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분기 연속 적자 스마트폰 사업 올해 흑자 전환 이룰지 주목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LG전자가 1분기 최대 실적을 내면서 가전 명가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어 다시 한 번 조성진 부회장의 경영 능력이 조명되고 있다. 이는 경영 철학 중 하나인 ‘모듈러 디자인’을 꼽는다. 조 부회장이 이끄는 사업마다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어 올해 역시 최대실적을 낼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올해 1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한 것으로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의 경영 철학 중 하나인 ‘모듈러 디자인’을 꼽는다. 모듈러 디자인이란 제품에 들어가는 부품군을 묶고, 레고 블록처럼 조립해 필요한 제품을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다. 다양한 모델에 같은 부품을 사용할 수 있게 돼 생산효율이 향상된다. 제조사는 생산시간이 짧아져 원가를 줄이고 고객 니즈에 맞춰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가능하다. 300종에 달하는 부품으로 구성된 드럼세탁기는 구동 모듈과 제품 디자인을 결정하는 외관 모듈, 탈수 모듈 등 나눠 개발해 필요에 따라 원하는 모델을 생산할 수 있다.
업계에선 LG전자가 주요 가전제품에 모듈러 디자인을 적용하면서 생산속도가 30% 이상 빨라져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가 글로벌 주방가전 시장 선도를 위한 전략으로 ‘모듈러 디자인’을 내세우면서 TV·가전분야 경쟁업체의 영업이익률이 평균 3~5%대에 머물러 있는 것과 달리 8~9%대로 두배 이상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
조성진 부회장은 2017년 LG전자가 다시 1인 CEO체제로 돌아오면서 부회장으로 승진해 맡고 있던 가전사업을 넘어 TV와 스마트폰 등을 포함한 LG전자 사업 전반을 이끌고 있다. 부회장 승진 첫해인 2017년 처음으로 연매출 60조 원을 돌파하고 영업이익도 2009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LG전자의 아픈 손가락인 스마트폰 사업을 정상궤도에 올려놓을지가 조 부회장 앞에 놓인 숙제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지난해 매출 3조655억원, 영업손실 2132억원을 기록하며, 11분기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선 올해 1분기 MC사업본부가 적자폭을 줄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흑자 전환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MC사업본부는 영업손실 1400억~1500억원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조 부회장은 부회장 취임때 흑자 전환을 약속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가전사업에 심혈을 기울였다면 올해는 MC사업본부의 흑자 전환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상반기에 G7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흑자 전환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