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간 극한 대립 ‘한국GM 부도설’ 갈수록 커져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한국GM 노사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한국GM이 6일 지급 예정이던 성과급을 어렵다고 밝히자 노조가 사장실을 점검하고 카허 카젬 한국GM사장 퇴진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노조가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사장실 집기를 파손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측은 사무실 점거와 집기 훼손에 대해 관할 경찰에 신고하고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6일 한국GM에 따르면 노조 및 집행부 10여명이 현재까지 사장실을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사무실을 무단 점검하고 집기류를 파손한 노조 및 집행부를 검찰에 수사 의뢰한 상황이며, 강경 대처할 것이란 입장을 보이고 있다. 노조 역시 사무실을 점검하고 성과급 지급이 해결되지 않으면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을 기세다. 노사간 대립이 극에 달하면서 ‘한국 GM 부도설’이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노조가 지난 5일 사장실을 점검하고 집기류를 파손까지 이른 발단은 카허 카젬 사장이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 때문이다. 카허 카젬 사장은 “회사가 현재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며 “추가 자금 투입이 없다면 이달 도래하는 각종 비용을 지급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추가적인 자금 수혈이 없는 상황에서 더 이상 지급할 자금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노조가 반발하며 사장실에 들이닥쳐 점검하고 집기류 파손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노조에게 지급할 성과급은 1인당 450만원이다. 앞서 사측은 지난 1월 9일 타결된 ‘2017년 임금협상’에서 전 직원들에게 1인당 1050만원의 격려금과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합의하고 2월 14일 600만원을 지급했다. 그런데 6일 450만원을 지급하지 못하겠다고 사측이 밝히면서 노조가 이같은 행동에 나선 것이다.
한국GM 관계자는 “노조 합의로 성과급은 지급해야 하지만 당장 성과급을 지급할 자금 사정이 안되기 때문에 연기했다”며 “자금난이 해결되도록 노조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금난에 숨통이 틔우기 위해선 자구안이 확정돼야 하는데 지난달 7차 교섭 이후 교섭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현 상황에선 8차 교섭이 언제 이뤄질지 알 수 없다.
한국GM 관계자는 “정식으로 노조에서 공문을 보내 교섭을 보낸 적이 없어 언제 교섭이 진행될지 알 수 없다”면서 “물밑에선 여려 의견이 오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 경영 정상화 되도록 사측에서도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노조가 중앙노동위원회에 신청한 쟁의조정의 제1차 심의는 오는 9일 열릴 예정이다. 노조 집행부가 강경투쟁을 선언하고 있지만 지속적인 강경투쟁은 한계가 있을 것이란 게 업계 관계자의 관측이다. 성과급 미지급에 이어 월급까지 밀릴 경우 조합원의 불만이 커질 경우 강경노선 동력이 꺼질 수 있다는 데 있다. 이 때문에 중노위의 중지 선언이 나오면 노조는 그 즉시 파업 등 쟁의행위에 대한 찬반 투표를 거쳐 파업권 확보에 나서더라도 실제 파업에 나서지 못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GM이 철수할 경우 일자리는 물론 협력업체 부도까지 이어져 지역 경제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며 “여론도 노조에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에 실제 파업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