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간 분열과 파괴 조장은 금물···다양한 의견과 토론 거쳐야
경선불복은 제도상 불가능···독자 출마해도 국민지지 받기 힘들어

그러나 그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한나라당은 누가 나와도 이긴다’라는 대세론에 휩싸여 경선분위기가 가열되고 있는 것.
박근혜 전 대표 측은 “후보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직접하겠다”라고 나섰고 이명박 전 서울시장 측은 “쓸데없는 짓”이라고 맞받아 쳤다.
후보검증뿐만이 아니다. 한나라당내 후보들 사이에 경선 시기나 방법에 대해 의견차이도 좁혀지지 않고 있고 줄 세우기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경선가열 분위기 속에 대선후보 경선 중립을 지키자는 ‘희망모임’이라는 당내 원내·외 인사들의 모임이 있다.
희망모임의 공동대표인 권경석 의원을 만나 당내 일고 있는 경선방식과 시기에 대한 논란의 종착지는 어디인지 들어봤다.
- 당내 대권주자들의 ‘경선결과 승복’ 다짐에도 분열에 대한 의심은 줄지 않고 있다.
과거의 잣대로 지금의 현실을 판단하려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지금은 정치 주체들과 구성원 자체가 달라졌다. 경선불복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첫째, 경선불복자가 독자 출마하는 것은 제도상으로도 불가능하다. 둘째, 과거 경선불복자가 실패했듯이 이미 그것에 대한 학습효과도 있다. 국민들도 알고 있다. 셋째, 경선 전에 탈당을 할 수는 있다. 그러나 과거에는 보스가 공천권이나, 자금과 조직을 추종자들에게 보장해줬기 때문에 (경선에 불복하고 당을) 나갈 수 있었지만, 지금은 세력화가 어렵기 때문에 독자출마가 불가능하다.
- 친박계열로 알려진 김무성 의원이 ‘한나라당발 정계개편’을 주장했는데.
국회의원들은 다 헌법기관이고 정치적 식견과 개인적 의견을 말할 수 있다. 김 의원의 발언은 개인적인 의견을 표출한 것뿐이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본다. 활발한 당내의 토론은 필요하다. 그러나 생산적인 토론이어야 한다. 분열과 파괴를 조장해선 안 된다. 다양한 의견들을 토론과정을 통해 수렴해 나가는 절차는 민주주의에서 당연한 것이다.
- 중립을 표방한 ‘희망모임’의 대표로서 보람을 느낀 적은 있는지.
아직은 시작단계라 뭐라 말하기는 시기상조다. 원내에서만 3분의 1에 해당하는 의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당내 경선갈등과 대선승리를 위해 같이 힘을 합하자는 공감대가 형성한 것만으로도 바람직스러운 일이다. 앞으로 계속해서 좋은 결실을 맺게 된다면 그때 보람을 느끼게 될 것 같다.
- 이미 줄서기에 동참한 의원들이 포함돼 있어 실효성에 의문이 들기도 하는데.
물론 친이명박 계 또는 친박근혜 계라고 불리는 의원들도 있다. 그러나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지만 않는다면 중요한 것은 아니다. 희망모임은 배타적인 모임이 아니다. 설사 친이 또는 친박이라고 해도 분열조장을 하지 않고 정상적인 경선에 맞는 행동을 한다면 배재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실효성에 의문을 달 필요는 없다. 설립취지와 활동방향이 중요하고 그것에 맞게 노력하고, 주력하는 모임이라고 보면 된다.
- 당내 대권후보군이 다자간으로 재편되고 있는데.
누구든지 참여할 권리가 있다. ‘누군 나가고 누군 참여하지 말라’고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전적으로 본인이 결정할 문제다. 대권후보로 나가는 것인지, 다른 목적이 있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개인적으로 판단할 문제다. 그에 대한 견해를 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본다.
- 최근 박근혜 전 대표가 제기한 ‘후보간 검증’을 어떻게 보시는지.
와전된 내용이라고 본다. 직접 이야기를 들은 적도 없다. 후보가 후보를 검증하는 것이 박근혜 캠프에서 나온 말인지도 확실치 않다. 유승민 의원의 개인적인 의견이라고 생각된다. 일단 검증이라는 말은 ‘객관적 기준’이 따라야 한다. 검증의 주체도 확실해야 한다. 한나라당 지도부가 경선관리위에서 검증하기로 했기 때문에, 기준을 만들면 따르면 된다.
- 2월 초에 경선준비위가 구성된다. 각 후보 진영의 최대 관심사인 경선 방식과 시기, 검증방식 등을 결정하게 되는데, 의원님의 견해는.
당헌당규에 분명히 명시돼 있다. 이 또한 경선관리위에서 결정한대로 따라야 한다. 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한 논란, 시기에 대한 논란 모두 경선준비위가 다 의논해서 결정할 문제다. 합의를 도출해서 결과에 따라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현재 개인적 의견을 표시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모두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어느 것이 옳다고도 말하기 힘들다. 진지한 토론과 논의를 거쳐서 결정할 문제다.
- 마지막으로 한나라당과 차기 대권주자들의 지지율 고공비행을 어떻게 보시는지.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한나라당 나름대로 열심히 자기개혁을 위해 노력해왔다. 자부하고 있다. 그것만은 확실하다. 국민들이 공감하기에는 시기상조일수도 있지만, 정말 열심히 노력해 왔고 곧 국민들도 피부에 와 닿을 것이다. 시가 2000억에 달하는 천안연수원을 국가에 헌납하는 것을 보지 않았느냐. 또 재보궐 선거를 통해 깨끗한 선거를 하기 위해 노력해오지 않았느냐. 또한 정부에 대한 대안 있는 비판을 해왔다. 지방분권문제도 법안을 내놨다. 감세정책, 부동산 정책 등 실질적인 대안을 내놨다. 이런 것들을 국민들이 알아주는 것이 아니겠느냐. 둘째, 노무현 정권에 대한 반사이익도 있을 것이다. 아마추어리즘과 포퓰리즘 정권에 대한 강력한 비판여론이 어느 정도 한나라당 지지에 역할을 했을 것이다. 셋째, 앞으로 ‘한나라당이 집권한다면 더 잘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국민적 기대감도 큰 작용을 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