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부진한 주가 흐름 새 주인 찾기 2년 뒤에나
한국지엠, 법인분리 강행 힘 못쓰는 2대 주주 산업은행
![산업은행 사옥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사진 / 시사퍼커스 DB]](/news/photo/201810/194260_228547_543.jpg)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대우조선해양과 대우건설, 한국지엠 이들 기업들의 공통점은 산업은행과 연관이 있다는 점이다. 또 대우조선해양과 대우건설, 한국지엠은 전신이었던 대우자동차로 이들 기업 모두 옛 대우그룹 기업들이다.
옛 대우그룹의 망령(?)일까. 산업은행이 이들 기업 때문에 책임론이 끊임없이 불거졌다는 점에서 편안한 시절을 맞이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로 이동걸 산업은행장은 도마에 오른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최근 산업은행은 한국지엠으로 또 다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대우건설은 제대로 된 주인을 찾지 못해 산업은행 품에서 주가가 하락세를 면지 못하는 모습이다. 살아날 것 같은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증권사에서 내년 적자 전환을 전망하면서 또 다시 실적이 악화될 수 있다는 불안감마저 다가온다.
산업은행의 고민은 대우조선해양과 대우건설 매각이 번번이 실패하며 새 주인을 찾지 못하다보니 경영능력이 . 이외에도 19일 한국지엠 주총에서 법인 분리 안건이 통과되면서 책임론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대우건설 사옥.[사진 / 시사포커스 DB]](/news/photo/201810/194260_228548_5520.jpg)
◆대우조선해양·대우건설 주인 못 찾은지 오래…언제쯤
대우조선해양과 대우건설의 모태는 대우그룹이다. 삼성과 현대와 함께 한국경제의 삼각편대의 한 축이었던 대우그룹이 1999년 IMF 사태로 공중분해 되며 살아남은 몇 안되는 대우조선해양은 산업은행이 경영정상화를 위해 쏟아 부은 돈만 수십조원에 달한다,
그동안 대우조선해양의 새 주인 찾기는 갈길이 멀어 보였다. 조선업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나타나는 새 주인이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그런데 내년에 새 주인이 나타날지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새 주인 찾기는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01년 8월 워크아웃에서 조기 졸업한 대우조선해양은 조선업 호황으로 LNG선에서 업계 최고 경쟁력을 보이며 새 주인 찾기에 나서다 2008년 한화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산업은행 품을 떠날 것으로 관측됐지만 예상치 않게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져 매각이 무산됐다.
이후 10여년이 흐른 지금 이 과정에서 분식회계 논란과 조선업 불황이 조선업계를 덮쳐 수주 가뭄이 지속되며 오랫동안 실적 악화에 시달렸다. 2016년 2조9910억원 적자를 냈던 대우조선해양은 출자전환과 신규자금 투입 등의 지원과 3년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해왔고 지난해 7391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올해도 상반기까지 5618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금융권에서 내년 적자 전환 가능성을 제기하며 일각에서 내년 매각 작업에 차질을 빚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단 산업은행은 내년 적자폭이 일시적이며 크지 않을 것이라 보고 내년에 매각 작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애초 산업은행은 올해 매각 작업을 진행하려고 했지만 대내외 여건이 녹록치 않으면서 내년으로 시기를 늦췄다.
대우건설 매각은 대우조선해양 보다 더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9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2~3년간 재정비를 거쳐 정상화한 후 재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의 대우건설 매각 시도는 여러 번 있었지만 국내외에서 얘기치 않은 악재들이 잇따라 터지면서 번번이 실패했다. 최근에는 호반건설로 매각작업이 9부 능선을 넘다가 모로코 등 해외사업장에서 3천억 원이 넘는 추가 부실이 드러나며 매각이 무산된 바 있다. 당시 책임론이 불거지며 산업은행이 경영능력이 도마에 올랐다. 최대주주로서 대우건설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해 매각이 무산됐다는 비판을 호되게 받았다.
대우건설이 제값을 받고 매각하려면 주가와 실적을 올려야 하는데 주가는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며 5000원초반대에 머물고 있다. 올해 5월 장중 7천44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30.24%(19일 종가 기준) 하락한 5천190원이다. 매각에 나서려면 호반건설이 인수하기로 한 주당 7천700원까지 올라야 가능하다.
![한국지엠.[사진 / 시사포커스 DB]](/news/photo/201810/194260_228552_574.jpg)
◆산은, 17%의 한계…한국지엠 ‘깜깜이 경영’ 속수무책
산업은행은 최근 한국지엠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5월 한국지엠과 경영정상화에 합의했지만 반년만에 한국지엠이 산업은행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법인분리를 강행했다. 한국지엠은 19일 연구개발 신설법인 '지엠 코리아 테크니컬센터 주식회사'(가칭) 설립 안건을 통과시켰다.
산업은행이 갖고 있었던 비토권도 무용지물이었다. 산업은행은 5월 총 7억5000만달러(약 8000억원)의 자금을 한국지엠에 지원하는 조건으로 경영정상화에 합의하고 10년 이상 머물기로 약속했다. 그런데 이번 법인 분리는 매각작업을 위한 포석이라는 의심을 낳고 있다. 이날 주총에는 2대 주주인 산업은행 관계자도 참석하지 못하는 굴욕을 겪었다. 노조는 산업은행이 책임자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며 강도 높은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산업은행은 한국지엠 주총에서 법인 분리 안건이 가결되면 본안 소송을 낼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법적 다툼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면서 한동안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산업은행은 한국지엠의 2대 주주였지만 어떤 역할도 하지 못했다. 한국지엠이 본사 방침 등을 이유로 산업은행에 아무런 경영정보도 제공하지 않았고, 법인 분리도 한국지엠이 발표 하루 전에 산업은행에 통보하면서 어떤 대응도 할 수 없었다. 한국지엠 지분 17%를 갖고 있는 산업은행의 한계가 그대로 노출되는 대표적인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