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정한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 60개 그룹 중 지난해 내부거래 비중이 50%를 넘는 계열사가 가장 많은 그룹은 중흥건설그룹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정창선 회장 장남 정원주 사장의 중흥토건 중심으로 내부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경영승계를 위한 재원 마련에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중흥건설그룹은 자산 규모 5조원 이상으로 일명 ‘준대기업집단’으로 불리는 자산 5조∼10조원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분류되고 있다. 2015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된 중흥그룹은 63개 계열사를 두고 있는 재계순위 34위다.
대규모기업집단 현황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중흥건설그룹의 내부거래액은 총 1조8240억 원으로 전체 매출 6조8211억 원의 26.7%에 해당된다. 내부거래 계열사는 11곳으로 이 중 오너 일가 지분이 보유한 곳은 7개에 달한다. 정창선 회장의 장남 정원주 중흥건설 사장이 소유한 계열사에서 내부거래 매출의 45.6%가 발생했고, 차남인 정원철 시티건설 사장 소유의 계열사가 차지하는 내부거래 비중은 39.9%에 달했다. 특히 이들 지분은 45%이상으로 높아 공정거래법상 사익편취 금지 규제 대상(상장사 30%, 비상장사 20% 이상)에 해당된다.
내부거래 매출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중흥토건으로 매출 1조3066억원 가운데 내부거래로 8317억원을 올려 내부거래 비중은 62.7%에 달한다. 중흥토건 내부거래 매출을 보면 정 사장이 10% 지분을 보유한 중흥에스클래스가 2835억 원, 청원개발과 새솔건설·에코세종을 통해 각각 1500억 원, 1000억 원을 올렸다. 중흥토건은 정원주 사장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경영승계를 위해 계열사들의 전방위적인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룹 차원에서 정 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중흥토건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모양새다.
중흥토건은 중봉건설, 에코세종, 중흥엔지니어링, 세종중흥건설, 청원산업개발, 청원건설산업 등이 100%, 중흥에스클래스 90%, 세흥산업개발 12.50%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중흥건설그룹에서 분리해 독립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차남 정원철 시티건설 사장 역시 내부거래 비중이 상당하다. 시티건설 내부거래 규모는 중흥토건 다음으로 매출 6818억원 가운데 내부거래로 5924억 원을 올려 비중이 86.9%에 달한다. 내부거래 비중만 따지면 금속토건, 세종이엔지에 이어 3번째다. 시티건설도 정원철 사장의 개인회사나 다름없는 곳으로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시티건설 내부거래 대부분은 시티글로벌에서 벌어들였는데 규모만 3271억원이다. 시티글로벌 역시 정 사장이 100% 지분을 보유한 회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