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혜선 의원 '드라마 스태프 실제 노동시간' 공개 기자회견
최대 24시간 50분 촬영, "24시간 근무 근로계약서 강제해"
"살인적인 초과노동, 이낙연 국무총리 직접 나서야"
SBS, KBS, JTBC, tvN, MBN. 외주화, 비정규직 문제 여전해

[시사포커스 / 현지용 기자] SBS 월화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스태프가 지난 1일 자택에서 사망한 소식 이후, 추혜선 정의당 의원이 '드라마 스태프 실제 노동시간'을 공개하며 이에 대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추 의원은 9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민주노총 희망연대노동조합 방송스태프지부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며 드라마 스태프들의 실제 노동시간을 정리한 도표를 공개하며 "살인적인 폭염에 어떠한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 채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희생을 강요받으며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SBS 주말드라마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과 tvN 수목드라마 '아는 와이프' 촬영스케쥴표를 보이며 현장 스태프들이 기록해 제보한 촬영시간을 각각 공개했다. 각 드라마는 최소 16시간 30분부터 최대 23시간 이상, 첫 드라마 촬영부터 22시간 20분의 촬영 스케쥴로, 추 의원은 이에 대해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방동 스태프 노동자들이 고문에 가까운 비 인간적 노동을 강요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달 20일 드라마 방송제작 스태프 노동자들의 불공정 계약 사례로 24시간을 근무시간으로 명시한 살인적인 초과노동을 계약조건으로 강제한 근로계약서를 발표한 바 있다"며 "불공정 계약 관행에 대해 정부 부처에 보고 했으나 현장 간담회, 가이드라인만 수년째 되풀이"라고 말했다.
이에 추 의원은 "12시간 일하고 12시간 쉬기, 대중교통 이용 못할 때 야간교통비 지급, 폭염 속 생수 비치 등 죽지 않고 일할 수 있는 환경 만들어 달라는 기본적 요구"라며 "이낙연 국무총리께서 직접 나서주길 바란다. 이 살인적인 현장을 계속 방치할 것인가. 노동환경 개선 조치 요구는 시청자들의 요구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희망연대노동조합 방송스태프지부는 기자회견에서 "방송사는 주 68시간을 엄수하겠다 하나 20시간 씩 3일, 16시간 씩 4일 일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방송스태프에 대해 "내인성 뇌출혈이란 언론보도로 과로사가 아니라 하나 서른의 젊은 나이에, 폭염 속에 죽을 것 같이 일하고 죽은 것처럼 몸을 뉘이다 세상을 등진 동료의 죽음이 남일 같지 않아 더욱 가슴이 아프다. "고 심정을 토로했다.

그 외 추혜선 의원실에서 분석한 '드라마 노동시간 실태 사례 자료'에는 ▲MBN '마녀의 사랑'이 지난 달 1일부터 16일 간 매일 최대 24시간 50분의 촬영 시간, ▲tvN '식샤를 합시다3 비긴즈'는 지난 달 1일부터 18일까지 18일간 매일 최대 17시간, ▲JTBC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라이프'가 최대 23시간, ▲SBS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가 최대 19시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 KBS 방송예정 단막극도 최대 23시간 30분의 촬영시간을 기록했다.
한편 지난 2016년 TVN 드라마 '혼술남녀' 이한빛 신입 조연출 PD가 노동착취와 언어폭력으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지난 해 12월 31일 tvN 드라마 '화유기' 스태프가 세트장 낙상사고를 당하는 등 드라마 제작환경에 대한 실태 고발이 연이어 이어지고 있음에도, 이에 대해 방송사·제작사는 외주화, 비정규직 문제 같은 근본적인 해결을 여전히 이루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