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만 보는 ‘묻지마 선거’의 피해는 결국 유권자 몫
정당만 보는 ‘묻지마 선거’의 피해는 결국 유권자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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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수 회장
박강수 회장

더불어민주당이 ‘싹쓸이’하다시피 한 6·13지방선거가 끝난 지도 어느덧 한 달이 됐지만 심지어 국회도 새 의장단을 출범시킨 판국에 일부 기초의회에선 여태 의장단을 선출하지 못하는 한심한 작태가 벌어지고 있어 지역 유권자들의 기대를 벌써부터 산산이 깨뜨리고 있다.

사실상 이번엔 정당만 보고 뽑는 선거로 귀결됐다 보니 일부 지역에선 아예 더불어민주당 1당 독재 현상도 일어나고 있는데, 본인 역량보다 당장 ‘어느 정당의 공천을 받느냐’에만 혈안 된 이들도 적지 않았기에 당선되자마자 이전투구 현상이 일어난다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단적으로 서울 광진구 의회에선 지난 4일 의장단 선출에 끝내 실패하며 시한을 넘겼는데, 의장을 역임한 경험이 있는 구의원은 의장 선출에서 제외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민주당 서울시당에서 각 지역위원회로 내려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의장을 지낸 바 있는 이 당 소속의 한 의원이 끝까지 입후보를 강행하면서 이 지경에 이른 것이다.

이처럼 같은 당 소속이라도 화합이 안 되고 다투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으며 특히 차기 총선을 노리는 지역당협위원장들은 구 의회 의장의 막강한 권한을 디딤돌로 활용하고자 이 자리를 놓고 팽팽한 기싸움까지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현상은 어느 정당을 막론하고 전국적으로 만연해 있는 모양새인데 대구 달서구 의회에선 한국당 의원들끼리 서로 자리다툼이 벌어져 14일 현재에도 여전히 의장단을 구성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며 부산 남구의회에선 임기가 시작된 지 열흘이 넘었는데도 상호 동수인 민주당과 한국당 구의원들이 대치 국면만 이어가면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지역주민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당론을 어기는 해당행위를 해도 무조건 공천을 받는 참사가 일어나니 수준미달의 인사들이 ‘당 명패’만 앞세워 당선되게 되었고, 이들이 개인 이해관계에 따라 파벌, 당파싸움만 벌이며 결국 의정은 뒷전으로 미루니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주민들이 지게 되는 것 아니겠는가. 어쩌다 국회에서나 빈번하던 파벌싸움이 기초단체 단위까지 흘러든 것인지 참으로 갑갑한 따름이다.

이 같은 촌극이 벌어질 것을 미처 예상치 못했는지 국민들부터 선거만 했다 하면 오로지 정당 중심으로 표를 던지면서 사실상 파벌의 중심을 만들어주니 이제는 아예 이념별, 정당별, 계파별 분열이 한층 심화되는 폐단이 벌어지고 있다.

이미 남북이 분단되어 있는 현실에서 정치권조차 이념적으로는 진보와 보수, 또 진보세력 내에서도 민주당, 정의당, 평화당으로 나뉘어져 있고 민주당 안에는 친문과 비문, 친문 내에선 부엉이 모임 출신 등 그 끝을 모를 정도로 파벌만 형성되고 있으며 보수 역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으로, 한국당 내에선 친박과 비박, 친홍 등 갈기갈기 찢어져 있어 국민들은 어떤 게 옳은 세력인지 이제는 도통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물론 이미 국회에서도 다당제가 어느 정도 자리 잡았고, 민주사회에서 여러 목소리가 존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기에 여러 정당이 나오고 계파가 형성된다는 자체를 무조건 비판하는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어느 선거든 분별없이 정당만 보고 표를 주는 행태가 파벌주의와 분열 행태라는 부작용을 일으키고 진정한 지역일꾼을 선출하기 위해 존재하는 지방선거의 본질조차 ‘정당 인기투표’로 변질시키는 것은 대한민국 미래와 정치수준 향상을 위해서라도 최소한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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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 2018-07-14 19:32:20
기호2번 자유한국당 마포구청장 후보 전기료 반값 서민위한 초강수 땡큐 박강수 뿜뿜뿜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