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초 위기 광주형 일자리…기대하는 현대차 노조의 ‘희생플라이’
좌초 위기 광주형 일자리…기대하는 현대차 노조의 ‘희생플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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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야구 용어에 희생플라이가 있다. 득점에 성공하면 타자는 아웃되지만 득점과 타점을 올리면서 타수는 제외돼 타율변동은 없다. 팀도 살고 타자 본인도 사는 일거양득 효과를 볼 수 있다. 광주형 일자리에 현대차 노조의 ‘희생플라이’가 필요한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광주형 일자리’는 문재인 정부가 공을 들이는 사업이다. 3500만원 초봉에 협약이 이뤄지면 간접고용 유발 효과만 1만5000명에 달할 것이란 게 광주시의 추산이다. 자동차업계는 고비용 저효율로 글로벌 완성차업계와의 경쟁력에서 힘을 잃어가고 있다. 자동차업계 경쟁력 저하는 사측의 경영전략 부재도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더 큰 문제는 강성 노조로 인한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광주형 일자리는 자동차업계의 경쟁력을 되살리기 위한 하나의 모델로 성공하기 위해선 정부와 현대차, 노조 간 협력이 중요하다. 그런데 현 흐름을 보면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좌초 위기에 빠졌다. 이 사업이 정착하려면 15일 이내에 광주시와 현대차 협상이 타결되고 현대차노조가 이를 받아들여야만 가능하다.

현재로선 지역 노동계인 한국노총이 광주시에 현대차와 협상을 일임한 상태라 현대차와 광주시의 협상 여부가 1차 관문으로 여겨진다. 최종 담판 기한은 15일까지다. 광주시는 투자협약서에 합의할 것으로 보고 내년 예산에 590억원을 편성해 놓았다. 문제는 현대차와 광주시가 투자협약서에 합의한다하더라도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현대차지부(현대차 노조)의 반대 관문을 넘을 수 있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현대차 노조는 광주형 일자리에 반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노조가 파업까지 불사할 정도로 강경한 입장이라 진퇴양난의 형국이다. 가뜩이나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가 파업까지 나설 경우 부담이 가중돼 경영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다.

정부와 정치권은 현대차 노사의 양보와 타협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가운데 노사의 적극적인 양보를 주문하고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4일 “사회통합형 일자리를 잘 만들어내는 게 우리사회에서의 새로운 하나의 출발점이 되는 것”이라며 “"광주형 일자리가 하나의 선도적 모델로 만들어질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주시길 다시 한 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13일)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광주형 일자리는 위기를 맞고 있는 자동차 산업, 제조업 활로 사업”이라며 ”광주시, 노동계, 현대자동차 모두가 반드시 협상을 성공시켜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나서 현대차 노조를 향해 “협조해달라”며 읍소했다. 공은 현대차 노조에 넘어갔다.

그동안 현대차 노조는 기득권 내려놓기에 인색하다는 비판과 함께 일각에선 지나치게 ‘밥그릇 지키기’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비난을 받고 있다. 현대차는 1996년 아산공장 이후 22년 간 국내에 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 국내는 고비용 구조로 타산이 맞지 않아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하고 있는 실정이다.

광주형 일자리는 이런 고비용 구조를 해결하는 사업 모델로 일자리를 늘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일자리 창출을 국정 제 1과제로 삼은 현 정부가 이 사업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현대차 노조가 양보한다면 위기에 직면한 현대차를 살리는 것은 물론 노조 역시 살 수 있는 길이다.

현대차 노조가 ‘희생플라이’를 쳐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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