 반대 △국내기업 인수 결의를 다지며 30일 총파업으로 산업은행 등 채권단 압박에 나선 반면 산업은행은 해외매각 외에는 답이 없다며 기존 입장을 반복하고 있어 극적 타결이 이뤄지지 않는 한 법정관리행이 유력해 보인다.

28일 금호타이어 노조는 조합원들에게 총파업 투쟁 지침을 하달하고 30일 광주공장에 모여 해외매각 철회 집회를 연다. 30일은 산업은행이 금호타이어 노사에 자구안을 제출하라고 촉구한 마지막 기한이다. 이날 노조가 총파업에 나선 것은 해외매각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자구안 제출은 없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즉, 총파업에 나서기 전에 산업은행이 해외매각 철회 입장을 밝히라는 압박카드인 셈이다. 무엇보다 법정관리로 들어갈 경우 모든 책임을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있다는 것으로 돌리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미 노조는 해외매각 철회와 국내기업 인수로 방침을 정하고 산업은행의 전향적 자세를 요구하는 중이다. 

금호타이어 법정관리행을 막기 위해선 산업은행이 요구하는 더블스타 외자유치를 통한 경영정상화 방안을 노조가 받거나, 노조의 요구를 산업은행이 수용하는 방안 둘 중 하나다. 현 상황에선 금호타이어 노조와 산업은행 간 접점 찾기란 요원한 상태다. 이미 금호타이어 해외매각 구두합의를 놓고 산업은행과 금호타이어 노조가 진실공방을 벌이며 감정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졌다. 산업은행은 수차례 밝혔듯 해외 매각 동의와 자구안 계획 제출 요구를 노조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고 통보한 바 있다. 지금 상황에선 산업은행이 자신의 요구사항을 철회했다가는 ‘지금까지 이 지경까지 끌고 왔느냐’는 비판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현실성이 없다는 게 중론이다. 더블스타로의 매각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셈이다.

금호타이어는 다음달 2일 어음 270억원, 5일 회사채 400억원을 비롯해 이후 만기가 돌아오는 비협약채권을 상환해야 하는 처지다. 만약 상환하지 못하면 부도처리 될 위험이 높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더블스타로 매각해 투자금 6500억원을 지원받아 경영정상화 작업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게 금호타이어 안팎의 시각이다. 그러기 위해선 노조의 동의가 필수적인데 노조가 기존 입장을 거둬들여야만 가능하다. 노조는 해외매각은 고용 보장을 담보할 수 없어 대안으로 국내기업 인수 추진을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현재까지 타이어뱅크 외엔 금호타이어 인수에 나서겠다는 국내기업은 없는 실정이다. 그나마 시장에서 거론됐던 대기업들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선을 긋고 있어 현실적으로 국내 기업 인수 가능성은 낮다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타이어뱅크가 인수 의지를 밝혔는데 구체적인 계획도 없을뿐더러 사업계획서도 제출하지 않았다”며 “국내 기업 인수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못 박았다. 금호타이어는 타이어뱅크가 인수에 나서겠다고 하자 당일 입장을 내고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김종호 금호타이어 회장은 “타이어뱅크는 경쟁사 제품을 주력으로 취급하는 소매업체로서 이 시점에 인수의향을 밝히는 것은 금호타이어가 골든타임을 놓치고 법정관리로 들어가도록 조장하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1996년 법정관리에 들어간 우성타이어를 1999년 인수했던 넥센타이어처럼 일단 법정관리를 거친 이후 금호타이어를 헐값에 매수하겠다는 속셈이다”고 불쾌한 심경을 드러냈다.

국내 기업까지 나타나면서 금호타이어 경영정상화를 위한 셈법이 복잡해졌지만 산업은행과 금호타이어 노조가 담판을 지어야 한다는데 이견이 없다. 무엇보다 금호타이어 안팎 및 광주 지역 경제계는 산업은행과 금호타이어 노조가 치킨게임을 벌이는데 우려감을 금치 못하면서 그 후폭풍은 협력업체 줄도산으로 이어져 지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이 때문에 30일 노조가 총파업이 들어가기 전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산업은행과 노조가 각자 배수의 진을 치고 대치 상태가 이어져 끝내 30일을 넘길 경우 금호타이어 노조를 향한 비판뿐만 아니라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의 책임론 등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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