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혐의 의혹에 대해선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는 등 원론적인 답변만을 내놓았다. ‘피해자들 회유 시도한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는 “없다”고 밝히고 조사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경찰 조사를 통해 혐의를 벗겠다는 의도로 비쳐진다.

이 이사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자리에서 ‘왜 직원들 욕하고 폭행했나’, ‘상습적으로 폭행한 사실이 있나’, ‘가위나 화분 던진 것 맞나’, ‘임직원에게 할 말 없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 “피해를 끼쳐 죄송하다”,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는 답변만을 내놓았다. 포토라인에 선 대부분의 피의자 신분의 총수 일가들이 그랬듯 이 이사장 역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은 원론적 답변에 그쳤다.

이날 이 이사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다는 소식에 주변에는 이 이사장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컸다. ‘재벌갑질 오너경영 조양호 일가 퇴진하라’, ‘재벌체제 해체하라’ 등 피켓을 들고 “구속 수사를 진행하라”라는 일부 단체의 피켓 시위가 이어졌다.

직원 ‘갑질’ 파문이 터지면서 고구마 줄기 캐듯 각종 의혹이 불거지며 이 이사장은 세간의 지탄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그런 세간의 이목 때문인지 이날 이 이사장은 차량에서 내려 고개를 숙인 채 포토라인 앞에 섰다.

이 이사장은 2013년 여름 평창동 자택 리모델링 공사를 하는 작업자들에게 욕을 하고 주먹을 휘둘렀다는 의혹, 운전기사를 겸한 수행기사에게 상습적으로 욕설하고 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그랜드 하얏트 인천 호텔 증축 공사장에서 근로자들에게 소리를 지르고 밀친 혐의(업무방해·폭행 등)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 부분을 들여다볼 방침이다.

김용철 기자 sisafocus02@sisafocus.co.kr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