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피해자이며 가해자는 박 부장판사”
법원 판결에 불만을 품고 현직 고등법원 부장판사에게 석궁을 쏴 상처를 입힌 사건이 발생했다.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는 1995년 1월 성균관대 본고사 수학문제에 오류가 있다는 지적을 했다가, 승진에서 탈락하고 중징계를 받은 데 이어 1996년 재임용에서 제외됐다. 이후 김 전 교수는 뉴질랜드와 미국 등에서 연구교수로 일하다, 2005년 3월 귀국해 교수지위확인소송을 냈다.
그러나 1심에서 “입시 오류 지적에 대한 보복으로 입증할 만한 증거가 부족해 학교가 재량권을 남용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고, 서울고법 박홍우 부장판사도 작년 12월 김 전 교수의 항소를 기각했다.
이에 지난 15일 오후 김 전 교수는 서울 송파구 잠실동 박 부장판사 아파트에 찾아가 석궁 1발을 쏴 복부에 상처를 입힌 혐의로 체포됐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16일 김 전 교수에 대해 살인미수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 전 교수는 17일 영장실질심사를 받는 자리에서 “나는 피해자이며 가해자는 박 부장판사”라며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어제 저녁부터 식사를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항소기각 사유와 실체적 사실을 알고 싶어 갔을 뿐이고, 현재 증거물은 경찰이 모두 압수했으며 도주할 곳도 없다”며 살인미수혐의 구속영장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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