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와 좋은 습관 그리고 기원하는 마음
까치와 좋은 습관 그리고 기원하는 마음
  • 정기상
  • 승인 2006.12.22 0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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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진공원의 호수는 화려하였던 여름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곱게 피어나 세상을 장식하고 있던 연꽃들은 찾아볼 수 없고 말라버린 가지들만이 그득 메우고 있다. 눈에 보이는 것은 흑백의 잔영뿐이지만 그것에는 많은 이야기가 함축되어 있다. 겉에 드러난 것만이 전부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마음에 전해지는 감동이 파도가 된다. 지난 일 년 동안의 일들이 응축되어진 결과이기 때문이다. 하얀 눈을 머리에 이고 있어 더욱 더 고혹적으로 보인다. 말라비틀어진 연꽃 줄기를 바라보고 있는데 움직이는 것이 있다. 이상하여 자세히 들여다본다. 연꽃 줄기는 수면과 맞닿아 있었다. 공간이 넓지 않음에도 그 사이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이 있었다.

까치.

까치였다. 그 좁은 공간을 아무런 불편도 없이 자유롭게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자세히 바라보니, 먹이 활동을 하고 있었다. 말라버린 연꽃 줄기를 뜯어서 먹고 있는 것이다. 까치의 그런 모습에서 많은 것을 깨우치게 된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연습을 계속하게 되면 무엇이든지 못할 것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수면과 연꽃 사이를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숱한 연습을 하였을 것이다. 텃세가 되어버린 까치가 겨울에는 먹이를 구하기가 결코 쉽지가 않았을 것이다. 부족한 먹이를 구하기 위하여 연꽃줄기를 생각하였을 것이고 그것을 구하기 위하여 노력을 많이 하였을 것이 분명하다.

의지와 실천은 좋은 습관을 만들어준다. 습관은 행동의 반복으로 자연스럽게 정착되어진 생활 습성이다. 그것이 나쁜 쪽으로 고착되면 고치기가 아주 어렵지만 좋은 습관이 되면 삶의 질을 높이고 풍요롭게 만들어준다. 까치의 행동에서 그것을 새삼 실감할 수가 있다. 한낱 미물인 동물도 저런데 사람에게 좋은 습관을 기르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좋은 습관은 저절로 생기게 된다. 의식하지 않아도 바르게 살아갈 수가 있는 것이다. 공자님이 말씀하신 이순의 경지가 바로 그런 것이 아닐까. 마음대로 행동하여도 예의 법규에 어긋나지 않게 되는 것은 바로 좋은 습관의 결과다. 좋은 습관을 가진다면 그것은 여의주를 가진 것과 같다.

마른 가지 사이를 자유자재로 활동하고 있는 까치를 바라보며 한 해를 정리해본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살았는지 자문해본다. 그리고 좋은 습관이 내 몸에 배어 있는가를 생각해본다. 고개가 자꾸 옆으로만 흔들어진다. 누구는 좋은 습관을 가진 것을 마음에 근력을 갖게 된 것이라고 말하기도 하였다. 좋은 습관이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겠다.

春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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