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베트남을 생산거점으로 삼은 삼성전자가 장기 투자계획을 밝히고 지속적인 사업 확대에 나선다.
베트남 출장길에 올라 베트남 수도 하노이를 방문, 우옌 쑤언 푹 총리와 면담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30일 “삼성이 많은 나라에 투자했지만, 베트남처럼 기업의 제안에 귀 기울이고 해결해주는 나라는 많지 않다”며 “ "베트남에 대한 장기투자를 계속하고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부회장은 “한국에 돌아가면 간부 회의를 소집해 총리께서 제안하신 것처럼 베트남에 투자할 수 있는 다른 분야가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푹 총리는 “삼성이 사업 규모와 범위를 계속 확대해서 베트남을 세계에서 가장 큰 생산거점일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큰 전략거점이 될 수 있도록 해달라”며 “베트남 기업이 삼성의 부품 공급망에 참여할 수 있는 조건 창출과 지원산업 확대를 위해 계속 지원해주는 동시에 반도체 분야와 인프라, 금융, 정보기술(IT) 개발에도 착수해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푹 총리는 전자정부 구축 분야에 대한 지원 요청과 함께 “삼성이 베트남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우호적인 조건 조성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 자리에는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심원환 삼성전자 베트남 복합단지장(부사장)과 베트남 부 다이 탕 투자기획부 차관, 부 티 마이 재무부 차관 등이 배석했다.
베트남은 수출규모에서 5위에 해당, 중요 교역 대상국으로 베트남 전체의 수출액에서 한국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35%에 달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베트남 현지 법인은 지난해 베트남 GDP의 20%를 차지할 정도다. 때문에 이번 이 부회장과 푹 총리와 만남은 삼성전자가 향후 베트남 경제를 책임지는 한 축으로 공고히 다질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이 부회장은 이번 방문에서 휴대폰 사업을 점검하고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현지 공장과 R&D센터를 둘러볼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총투자규모는 약 19조원, 작년 말 기준 삼성계열사 전체 현지 고용인력 수는 16만명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박닌성과 타이응우옌성 공장에서 연 1억5000만대 스마트폰을 생산하고 있다, 베트남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37% 점유율로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중국 업체 오포가 22%로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이런 이유로 베트남 스마트폰 시장에서 시장 지위를 확고히 다지기 위해 이 부회장이 출장길에 오른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