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동굴 속 숨어있는 황금열쇠
깊은 동굴 속 숨어있는 황금열쇠
  • 강정아
  • 승인 2007.02.01 2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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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스팟 공략하기

G-스팟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부위의 이름은 원래 ‘그레펜베르그 스폿(Grafenberg Spot)’으로, 1944년 독일 산부인과 의사 언스트 그레펜베르그의 이름을 딴 것이다. G-스팟은 여성의 질 입구 안쪽에 작은 콩 모양으로 놓인 곳이며, 자극하면 오르가슴을 느끼게 될 뿐 아니라 일부 여성들은 클리토리스 자극과는 다른 종류의 오르가슴을 느낀다고 한다.

특히 G-스팟은 지난주 본 지면을 통해 다룬 여성의 사정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많은 여성들이 절정에 이르기 직전이나 그 과정에서 소변과는 다른 액체를 G-스팟을 통해 사정하기 때문이다. 이번 주는 바로 여성 성감대의 보루인 G-스팟에 대해 심도 있게 다뤄보자.

어떤 학자들은 모든 여성이 G-스팟을 통해 사정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G-스팟 홍보사로 이름난 비버리 위플 여사는 “모든 여성은 G-스팟을 통해 액체를 방출, 이른바 사정을 하게 된다”며 “외음부의 성적 자극이 등과 허리의 척수신경을 따라 뇌에 이르러 폭발하는 오르가슴을 경험하게 되는데 불의의 사고로 척수신경이 모두 망가진 사람도 학습된 과거의 성적 경험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터질 듯한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환상의 오아시스

G-스팟의 ‘환상의 오아시스’라고 불리는 이유는 많은 이들이 그 존재를 아직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1944년 그레펜베르그가 G-스팟을 발견했을 때 화제가 된 이유도 바로 그런 이유다. 이후 60년이 넘도록 G-스팟이 해부학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는 설과 평소에는 숨어 있다가 좋으면 부풀어오르는 신비의 성감대이므로 인정하고 싶은 사람만 인정하라는 주장이 대립되고 있다. G-스팟이 무엇인지, 여성에게도 사정이라는 것이 존재하는지, 만약 그렇다면 여성의 사정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이들이 많다.

G-스팟의 동의하지 않는 전문가들도 많다. 정신과 전문의 도미나 렌쇼는 “바쁘고 기계적인 문화 속에서 G-스팟이라는 것은 일시적으로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했다”며 “버튼을 누르면 60초 이내로 환상적인 절정에 도달한다니 멋진 일 아닌가”라고 비꼬았다. 이어 렌쇼는 “부인학에서 G-스팟은 결코 사실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다른 의사 케네스 데이비슨은 G-스팟의 존재를 인정하며 “의학적인 자료뿐 아니라 실제적인 경험의 자료를 보았다. 우리는 G-스팟과 여성의 사정이라는 것을 절대적으로 인정하며 실제적으로 모든 여성은 생물학적으로 이런 기능을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앞서 언급한 위플 여사 역시 “G-스팟의 존재는 뇌구조의 신경전달물질과 혈류량의 변화를 측정하는 신경회로 측정기계들과 MRI에 의해 확인된 것들”이라고 부연설명한다. 위플 여사는 성연구가 존 페리와 함께 1980년 G-스팟을 비디오 촬영해 공개하면서 존재를 널리 알린 장본인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66%의 여성이 자극을 통해 성적인 쾌감을 느낄 수 있는 질의 민감한 부분에 대해 알고 있었으며, 40%의 여성은 오르가슴의 순간에 사정을 한 경험이 있다고 답변했다.

삭막하고 황량한 동굴벽 깊숙이 숨어있는 현란한 보석인 G-스팟은 페니스의 해면체처럼 발기를 할 수 있는 조직으로 둘러싸여 있다. 성적으로 자극을 받으면 여성의 요도는 커지기 시작한다. 크기나 위치가 여성마다 다양하지만 일단 자극되면 15㎜ 정도로 커진다. 적절히 자극하면 이보다 작기는 하지만 발기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G-스팟을 찾는 방법은 상당히 어렵다. 질 입구로 손가락을 약 5㎝ 정도 삽입한 뒤 손가락의 2번째 관절을 구부리면 손가락끝에 닿는 부위가 바로 여성을 황홀경으로 이끄는 G-스팟이다. 이곳을 강하게 자극하면 동전 크기만큼 딱딱하게 부풀어올라 그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

‘소녀경’에서는 ‘구천일심’이라 하여 삽입섹스를 할 때 세치반의 깊이로 넣은 뒤, 아홉까지 숫자를 센 후, 깊이 안으로 들어가 전·후진 운동 대신 상하운동을 해야 여성이 오르가슴으로 이를 수 있다고 돼 있다. 이는 다분히 요도 아래 질의 앞부분, 바깥쪽에서 약 3~5㎝ 정도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G-스팟을 의식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아랫배 낮은 곳 적절한 부위를 몸 밖에서 손가락으로 눌러 돌리는 식으로 자극해 G-스팟을 찾아낸다는 말도 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일반론일 뿐 선호하는 체위가 다르듯 G-스팟을 찾아내는 방법도 다르다.

1944년 이후 역사적으로 많은 성의학자들이 G-스팟의 위치를 찾기 위해 노력해왔다. 1950년대 킨지 박사는 G-스팟의 존재를 부정하겠다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수백명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민감한 부위와 그렇지 않은 부위를 밝혀달라고 요구했지만, 일정한 경향만이 드러났을 뿐 구체적으로 통일된 부위가 나타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일단 킨지 박사가 찾아낸 ‘일정한 경향’이란 질 입구의 안쪽 위쪽 벽 부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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