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막 오른 원 구성 협상, 각 당별 ‘동상이몽’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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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野, 18개 상임위 쟁탈전 시작…3석의 의장단 놓고도 저마다 ‘눈치 싸움’
[시사포커스 오훈 기자] 교섭단체 원내대표단 회동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자유한국당 김성태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시사포커스 오훈 기자] 교섭단체 원내대표단 회동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자유한국당 김성태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지방선거 후폭풍에 휩싸여 한동안 제 기능을 하지 못하던 국회가 지난 27일부터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을 시작하며 뒤늦게나마 정상화에 나섰지만 각 당은 첫 만남부터 치열한 탐색전을 펼치면서 원 구성이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선거 결과에 힘을 받은 여당은 당장 그 기세로 원 구성을 조속히 마무리 짓고 주요법안 처리에 집중하려 하지만 이미 6월 말인 만큼 당초 목표로 한 이달 내 원 구성은 사실상 어렵기에 내달 중 얼마나 빨리 합의안을 내놓을 수 있을지가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바른미래당 등 일부 야당에선 조속한 원 구성을 촉구하는 여당과 궤를 같이 하고 있는데다 대체로 각 당의 새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일정도 8월에 몰려있어 일단 7월 중 결론이 나올 것으로 전망되지만 일각에선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경우 현재 비대위 구성에도 여념이 없고 전당대회 일정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라 원 구성은 이들이 얼마나 적극 협조에 나설 것인지에 따라 좌우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 원 구성 놓고 野 “통 크게 양보하라”…與 “최대한 양보할 것”

4개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원 구성 협상을 위해 처음 한 자리에 모인 지난 27일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선 모두발언에서부터 각 당별 첨예한 입장차가 드러났는데, 먼저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정해진 원칙과 관례에 따라 원 구성 협상을 하면 시간이 그렇게 많이 소요될 필요가 없다”며 그간 주장해 온대로 기존 관행에 따라 국회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상임위를 배분하자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현재 130석으로 원내 1당인 민주당은 앞서 6선의 문희상 의원을 이미 국회의장 후보로 정한 데 이어 상임위원장은 의석수를 기준으로 8·7·2·1(민주당·한국당·바른미래당·평화와정의) 비율로 배분하겠다는 속내를 내비친 바 있다.

그럼에도 일단 홍 원내대표는 선거 패배의 충격에서 헤어나 이제야 협상자리에 겨우 나온 야권 상황을 의식한 듯 “산적한 현안이 많아 빠른 시일 내 원 구성 협상을 마무리하고 일하는 국회로 다시 정상화 돼야 한다. 다른 원내대표들도 협조해 줄 것이라 확신한다”면서도 “민주당이 최대한 양보하고 절충해서 타협안을 도출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일부 양보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이를 놓치지 않은 한국당의 김성태 원내대표는 곧바로 “입법부 기능마저도 민주당이 사실상 독식해버린다면 제대로 된 비판과 견제 기능이 이뤄질 수 없다”며 “이번 후반기 원 구성은 집권당인 민주당이 통 크게 양보하고 배려함으로써 국회가 진정한 협치와 타협으로 국민에게 신뢰할 수 있는 좋은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공언했다.

또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을 대표해 나온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 역시 “19대까지 양당체제 국회였는데 20대부터 다당체제가 됐다”며 “20대 하반기 원 구성에 있어선 다당 체제를 바탕으로 해서 과거에 바람직하지 못한 관행이 있었다면 관행을 뛰어넘어 국민 눈높이에 맞게 국회법 원칙에 따라 원 구성 협상이 원만히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여당 측 주장에 사실상 반기를 들었다.

하지만 빠른 시일 내에 원 구성을 하자는 데 대해서는 대체로 동의한 모양새인데, 회동 직후 홍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저는 이번 주말까지 마무리해서 7월 초에는 국회 정상화를 생각했는데 좀 어려운 것 같다”면서도 “많은 국민이 조속한 국회 정상화를 바라고 있어서 (여야가) 신뢰를 갖고 빠른 시일 내 원 구성 협상을 마무리하자는 의견을 같이 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를 재확인해주듯 바른미래당의 김관영 원내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협상 진행상황을 보면서 빠른 시일 내 원 구성 협상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하자고 하는 점은 서로 합의를 했다”고 설명했는데, 한국당조차 김성태 원내대표가 “앞으로 신뢰를 갖고 수석부대표, 대표 간 수시로, 협의 조정하는 협상 방식을 가져가기로 했다”며 우선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이런 기류를 읽었는지 홍 원내대표는 수석부대표들 간 원 구성 실무협상이 열리는 28일에도 오전 당 정책조정회의를 통해 “17~19대 국회까지 국회 원 구성 협상이 6월24일 이전에 다 마무리 지었다. 야당도 골든타임 놓치지 말라는 국민의 뜻을 받아들여 최대한 협상에 임해 달라”며 “최대한 양보하고 대승적 자세로 협상에 임하겠다”고 거듭 야권에 호소했다.

◆ 의장단부터 상임위 배분까지 저마다 셈법 제각각

[시사포커스 / 오훈 기자] 홍익표 민주당 수석부의장은 한국당이 법제사법위원장직을 차지하고 있던 전반기 국회 당시를 꼬집어 “법안 처리 과정에서 법사위가 법안을 처리하기 위한 게 아니라 완전히 법안을 막는 상임위처럼 작용했다”며 “정부여당 입장에선 운영위, 법사위,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 3개 핵심 상임위는 양보하기 어렵다”고 입장을 내놨다.
[시사포커스 / 오훈 기자] 홍익표 민주당 수석부의장은 한국당이 법제사법위원장직을 차지하고 있던 전반기 국회 당시를 꼬집어 “법안 처리 과정에서 법사위가 법안을 처리하기 위한 게 아니라 완전히 법안을 막는 상임위처럼 작용했다”며 “정부여당 입장에선 운영위, 법사위,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 3개 핵심 상임위는 양보하기 어렵다”고 입장을 내놨다.

다만 홍 원내대표는 “내가 ‘이 상임위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을 얘기 안 하는 것이 빠른 합의에 도움이 된다”면서 ‘최대한 양보한다’는 범위가 구체적으로 어디까지인지 직접 표명하지는 않았는데, 여기에 대해선 같은 날 오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같은 당 홍익표 정책위수석부의장의 발언을 통해 어느 정도 추론해 볼 수 있다.

홍 수석부의장은 한국당이 법제사법위원장직을 차지하고 있던 전반기 국회 당시를 꼬집어 “법안 처리 과정에서 법사위가 법안을 처리하기 위한 게 아니라 완전히 법안을 막는 상임위처럼 작용했다”며 “정부여당 입장에선 운영위, 법사위,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 3개 핵심 상임위는 양보하기 어렵다”고 입장을 내놨다.

그러면서도 홍 수석부의장은 “법사위 같은 경우는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께서 우리 여당이 갖고 가도 된다고 했지만 아마 다른 야당이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국회의장과 운영, 예결위를 갖고 온다면 관례대로 우리가 (야당이던) 18·19대 때도 법사위를 가져왔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협치 차원에서 (야당이 법사위 가져가는) 그것이 꼭 불가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양보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 발 더 나아가 그는 “우선 한국당이 법사위원장을 누굴 임명할 것인지도 중요하다”면서도 “법사위원장을 야당에게 준다고 하더라도 다른 야당도 있고 꼭 제1야당이 가져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가능성도 열어 놓고 협의를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여당의 방침을 접한 야권은 저마다 ‘알짜 상임위’에 눈독 들이며 목소리를 높였는데,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원 구성과 관련 “가급적 7월 초순에 마무리하겠다”면서도 “가뜩이나 중앙권력에 이어 지방권력까지 이 정권이 모두 독점하는 판에 집권당이 법사위까지 눈독들이고 있는 건 견제와 균형의 축을 무너뜨리고 입법 권력마저 독식하는 것”이라고 즉각 견제구를 던졌다.

◆ 중소 야당, 거대 양당 틈에서 각자 ‘입지 확대’ 모색

여기에 질세라 ‘평화와 정의의 의원 모임’의 장병완 평화당 원내대표까지 이날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본회의와 법사위가 상호 견제와 균형이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에 법사위원장은 국회의장을 맡지 않는 당에서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거대 양당 간의 대립을 효율적으로 조율할 수 있는 제3, 제4교섭단체가 법사위원장을 맡는 것이 오히려 국회를 원활하게 운영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법사위 쟁탈전’에 뛰어들었다.

[시사포커스 / 유용준 기자]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는 전체적인 상임위 배분 비율과 관련해 “의석수 기준으로만 보면 (여당 주장대로) 8·7·2·1 수치가 나오는 건 사실이나 각 정당 간 너무 기계적으로 비율을 적용하기 보다는 원활한 국회 운영을 해서 서로 협상할 필요가 있다. 소위 말하는 범진보와 범보수 간 균형도 필요하다”며 민주당 몫 1석을 자당에 양보해줄 것을 기대하기도 했다.
[시사포커스 / 유용준 기자]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는 전체적인 상임위 배분 비율과 관련해 “의석수 기준으로만 보면 (여당 주장대로) 8·7·2·1 수치가 나오는 건 사실이나 각 정당 간 너무 기계적으로 비율을 적용하기 보다는 원활한 국회 운영을 해서 서로 협상할 필요가 있다. 소위 말하는 범진보와 범보수 간 균형도 필요하다”며 민주당 몫 1석을 자당에 양보해줄 것을 기대하기도 했다.

이 뿐 아니라 장 원내대표는 전체적인 상임위 배분 비율과 관련해서도 “의석수 기준으로만 보면 (여당 주장대로) 8·7·2·1 수치가 나오는 건 사실이나 각 정당 간 너무 기계적으로 비율을 적용하기 보다는 원활한 국회 운영을 해서 서로 협상할 필요가 있다. 소위 말하는 범진보와 범보수 간 균형도 필요하다”며 민주당 몫 1석을 자당에 양보해줄 것을 기대하기도 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장 원내대표는 국회 의장단 구성과 관련해서도 지난 27일 오전 CPBC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에 나와 “교섭단체별로 의장, 부의장 후보를 추천하고 이들이 정견 발표라도 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해서 국회법에 따라 자유투표를 해야 한다”며 “의장과 부의장을 과거와 같이 교섭단체 간에 밀실에서 협의해 후보가 누군지 또 어떤 철학으로 국회를 운영할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의원들이 깜깜이 투표를 지금까지 해왔는데 이건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 관례대로면 1석의 국회 부의장직을 얻을 가능성이 높은 바른미래당에선 이 같은 제안은 일축하고 있는데, 국회 부의장 후보와 관련해 이미 내부적으로 자당의 정병국, 주승용 의원 등을 꼽아보고 있는데다 김관영 원내대표도 28일 원내대책회의를 통해 “원칙과 상식에 걸맞는 원 구성 협상이 된다면 조속한 시일 내에 (타결이) 이뤄질 수 있다”고 재차 역설해 이전처럼 교섭단체 순서 및 의석수를 기초로 하는 방식에 힘을 실었다.

아울러 바른미래당은 상임위 배분에 있어선 경제와 관련된 기획재정위, 정무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등을 우선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들 중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와 함께 산자위도 원하고 있는 평화당 측과의 충돌이 불가피해 과연 두 중소 정당 간 조율이 이뤄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밖에 국회의장단 선출을 먼저 할지 상임위 배분 등과 일괄 타결할지도 협상과정에서 또 다른 쟁점이 될 것으로 관측되는데, 민주당과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 측은 지난달 30일부터 공백상태인 국회 지도부부터 먼저 뽑아야 된다는 입장이지만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의장단 선출과 상임위원장·상임위 배분을 분리해선 안 된다고 맞서고 있어 이마저도 여러모로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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