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고희 보낸 昌
조용한 고희 보낸 昌
  • 김상미
  • 승인 2004.06.02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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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도 포기, 집에서 러닝머신으로 운동
이회창(昌) 전 한나라당 총재가 지난 2일 고희를 맞고도 조용하다 못해 은둔 생활을 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 전 총재의 측근들이 조촐하게나마 칠순잔치를 벌이려고 했으나 이 전 총재가 이를 만류한 채 이날 오전 한인옥 여사와 함께 명륜동 모친댁을 방문, 문안인사를 드린 뒤 조용하게 집에서 방문객들을 맞이하며 일흔번째 생일을 보냈다. 지난달 초부터 옥인동 자택 인근의 인왕산 등산 대신 자택에 설치한 러닝머신에서 틈틈이 운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 전 총재는 조용한 칩거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의 의하면 "산책을 하다보면 마을 주민이나 등산객들이 이 전 총재를 알아보고 일일이 인사를 하는 등 그분들을 번거롭게 하는 것 같아서 집에서 운동을 하고 있다"며 "찾아오는 손님을 만나고 역사, 철학서적을 읽는 것이 주요 일과"라고 전했다. 그의 측근과 후원회, 정계 인사 등 여러 그룹들은 별도의 칠순잔치를 준비했지만 이 총재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앞서 이 측근은 "이 전 총재가 측근들이 고희연을 준비한다는 얘기를 듣고는 대선 때 나를 도왔던 당 대표와 사무총장, 서정우 변호사 등 여럿이 영어의 몸이 돼 있는데 내가 뭐 잘한 일이 있다고 축하를 받겠느냐"며 만류했다고 전했다. 이 전 총재의 한 측근은 1일 "칠순은 인생에서 획을 긋은 계기인 점을 들어 두세 그룹에서 칠순잔치를 준비하려 했으나 이 전 총재가 일절 그런 행사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가족 행사도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재는 이런 움직임을 전해 듣고 "대선때 나를 도왔던 당 대표와 사무총장, 서정우변호사 등 여럿이 영어의 몸이 돼 있는데 내가 뭐 잘한 일이 있다고 축하를 받겠느냐"고 착잡한 심경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이 전 총재를 면담한 한 인사는 "이 전 총재는 칠순을 맞아 오히려 더욱 마음이 안타깝고 괴로워 하는 것 같다"며 "따라서 이 전 총재가 칠순까지 살아 오면서 가장 조촐한 착잡한 생일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재의 집에는 한나라당 김형오 사무총장, 진 영 대표 비서실장, 나오연 주진우 전 의원 등 한나라당 관계자와 측근들, 옛 후원회 관계자들 등 축하객들이 줄을 이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이날 오전 이 전 총재에게 전화를 걸어 생일을 축하하고 축하화분을 전달했으며 김덕룡 원내대표도 축하화분을 보냈다. 노무현 대통령도 이 전 총재에게 고희 축하난을 전달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윤후덕 청와대 정무 겸 업무조정비서관을 이 전 총재의 옥인동 자택으로 보내 축하난을 전달했으나 당시 이 전 총재는 집안일로 외출중이어서 직접 만나지는 못했다고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앞서 지난 30일에는 이 전 총재 온라인 지지모임인 `창사랑' 회원 10여명이 방문, 이 전 총재의 고희를 축하하고 꽃다발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전 총재는 대선자금 불기소 처분에 따른 도미 가능성과 관련한 정치권 일각의 관측에 대해 "그런 계획이 전혀 없다"는 입장을 측근들을 통해 밝혔다. 이 전 총재는 "내가 검찰에 처벌을 받겠다고 나간 마당에 불기소 처분이 내려지자 기다렸다는 듯이 외국에 나가면 나 자신을 지지했던 사람이나 구속된 사람들의 마음이 어떻겠느냐"며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럴 생각 추호도 없다"고 말했다고 측근들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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