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경제 대통령’으로 대세론 굳히고···박·손, 따라잡기 나서
정·김, 대권가도 나설 분위기 아니다···전당대회에 올인 할 듯

대세론의 중심에 있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 1위와의 격차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추격의 단초를 풀겠다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자신의 향후 거취문제를 결정해야 할 손학규 전 경기지사 등 빅3는 더욱 발등에 불을 뿜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범여권의 집단탈당 등의 내홍으로 인해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과 김근태 당 의장은 전당대회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2007 대권. 그 시작의 단초를 제공할 설 연휴에 대권주자들의 대권판도 구상은 무엇인지 살펴보자.
이명박, 대세론 굳힌다
이 전 시장은 현 대세론을 굳히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추석이후 민심을 사로잡은 이후, 설을 최대의 승부처로 보고 있다. 즉, 지지세를 확장함으로써 2위와의 격차를 확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우선 ‘경제 대통령’ 이미지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설은 일가친척들이 모이는 자리로 대선의 해인만큼 대권주자 얘기로 이야기꽃을 피울 것이 뻔하다. 이 참에 차례상에서 ‘이명박은 경제 대통령’이라는 말이 오가도록 하겠다는 것.
최근 ‘4만 달러 시대’와 ‘예산 20조원 절감’ 같은 공약을 내세운 것도 이 같은 계획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실현가능성에 의문을 달기고 한다.
이 전 시장의 측근은 “경제구상을 일단 밝히고 외교안보에 대한 기본입장도 곧 공개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현재 이 전 시장은 민심에서 확실히 앞서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2위와의 격차가 20%이상으로 고공비행을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당심이다. 현재 이 전 시장 측은 ‘당심도 돌아섰다’고 공언하며 느긋해 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론 조직 작업을 구체화하는 등 당내 경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각에선 지난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인사 등을 중심으로 조직을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 가시적인 도움은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당내에선 박 전 대표에게 밀린다는 것이 대세다. 즉, 설을 기점으로 당원들을 상대로 대세론을 펼쳐, 확실한 지지기반을 구축해 당심을 돌리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최근 대구시장 당직자들과 시의원들과 만찬을 한 것도 박 전 대표가 강세를 보이는 대구지역을 공략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주호영, 김석준 의원 등을 전면으로 내세워 경북지역 또한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친형인 이상득 의원 등도 가세해 ‘설 당심’을 이 전 시장 쪽으로 당긴다는 계획도 알려져 있다. 이밖에도 김광원, 정종복, 권오을 의원 등도 이 의원과 함께 지지세 확보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바짝 추격에 나선 박 전 대표와 설을 반전의 계기로 만들겠다는 손 전 지사의 의지도 대단해, 이 전 시장도 마음을 놓을 수많은 없는 실정이다. 게다가 범여권의 대권주자들도 현재는 ‘전당대회’와 ‘통합신당’에 박차를 가하는 형국이지만, 설을 전후해서 지지율 1위인 이 전 시장을 겨냥하는 발언들을 쏟아 낼 것으로 보여, 향후 대권가도의 향방이 설을 기점으로 흔들릴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설 연휴로 1위 따라잡기
박 전 대표는 대구·경북지역이 지지기반이다. 그러나 최근 이 판세가 흔들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우선 이 전 시장이 이 지역에 공을 들이고 있고, ‘이명박 대세론’이 이 지역까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전 대표로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격이다. 이에 따라 각종 세미나와 특강을 통해 당내 조직 재구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즉, 설을 중심으로 다시 한번 지지기반을 탄탄히 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영천과 경산을 들렀고 지역구인 달성군에도 접촉해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한 것도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한 박 전 대표는 설을 이용해 이 전 시장을 겨냥한 행보를 계속할 것으로 판단된다. 얼마 전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경제전문가가 아닌 경제지도자”와 같은 발언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박 전 대표는 “지키지도 못할 정책을 내놓거나 표만 생각하는 마구잡이 정책발표는 사라져야 한다”고 밝혀 이 전 시자의 ‘20조원 예산 절감’을 비판한 바 있다.
경제정책뿐만 아니라 과학정책 등을 잇따라 발표해, ‘소프트웨어가 부족하다’라는 일각의 평가를 잠식하겠다는 태세다. 뿐만 아니라 11일 미국방문을 통해 미 의회 지도자들과의 면담, 특강을 통해 대미정책도 밝힐 예정이다.
손 전 지사는 지지부진한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단초를 풀겠다는 생각이다. 100일 민심대장정 등이 북핵사태와 맞물려 세간의 시선을 빗나갖고 최근 범여권의 러브콜로 몸값이 뛰긴 했지만 반가운 일만은 아니다.
손 전 지사 측은 범여권 내 대권후보 1위를 한나라당에 적용해 본선경쟁력이 가장 크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속내다. 이를 통해 당내 소장파 의원들과의 연대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에 대한 공격도 마다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기지사 재임 4년간 지역총생산 증가율이 전국 평균 2배에 달하고 새로 만든 일자리도 전국 합계의 71%를 차지했던 점을 부각시키면서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의 경제성장률 7%,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달성 공약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자신의 리더십이 ‘글로벌-디지털-네트워크’의 성격을 띤 반면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의 리더십은 과거 개발공약시대의 ‘콘크리트 리더십’에 불과하다고 규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손 전 지사의 이 같은 차별화 행보를 통해 설을 중심으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범여권의 대권후보들은 이렇다할 구상조차 하기 힘든 실정이다. 정 전 의장과 김 의장은 현재로서는 대권가도를 달릴 수 있는 입장은 아니라는 것. 우선 이들은 14일에 열릴 전당대회에 올인 하겠다는 태세다.
이를 바탕으로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방법밖에는 없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설 올인, 대권구도 향방은?
대권주자들은 설 민심잡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설에 밀리면 ‘끝장이다’라는 위기감 때문일 것이다. 일가친척이 모이고 서로의 안부를 묻는 설. 이를 기점으로 대권판도가 다시 재편될 가능성도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