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유용준 기자] 자유한국당 지도부가 지방선거 공천 결과에 반발하는 당내 분위기에 직면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news/photo/201803/183206_214279_5345.jpg)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그동안 인물난에 시달려왔던 자유한국당이 지방선거가 목전으로 다가오자 결국 공천 결과를 속속 발표하기 시작했는데, 이를 놓고 다시금 당내 갈등이 격화되고 있어 과거 새누리당 시절 4·13총선 공천 당시와 같은 내홍이 재발되는 것 아닌지 벌써부터 우려 어린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그간 홍준표 대표에 반감을 갖고 있던 당내 중진의원들까지 합세해 지도부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다 홍 대표 역시 물러서지 않고 있기에 상황은 점점 복잡해지는 모양새인데, 최근 바른미래당에서 먼저 흘러나온 한국당과의 선거연대 가능성이 이처럼 꼬인 국면을 전환시켜줄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인지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공천 발표 때마다 후폭풍 격화…불복 천명에 ‘무소속 출마’ 엄포도
인물난으로 경선조차 쉽지 않은 한국당에서 오히려 공천 결과가 발표될 때마다 낙천자들의 격한 반발이 일어나 당내가 요동치고 있다.
당초 광역단체 17개 지역 중 전략·단수공천지역만 무려 절반을 넘을 정도로 경선지역이 적다는 점에 대해서도 지도부를 향한 의혹의 시선이 적지 않았던 데다 먼저 발표된 몇몇 지역에선 공천 결과에 반발한 인사들이 아예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앞서 부산지역의 경우 서병수 현 시장을 공천한 데 반발해 친홍준표계를 자처하던 이종혁 전 최고위원이 전격 탈당하고 지난 19일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으며 신용한 전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장 역시 충북지사 전략공천설이 흘러나오자 이달 초 한국당을 나와 바른미래당 후보로 충북지사 선거에 출마하기로 한 바 있다.
여기에 29일 발표된 창원시장 전략공천 결과에선 부산지역 공천 때와 반대로 현직인 안상수 시장이 낙마하고 친홍준표계인 조진래 전 경남도 정무부지사가 낙점되면서 당내가 더욱 들끓었는데, 당장 낙천 당사자인 안 시장의 경우 같은 날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맞대응에 나섰다.
안 시장은 조 전 지사를 공천한 당 공관위 결정과 관련해 “승복할 수 없음을 밝힌다. 저는 압도적으로 여론조사 1위를 계속하고 있는 현직 창원시장”이라며 “당 대표 측근을 공천하려는 ‘사천’의 부정공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공정하지 못한 과정으로 지역 연고도 없고 지지도 꼴찌 수준으로 적임자도 아닌 자에게 공천이 이뤄진다면, 이것은 창원시민과 창원·경남의 당원 뜻을 배신하는 것”이라고 사실상 홍 대표에 의심을 눈길을 보냈다.
이 뿐 아니라 그는 “창원시민과 당원의 뜻을 담을 수 있도록 후보자간 경선을 강력하게 요구한다”며 “공정하지 못한 공천, 경선을 배제한 공천이 발표된다면 저를 믿고 따르는 수많은 당원 중 우선 5000여 명의 책임당원 동지와 함께 한국당을 잠시 떠날 수밖에 없음을 양해 바란다”고 무소속 출마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 꿈쩍 안 하는 洪 지도부, 반발에도 기존대로 단행
그러자 홍준표 대표는 즉각 같은 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잡음 없는 공천은 없다”며 “자기에게 공천을 안 준다고 사천이라고 하면서 당을 비난하고 탈당해 무소속 출마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데 그것이 성공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고 맞불을 놨다.
이에 그치지 않고 홍 대표는 “공천잡음이란 것은 그야말로 대부분 잡음으로 끝난다. 잡음을 추스르는 데 집중해 단합된 힘으로 6·13선거에 임하겠다”며 “야당 공천은 여당 때와는 달리 당근도 채찍도 없어 힘들지만 당헌·당규 절차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번복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 같은 강경 기조에 당내 반발 기류는 한층 확산됐는데, 한국당 창원지역 책임당원 비상대책위원회는 홍 대표를 겨냥 “우리 책임당원들은 당헌당규에 따라 비록 소액이지만 매달 당비를 납부하고 당원의 권리인 ‘정당 공직자 추천’을 위해 경선을 요구했다. 정당 공천을 위한 경선 요구가 잡음이냐”며 “뿌리 없이 줄기가 없고, 잎이 없고, 꽃이 피지 않는데, 당 대표란 분이 당의 뿌리인 책임당원에게 이렇게 막말을 해대고 만다”고 입장문을 통해 맞대응하고 나섰다.
한 발 더 나아가 이들은 “한국당 뿌리인 책임당원은 잡음이고 당의 중진 국회의원은 연탄가스랍니다. 그러면서 홍준표는 왜 당 대표를 하는지 묻고 싶다”며 “한국당 망치지 말고 지방선거를 위해 제발 뒤로 물러나 있으라”고 촉구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이주영·정우택·나경원·유기준 등 반홍준계 중진의원들까지 29일 의원회관에서 제2차 중진의원 연석회의를 열고 포문을 열었는데, 이 의원은 “홍 대표는 계속 ‘나만 따르라’ 식인데 그렇게 해선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수 없다”고 지적했고 나 의원은 “대표가 중진들의 당을 걱정하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조기 선대위 체제 구성을 통해 당 역량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아울러 이들은 외부 영입인사를 포함해 공동선대위원장 체제를 구성하고 인구 100만 명 이상 도시지역 공천과 관련해선 공관위 확정 비(非) 사천화를 요구하는 등 홍 대표에 대한 압박수위를 크게 높였다.
또 이날 회의에 참석한 이 의원은 물론 창원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같은 당 김성찬, 박완수 등 국회의원 3명은 ‘창원시장 후보 공천에 대한 창원 지역 국회의원들의 입장’이란 성명서를 통해 “공관위는 후보 선정 결과가 국회의원이나 당원 및 시민이 수긍할 수 있는 합당한 명분과 선정이유가 있는지, 또한 해당 후보를 전략공천함에 있어 공정한 여론수렴 과정을 거쳤는지, 그 결과는 어떠한지 상세히 공개해 달라”며 “최종 결정을 보류하고 충분한 논의를 다시 해주기를 요청한다. 문제점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이후 발생하는 모든 문제에 대해선 공관위와 당대표가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고도 경고했다.
하지만 공천 번복은 없다는 중앙당의 입장은 확고했는데, 이들 3명의 국회의원과 직접 얘기를 나눴던 홍문표 사무총장은 3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창원 의원들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안상수 시장은 공통되게 아니라고 했다. (안 시장의) 교체지수가 60%가 넘는다”며 “우리는 분위기에 따라 찍어 내리지 않는다. 공관위는 현장의 여론을 듣고 일대일 면담도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은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통해 창원시장에 친홍계 조진래 전 경남도 정무부지사, 수원시장에 정미경 전 의원, 성남시장에 박정오 전 성남시 부시장, 고양시장에 이동환 전 경기도 정무실장, 용인시장에 정찬민 현 용인시장, 화성시장에 석호현 전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이사장, 이민근 안산시의회 의장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 중앙당, 공천 논란 수습 나서…바른미래당과의 연대도 관심
![[시사포커스 / 오훈 기자]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공천 결과를 사천으로 의심하는 당내 일각의 반발에 맞서 공심위가 현지 실사까지 거쳤다며 단호히 일축했다.](/news/photo/201803/183206_214281_5825.jpg)
끝내 이런 결과가 나온 데 반발한 창원 지역 당원 50여명은 이날 여의도 당사까지 올라와 피켓 시위를 벌이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지만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직후 가진 브리핑을 통해 “창원시에 5개 당협위원회가 있고 그곳에서 민심과 의견을 충분히 수렴했다고 한다”며 “중앙당 공심위에서 현지 실사를 보냈고 현 시장 교체여론이 월등히 높았다는 결과를 토대로 만장일치 의결했다”고 논란을 일축했다.
이밖에 창원이 지역구인 친홍준계 인사이며 경남지사 유력후보로 거론되어왔던 윤한홍 의원도 당 공천결과에 반발한 창원지역 내 다른 의원들과 달리 “본 의원은 전혀 동의하지 않음을 알려드린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로 홍 대표에 힘을 실어준 데 이어 30일에는 “경남지사 출마 의사를 접고 훌륭하신 후보를 뒤에서 돕기로 결정했다”고 스스로 불출마 의사를 표명해 ‘사천’이란 공격을 받고 있는 홍 대표의 부담을 한층 덜어줬다.
다만 이전부터 경남지사 후보로 거론되던 안대희 전 대법관과 박완수 의원에 이어 윤 의원까지 줄줄이 물러나면서 자연히 인물난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도 없지 않은데, 실제로 서울시장 후보의 경우 김병준 전 국민대 교수까지 “사람을 소모품으로 쓴다”며 영입 제의를 거절해 마땅한 후보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다보니 최근 바른미래당 일각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한국당과의 선거연대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도 감지되는데, 바른미래당 역시 전국 모든 지역구에 후보를 내겠다고 호언해온 데 반해 이제 선거까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임에도 한국당처럼 여전히 후보 모색에 고심 중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양당이 비슷한 상황이긴 하나 한국당이 서울시장 후보가 없는 데 비해 바른미래당은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을 내세울 수 있어 바른미래당이 유력후보를 내세우지 못할 다른 지역과의 조정, 협의가 있다면 극적으로 선거연대가 이뤄질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이미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29일 한국당과의 선거연대 가능성에 대해 “당내 반발이나 우리 국민들의 오해만 극복하면 부분적으로는 할 수 있는 것”이라고 긍정적 입장을 내놓은 가운데 한국당 역시 김성태 원내대표도 30일 “정치공학적 공조로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판단하겠다”면서도 “야권은 언제든 자유롭게 야권공조를 얘기할 수 있다”고 화답해 향후 이를 성사시킬 ‘지지 여론’이 얼마나 형성될지가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