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막달라 마리아께 경배를!
노래하는 막달라 마리아께 경배를!
  • 이문원
  • 승인 2004.06.02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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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뮤지컬 "강효성의 마리아 마리아"
해외 블록버스터 뮤지컬들이 국내 관객들을 '싹쓸이'하고 간 자리엔, 여전히 소재 빈곤, 제작 여건 미흡, 대중적 호응도 저하의 열악한 우리 무대극 현실 밖에 남은 것이 없었다. 오히려 열화와도 같았던 대중들의 열기가 더 야속해지는 순간이었을는지 모르는데, 최근 들어 일고 있는 '창작뮤지컬' 열기는 이런 '빈 공간'을 채워넣기 위한 힘겹고 안타까운 시도로서, 매 작품마다 열과 성이 엿보이면서도 정작 관객들을 끌어모을 '매력'과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해 매번 스러지고 마는 모습을 지켜볼 수 밖에 없는 것이 오늘, 우리 무대의 '현실'일 것이다. 이번에 공연되는 창작뮤지컬 <마리아 마리아>의 경우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쯤 주목해 볼만하다. 지난 2003년, 성공적으로 초연이 마치며 '국내 창작뮤지컬의 새로운 희망'으로 불리웠던 <마리아 마리아>는, 1년 간의 수정과 보완 작업을 거쳐 '한국이 만들어 해외로 진출하는' 공연으로 거듭나고자 새롭게 7개월 간의 장기공연을 기획하게 된, 특이한 케이스이다. 여기에, <아가씨와 건달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넌센스 잼버리>, 그리고 지난 해의 <마리아 마리아> 공연에서 타이틀 롤을 맡았던 강효성이 자신의 이름을 '브랜드'로 타이틀에 걸어 주옥같은 20여곡의 아리아를 선사해, 지난 24년 여간 펼쳐졌던 자신의 뮤지컬 커리어를 '종합'하겠다는 포부를 비치고 있는데, 성천모의, 그닥 화려하지는 않더라도 정확하고 성실하며 꼼꼼한 연출과 독일과 일본에서 극찬을 받은 바 있는 최고의 음악감독 최무열의, 4년 여에 걸쳐 만들어낸 뮤지컬 스코어가 더해져 역사에 남을 만한 명공연이 될 채비를 모두 갖추고 있다고. 최근 기독교 소재의 문화상품들이 하나둘씩 흥행에 성공하며 새로운 문화적 코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가운데, <강효성의 마리아 마리아>가 또다른 문화 이벤트로 꼽혀지는 일도 먼 일만은 아니지 않을까? (장소: 대학로 세우아트센터, 일시: 2004.06.11∼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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