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포커스 / 오종호 기자] 국회 교섭단체 등록을 마친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의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이 합동 의원총회를 열고 상견례를 가졌다. 이들은 “최초의 진보 정당교섭단체가 출범하는 역사적인 날”이라며 “꽉 막힌 20대 국회를 속 시원히 뚫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평화와 정의’는 2일 오전 국회에서 첫 번째 양당 합동의원총회를 열었으며 사회를 맡은 장병완 평화당 원내대표는 “오늘 대한민국 정치사에 큰 획을 긋는 굉장히 뜻깊은 날이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이 함께 손을 잡고 국회 공동교섭단체인 ‘평화와 정의의 의원 모임’에 첫 발을 내딛는 순간”이라며 “이는 교섭단체의 역할이 확대 될 뿐만 아니라 정당과 국민의 목소리를 관철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좀 더 큰 의미가 있다. 최초의 진보 정당교섭단체가 출범하는 역사적인 날”이라고 의미를 강조했다.
조배숙 평화당 대표는 “오늘 정말 역사적인 날이다. 평화와 정의가 만나는 날”이라며 “특히 의미가 큰 것이 교섭단체에 속해 있다가 저희가 창당을 하고 나오면서 이 황량한 들판에 풍천노숙을 하다가 비바람을 막을 수 있는 그런 공간, 집을 마련한 그런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조 대표는 “이렇게 사실 정치사적으로 그 예가 드물다”며 양당의 협상 주체들을 거명하며 사의를 표했다.
이어 “20대 국회는 상황이 좋지 않다. 정부 여당은 청와대에 숨어있고 또 최악의 제 1야당이 서로 적대적이면서도 공생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바른미래당은 제 3당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며 “여기에 평화와 정의의 의원 모임이 국회에서 해야 할 역할과 소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조 대표는 “앞으로 대한민국 정치사에 있어서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 등 중요한 국가 현황에 있어서 저희가 진보적인 가치의 목소리를 내려고 한다”며 “앞으로 작은 문제에 있어서는 서로서로 양보하고 평화와 정의라는 그 큰 목적을 향해서 같이 가면 저는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협력방향을 밝혔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두 당이 교섭단체를 만드는 데 우려를 하셨다. 예전 국회 안에서 공동교섭단체가 국민들께 별 감동도 재미도 주지 못했던 선례가 있고, 또 두 당 사이의 거리가 너무 먼 것 아니냐는 걱정도 많았다”며 “그러나 이번 정당 간 협의과정은 유례없이 원만하게 잘 진행되었다. 이는 지금 꽉 막힌 20대 국회를 속 시원히 뚫겠다는 두 당의 절박함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8대 정책공조과제에서도 보시다시피, 두 당은 차이보다 함께 노력할 수 있는 공통의 과제가 많다는 것을 확인하는 과정이 있었다”며 “한 개의 교섭단체이지만, 이를 떠받치는 것은 두 개의 정당이다. 그렇기에 다른 교섭단체보다 두 배의 몫을 더 할 것이라는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언론에서 공동 교섭단체에 대해 ‘범여권’이라는 표현을 쓴다면서 “전직 두 대통령을 감옥에 보내고도 아직 시대착오적 몸부림을 치는 제1야당에 단호히 맞서는 개혁의 견인차가 될 것”이라며 “한편으로는 집권여당으로서 자기계획과 책임을 가지고 국회를 이끌지 못하는 민주당에도 심각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정의당은 창당 이후 항상 그래왔듯이 매일매일 진보정치의 창조적 미래를 여는 실험에 도전해 왔고, 역사상 가장 합리적 진보정치세력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자부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정의당은 부러지는 칼이 아니라, 스미는 날이다. 스미는 날이 되어 더 많은 국민과 더 많은 정치에 과감하게 발을 내딛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대표는 “공동교섭단체의 탄생은 역설적으로 대한민국 정치개혁의 필요성을 재확인시켜주는 것이기도 하다”며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이 대한민국의 정당정치, 책임정치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정치 개혁과제에 함께 사력을 다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오늘 아침에 제가 봄을 상징하는 봄꽃, 그리고 야생화들을 민주평화당 의원님들 방에 하나씩 보내드렸다. 그리고 장정숙 의원님, 이상돈 의원님, 박주현 의원님께도 보내드렸다”며 “꼭 함께 하실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그동안 걸어온 길이 달랐다하지만 걸어온 길이 무색할 정도로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큰 광장인 촛불광장에서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은 함께 만났다. 함께 같은 목소리를 외쳤다. 그리고 원하는 것을 함께 이루어냈다”고 평가했다.
노 원내대표는 “양당의 정체성에 차이가 있다고는 하지만 양당이 대변하고자 하는 민심은 똑같다”며 “서로 다른 민심을 좇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저는 오늘의 평화와 정의의 의원 모임의 출범이 다른 무엇보다도 각 당의 이해득실을 넘어서서 국회와 민심의 괴리를 좁히는 데 기여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를 밝혔다.
노 원내대표는 “촛불이후 현재의 변화된 민심을 국회가 온전히 받아 안고 있지 못하다고 생각한다”며 “그 간극을 메꾸는 일이 정치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 길에 평화당 의원님과 함께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특히 오랜 기간 동안 경륜을 쌓으신 분들이 많이 계시기 때문에 배우는 자세로 존중하면서 함께 하겠다”며 “대한민국 정치에서 평화와 정의가 넘치는 새로운 정치가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라는 점을 국민들께 약속드린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