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한 호주GM 닮아가는 한국지엠, 적자↑ 고임금・저생산성 발목
철수한 호주GM 닮아가는 한국지엠, 적자↑ 고임금・저생산성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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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분리 이후 생산공장 철수 우려감 커져
정부 돈만 빼먹다 철수한 호주GM 반면교사 삼아야
한국지엠 부평공장 전경.[사진 / 시사포커스 DB]
한국지엠 부평공장 전경.[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한국지엠 법인분리 사태가 결국 철수설을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결국 GM이 정부의 지원금만 빼먹다가 중단돼 철수한 ‘제2의 호주GM’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국정감사에서 한국지엠의 법인분리가 철수의 사전포석이냐는 해석에 “법인분리가 철수로 단정하는데 동의하지 못한다”며 반박하고 있지만 업계서는 동떨어진 발언으로 인식하고 있다.

한국지엠측은 법인분리는 철수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노조는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갈수록 늘어나는 적자 눈덩이· 판매량 부진

현재 한국지엠의 처한 상황을 보면 언젠가는 철수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일단 한국지엠의 실적만 놓고 보면 이같은 기우는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점에서 실적이 결국 철수설에 불을 댕길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지엠 실적을 보면 2013년 흑자를 낸 것 빼고는 2012년부터 최근까지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작년까지 누적적자만 2조5000억원에 이르고 올해만 1조원 가량의 적자가 예상되면서 3조5000억원에 육박한다.

적자가 확대되면서 올해 2월 한국지엠은 군산공장 폐쇄와 인력구조 카드라는 극단조치를 내렸다. 결국 노조는 이를 받아들이고 산업은행은 한국지엠에 10년간 유지 조건으로 8000억원을 출자하는 경영정상화 방안을 GM과 합의했다. 경영정상화 방안이 나오면서 한국지엠이 회생의 길로 접어들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추락한 신뢰와 끊임없이 이어진 ‘철수설’로 불안감만 조성해 판매량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1~9월까지 내수시장은 전년 대비 35.3% 감소했고, 수출 역시 1~9월 누적 판매량은 전년 대비 15.1% 줄었다. 지난해 8400억원 적자를 냈는데 올해 판매량이 더 감소하면서 적자가 확대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결정으로 문단은 군산공장.ⓒ뉴시스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결정으로 문단은 군산공장.ⓒ뉴시스

◆GM, 호주 정부 추가지원 거절하자 호주GM 철수

현재 한국지엠은 GM이 철수했던 호주GM과 너무 닮아있다. GM이 호주GM 철수한 배경에는 2008년 금융위기 위기가 큰 영향을 미쳤지만 그 이면에는 호주의 높은 인건비와 낮은 생산성에 내수 부진까지 겹치고 무엇보다 강성 노조의 안일한 현실 인식 탓도 철수에 한몫 했다. 호주 정부 역시 호주GM 경영정상화를 위해 인건비 보조금으로 2001~2012년까지 약 20억 호주달러(한화 1조7000여억원), 친환경차 연구개발비 보조금도 2012년 2억7500만 호주달러(약 2300여억원)를 GM에 지원했다. 하지만 약화된 경쟁력을 회복하기란 쉽지 않았고 GM이 지속적으로 지원금을 요구하다 결국 호주 정부가 2013년 12월 GM측의 추가 지원금 요구를 거절하자 디자인센터만 남기고 생산공장을 폐쇄했다.

작금의 행해지는 한국지엠의 과정을 보면 호주지엠과 같은 과정을 밟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높은 인건비 낮은 생산성 해결해야…경쟁력 차종 배치도

그렇다면 해결책은 없는 것인가. 호주GM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야 하는데 결국 생산성 향상과 높은 인건비를 해결하는 방법밖에 없어 인력 구조조정 아니면 임금 동결 등 자구책이 수반되면서 조속히 흑자전환에 나서야 한다. GM도 경쟁력 있는 차종을 배치해 내수 및 수출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연례행사처럼 벌이고 있는 노조의 파업도 철수설에 빌미를 제공할 수 있어 자제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적자가 늘어나면서 한국지엠 철수설이 한두 해 나온 얘기가 아니기에 한국 시장의 매력이 떨어지면 언제든지 철수할 수 있는 게 GM 이다”며 “법인분리 안건이 주총에서 통과된 이후 한국지엠이 어떤 방향으로 갈지 지금은 예단할 수 없지만 적자가 지금보다 더 확대되면 철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작년 파업에 나섰던 한국지엠 노조.ⓒ한국지에노조
작년 파업에 나섰던 한국지엠 노조.ⓒ한국지엠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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