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닮아가는 지방의회,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국회 닮아가는 지방의회,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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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수 회장
박강수 회장

지역주민들을 위해 뛰겠다고 부르짖던 지방의회 의원들이 선출된 지 두 달도 채 지나지 않았음에도 벌써부터 초심을 잃고 의장단, 상임위 등 제각기 자리싸움에나 연연하고 있어 개탄을 금할 수 없다.

특히 의결할 현안이 산적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거가 끝난 지 한 달이 넘도록 원 구성 문제조차 매듭짓지 못한 채 여전히 신경전만 이어가고 있는 일부 지방의회들을 보면 대체 여기가 국회인지 어딘지 분간이 안 될 정도다.

어떤 자리를 차지하느냐에 혈안이 돼 심지어 정당을 초월한 진영싸움까지 벌이는 지방의회 의원들의 천태만상을 보고 있노라면 심지어 국회보다 한심한데, 여기에 지역 당협위원장들까지 끼어들어 본인의 총선에 도움이 되는 의회 구성을 위해 지방의회 의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명색이 지방의회임에도 의정이나 구민 복지 등은 뒷전이고 오로지 ‘공천 줄 대기’ 추태만 횡행하고 있다.

이만 해도 심각한 지경이지만 더 큰 문제는 초선 지방의원들의 자질이 중앙정부의 지자체 감사가 없어진 뒤 이를 대신해 맡은 행정사무 감사조차 감당할 능력이 안 될 정도로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데에 있다.

사실 지방자치법 제38조 제2항엔 ‘지방의회는 소속 의원들이 의정활동에 필요한 전문성을 확보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긴 하지만 이는 그저 법조문에 그칠 뿐 현실은 회계도 모르는 사람이 지자체 회계감사를 하는 경우도 있다 보니 의원 개개인 역량에 따라 각 지방의회의 감사 수준에 있어서도 그 편차가 크다.

그나마 이를 보완하기 위해 지방자치법 제59조 제1항에 의거, 각 지방의회의 상임위 별로 전문위원을 두고는 있지만 사실상 지자체장에 의해 이들의 인사권이 좌우되는 제도상 맹점이 있어 지자체를 감사하려는 지방의회 의원들을 돕는 데에는 소극적이 될 수밖에 없는 문제도 있다.

그렇다면 지방의원들이 중앙감사를 대신해주는 만큼 지방의회 의원들의 수준을 높이기 위한 교육이라도 중앙정부에서 적극 실시해야 하지만 행정자치부를 비롯한 그 어느 정부기관조차 계획도, 의지도 없다 보니 지방의회는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반쪽짜리’로 전락한 상황이다.

이렇듯 수준 미달인 의원이 적지 않다 보니 지역 현안을 살펴보고 결정해야 하는 의안을 놓고도 일종의 거수기처럼 소속정당의 입장만 대변하는 데 그치고 있고 어느덧 지방의회는 국회에서 일어나는 정쟁의 확장판이 되어 버린 모양새다.

이런 이들이 이제는 임기 4년 내내 유급제로 꼬박꼬박 세비까지 받아가는 것은 물론 국외연수란 명분으로 매년 외유나 다니고 있으니 일부에선 지방자치제에 대한 근본적 회의론까지 불거지는 것 아니겠는가.

지난 민선 6기 지방의회 때만 해도 4년 간 지방의원의 국외연수에는 279억5900여만 원의 혈세가 들어갔는데, 이번 민선 7기에는 이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이 소식을 듣는 지역주민들의 한숨소리는 깊어만 가고 있다.

여기에 마치 그간 국회 특수활동비처럼 지방의회 업무추진비도 1963년 제정된 지방재정법에 따라 판공비가 도입된 후 줄곧 깜깜이 예산이나 다름없어 지난 2015년 ‘지방의회 업무추진비 집행기준’이 신설되기 전까지는 사용처가 공개되지 않아 세금이 어디에 쓰였는지 시민들이 알 수 없었고, 이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진 이후에도 대구시의회를 비롯한 일부 지방의회에선 아직도 관련 규정을 마련하지 않아 예산은 아무리 증액되더라도 사용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실로 지방의원의 능력부터 예산 부분에 이르기까지 현재의 지방의회가 총체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이제는 급기야 ‘국회의원 코스프레’를 하며 정당 논리에 따른 당쟁마저 하고 있으니 그간 국회의원을 향하던 질타의 목소리가 어찌 시·도, 시·군·구의원들에게도 향하지 않겠는가.

부디 이번 민선 7기 지방의회부터는 매년 반복되는 악·폐습을 이제라도 근절하고 초심으로 돌아가 지역주민을 위해 존재한다는 그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길 거듭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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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K 2018-08-05 09:52:48
자유한국당 전 마포구청장 후보님. 다음에 꼭 당선 되시어 싹 바꿔부세요~~~ 서민위한 자유한국당 박강수 뿜뿜뿜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