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건조기 시장 독주 상반기 150% 증가
삼성전자, 14KG에서 60% 점유율 기록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미세먼지와 습도가 높은 여름철을 맞아 의류건조기가 필수 가전제품으로 자리 잡으면서 가전업계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의류건조기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LG전자와 14KG급 대용량 건조기 시장에서 독주체제를 구축한 삼성전자가 2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고, 중기·중견 가전업계는 틈새시장을 노리며 건조기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더군다나 해외 가전업체까지 두드리면서 국내 건조기시장이 격전지로 변모하고 있다.
25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올해 건조기시장 규모는 1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2016년 10만대에 불과했던 건조기시장은 이듬해 60만대로 6배 이상 커지며 고공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의 두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냉장고·세탁기(130만~150만대)와 비슷한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국내 건조기 보급률이 아직 10% 내외로 추정되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
의류 건조기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한 것은 중국發 황사와 미세먼지로 인해 의류를 건조하는데 불편을 겪으면서 계절이나 날씨와 상관없이 실내에서 의류를 건조하려는 수요와 맞물렸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술력이 업그레이드되면서 1회 사용 시 전기료가 100원대에 불과한 것도 판매량 증가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국내의 건조기 열풍에는 히트펌프 기술이 크게 기여했다. 히트펌프 기술은 냉매를 순환시켜 세탁물을 건조하기 때문에 옷감에 뜨거운 바람을 직접 쏘이는 히터 방식에 비해 에너지효율이 높고 옷감보호에 유리하다.
◆LG-삼성 ‘2파전’…해외업체까지 가세
건조기시장은 LG전자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시장점유율은 60~7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LG전자의 올해 상반기 건조기 판매량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150% 증가했다. 작년 연말 출시한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로 판매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올해 5월에는 냉매를 압축하는 장치를 기존의 1개에서 2개로 늘려 효율과 성능을 높인 것 외에 건조기 내부에서 바람세기를 조절하는 인버터 모터를 하나 더 탑재한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 트럼 건조기를 출시했다. 건조용량은 14KG이다.

삼성전자 역시 올해 2분기 국내 건조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배 증가하며 시장을 이끌고 있다. 3월에 건조기시장에 뛰어든 이후 가파른 성장세다. 14㎏급 대형 건조기 '그랑데'를 시장에 발빠르게 선보인 게 주요했다. 삼성 건조기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1~5월 14㎏급 건조기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60%를 넘겼다.
대우전자는 10kg 단일 용량 제품인 클라쎄 건조기를 선보이며 경쟁사와 차별화를 뒀다. 지난 5월말 누적판매 5000대를 돌파하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건조기 판매량은 5월 대비 1.5배 증가했다.
해외 가전업체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는 국내 건조기시장에 문을 두드리고 있다. 유럽가전 명가 보쉬는 8Kg 용량의 보쉬 콘덴서 의류건조기를 출시했다. 보쉬 콘덴서 의류건조기는 국내 전기 사용 상황에 맞게 변경한 한국형 모델이다. 전기 콘덴서 타입을 채택한 제품으로 건조기 내의 수증기가 응축되는 과정에서 수증기의 잠열을 회수해 에너지 사용량을 절감해주며 설치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높은 건조력으로 균일하게 건조한다.
업계 관계자는 “황상 및 미세먼지 영향으로 실외 보다 실내에서 의류를 말리는 시간이 늘다 보니 건조시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 시장이 가파르게 상장하고 있다”며 “업체들도 시장 선점을 위해 고객의 요구사항에 맞는 건조기 개발에 나서면서 앞으로 판매량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