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와 dvd 시장의 확충으로 인해 달라진 '속편'의 성공률
1980년대가 끝나갈 무렵, 미국의 한 영화전문지는 '3부작' 프랜차이즈를 기준으로 흥행성적의 총계를 낸 결과, 1-2-3 편의 순으로 '10-6-4'라는 '흥행수익의 수치'를 집계했었다. 그러나 이런 수치는 오직 1980년대에나 통하던 것으로서, 최근 들어서는 '10-15-7'이라는 공식이 일반적이다. 최근 공개된
의 흥행수익은 정확히 전편의 150%에 해당하는 것이었으며, 전편이 상업적으로나 비평적으로 모두 호의적인 반응을 얻었을 때, 속편의 50% 신장세는 '보장'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볼 수 있다. 이는 1980년대에 비해 훨씬 더 확장되고 굳건히 자리잡은 비디오시장-DVD 시장의 영향으로 볼 수 있으며, 비디오시장에서의 대성공으로 전편의 3.5 배를 상회하는 2편 흥행기록을 낸 <오스틴 파워>같은 '특이 사례'도 물론 존재한다.
반면, 전편이 각종 매스미디어에서의 '호들갑'과 '마케팅' 전략, 또는 '원작 아이템'의 인지도에 의해 흥행에 성공했더라도 비평적으로나 관객의 반응 면에서 신통치 않았을 때, 그리고 전편과 캐스팅이 완전히 뒤바뀐 '서자격 속편'일 경우에는 절반 혹은 절반 이하의 속편 흥행을 감수해야 한다. 전자의 대표적 예로는 최근 공개된, 전편의 60% 정도 흥행도 버거울 듯 보이는 <스쿠비-두 2>와 전편의 75% 흥행을 기록한 <미녀삼총사 2>를 들 수 있으며, 후자의 경우, 전편의 30% 대도 채 못 채운 <북 오브 섀도우: 블레어 위치 2>를 들 수 있다.
한편, 속편의 공개 시기도 최근 들어 경향이 바뀌어가고 있다. 비디오라는 매체가 없던 1960년대까지만 해도 관객들이 오리지널의 기억을 잃을지 모른다는 '공포감' 때문에 왠만한 속편은 전편이 제작된 바로 다음해, 때로는 같은 해에도 등장하곤 했지만, 1960년대 후반에 '007 시리즈'가 탄생시킨 '2년 인터벌 원칙'이 먹혀들어가면서 이후 '2년'이 속편 등장의 최적기처럼 여겨졌었다. 그러나 1980년에 3년만에 등장한 <스타워즈>의 속편 <제국의 역습>이 대성공을 거두고, 동시에 비디오시장의 확충이 전편의 '기억'을 새롭게 하고 있다는 판단이 서게 되면서 '3년 원칙'이 헐리우드를 지배했으며, 전편으로부터 7년만에 등장한 <에이리언 2>나 <터미네이터 2>가 대성공을 거둔 이후로는 정확히 말해 '속편 등장의 최적기' 공식은 상당한 융통성을 지닌 채 '나름대로'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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