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최음제를 찾아라
최고의 최음제를 찾아라
  • 강정아
  • 승인 2006.12.29 1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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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사노바, 침실에 들어가기 전에 항상 초콜릿 먹어

지난달 개봉한 영화 ‘누가 그녀와 잤을까?’에서 하동훈은 최음제를 사용하는 장면에서 리얼한 연기로 화제를 모았다. 그런가 하면 5년 전 필로폰 투약을 놓고 “최음제인 줄 알았다”는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한 연기자는 최근 다시 연속극에 출연하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이렇듯 멀리 있는 것 같으면서 흔히 일상적으로 쓰이는 단어 ‘최음제.’ 성범죄에 악용될 우려가 큰 불법 약물에서 황홀한 밤을 만들어주는 보조기구라는 데 이르기까지 최음제에 대한 인식차는 크다. 그렇다면 과연 최음제에는 무엇이 있고 그 의학적 효과는 어떤 것일까.

초콜릿은 한때 최음제로 여겨졌다는 것은 유명한 사실이다. 초콜릿 속에는 아미노산이 있는데, 아미노산은 사랑에 빠질 때 분비되는 화학성분인 페닐에틸아민을 만든다. 카사노바는 항상 여인의 침실로 들어가기 전에 초콜릿을 먹었다고 한다.

초콜릿 속 아미노산

초콜릿의 주원료인 카카오열매는 한때 화폐로 통용될 정도로 세계적으로 귀하게 여겨졌다. 16세기 스페인 황제 칼 5세를 위한 보고서에는 피로회복 음료와 강장 영양제로 비교할 만한 다른 음식이 없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가톨릭 국가인 이탈리아에서는 성직자들이 초콜릿을 먹는 것을 두고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 논쟁은 250년간이나 이어졌다. 초콜릿은 현재 최음제보다는 ‘사랑의 상징’ 또는 연인끼리의 ‘섹스 신호’로 더 많이 쓰인다.

카카오로 만든 코코아는 아즈텍 사람들에게 최음효과가 있다고 믿어졌다. 아즈텍 왕 몬테수마는 여인들을 만나러 가기 전에 여러 잔의 코코아를 마셨다는 기록이 남아 있으며, 결혼 예식이나 기타 신성한 예식을 올릴 때도 음용했다. 스페인 상류층에서도 코코아를 성적 흥분을 높이기 위해 썼다.

커피 역시 초콜릿만큼 불가사의한 효능이 있다고 믿어졌다. 커피는 맛뿐 아니라 그 효용도 다양해 여러 가지 병증에도 다양하게 음용되고 있다.

커피의 유래에는 2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이슬람교도가 전했다는 설로 1258년 모카의 승려 세크 오말은 아라비아의 오우사바산에서 작은 새가 쪼아 먹던 빨간 열매를 한번 먹어봤더니 상쾌하면서도 영험한 기분이 들었다고 한다. 오말은 이 열매를 약용음료로 썼는데 많은 환자를 구해 성인으로 추앙받았다.

다른 하나는 크리스트교의 전래설이다. 레바논의 어학자였던 퍼스츠나일로누스 바네이시움 마로니터는 옛날 에티오피아 고원에서 빨간 열매를 먹고 밤새 우는 산양의 무리를 카르디라는 양치기가 발견하고 당시 이집트왕의 박해를 피해 함께 숨어 지내던 크리스트교 신자와 함께 이 열매를 먹어봤다고 한다. 부수어서 마셔봤더니 기분이 들뜨고 졸음도 내쫓을 수 있었다는 것.

이처럼 아드레날린을 상승시키는 흥분효과와 각성효과가 커피가 아라비아에 ‘사랑의 묘약’으로 전해진 이유인 듯하다. 예멘의 시바 여왕은 솔로몬 왕을 유혹하기 위해 커피콩을 먹였다는 일설도 있다. 하렘에 수많은 여성을 거느린 술탄이나 부호들이 즐겨 커피를 마셨다고 한다.

이후 오스만제국에서는 성생활을 위해 남편이 아내에게 커피콩을 충분히 주지 못하면 이혼사유가 됐고, 반대로 17세기 유럽에서는 과도한 섹스 요구를 하는 남편에게 커피를 금지해달라고 여성단체가 탄원을 내기도 했다.

커피는 아라비아를 중심으로 기호식품으로 발전됐다. 13세기 후반에는 삶은 원두를 뜨거운 물에 담가 마셨다고 한다. 이를 반캄이라 불렀는데, 당시 아라비아에서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알코올이 금지돼 있었기 때문에, 이슬람교도들은 반캄을 알코올의 대용품으로 마셨다. 때문에 16세기에는 종파에 따라 ‘악마의 음료’로 부르며 금지와 탄압의 대상으로 삼았다.

“이것을 먹는 것은 마치 섹스를 하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는 캐비어는 푸아그라,송로버섯과 함께 세계 3대 진미로 꼽히는 한편으로 최음제로 간주됐다. 캐비어는 알을 뜻하는 페르시아어 ‘카크아바’에서 유래했으며, 16세기 영국에 상륙하면서 알려졌다. 루이 13세는 카스피해에서 전용 마차로 실어다 날랐고, 이란에서는 ‘힘의 과자’라고도 불렸다.

그밖에도 바나나, 감자, 토마토, 아보카도, 굴, 조개 등이 정력식품 또는 최음효과를 내는 음식의 목록에 올라 있다. 이중 조개에는 실제로 성적 흥분을 야기하는 독특한 아미노산 성분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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