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승연 회장 ‘信義 경영’ 日 재계 주목
한화 김승연 회장 ‘信義 경영’ 日 재계 주목
  • 이준모
  • 승인 2007.02.27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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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승연 회장이 일본의 대표적인 경영전문 잡지인 『財界』(ZAIKAI)誌 3월 14일 자의 표지 인물로 소개되어 화제가 되고 있다.

김승연 회장이 이 잡지의 표지모델로 선정되어 인터뷰를 하게 된 것은 김회장이 글로벌 경영 전략 수립을 위해 일본과 동남아를 순방 중이던 지난 1월 일본을 방문했을 때이며, 『財界』誌의 제안으로 이뤄지게 되었다.

김승연 회장의 소개 인터뷰 기사의 제목은 “그룹 이념인 ‘신용과 의리’로 M&A를 적극적으로 진행하여, 세계적으로 통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다”이다. 이 기사는 일본 『財界』誌의 사장이자 주필인 무라타 히로후미(村田博文)씨가 직접 인터뷰한 기사로, 김승연 회장과 대화한 내용을 그대로 적고 있다. 이 잡지는 표지인물 인터뷰 기사의 경우 약 4페이지 정도를 할애하지만, 김승연 회장의 경우 자세한 인터뷰 기사를 게재하며, 약 8페이지 분량으로 게재했다.

이것은 『財界』誌로서는 이례적인 일로 한국에 대한 일본 재계의 관심과 ‘信義’ 경영으로 日 재계에서도 주목 받고 있는 김승연 회장에 대한 위상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기사는 한화그룹의 성장과정과 한화그룹의 기업이념에 대한 인터뷰로 시작되어 선친으로부터 그룹을 물려받아 24배나 키운 김승연 회장의 ‘신용과 의리’의 경영철학을 소개하고 있다.

김승연 회장은 인터뷰에서 그룹 경영 26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경영일화를 소개해 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지난 83년 한양화학(현 한화그룹 주력사인 한화석유화학)을 인수할 당시의 비화를 소개했다. 김회장은 한양화학의 인수를 위해 다우케미컬과의 협상을 진행하는 중, 진전이 없자 가로 30cm, 세로 2m의 한지에 먹 글씨로“본인은 명예를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이다. 명예를 욕되게 하면서까지 사업을 할 생각은 없다……”라고 쓴 두루마리 편지를 보냈고, 이를 통해 다우 측과의 협상에 주도권을 쥐었고, 결국 유리한 조건으로 한양화학을 인수하게 된 일을 가장 기억에 남는 일화로 소개했다.

또한, 김회장은 그룹의 신 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어떤 업종으로 진출할 계획이신지요? 라는 질문에 “국내외를 막론하고 적극적인 M&A를 실시할 계획이며,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회사 규모에 상관없이 추진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일본 경영자 중 주목하고 있는 사람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마쯔시타 코노스케(松下幸之助) 회장과 마루베니(丸紅)社의 히야마(檜山廣) 사장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마쯔시타 코노스케 회장을 존경하는 이유는 “기업을 하여 많은 재산을 모으게 되었지만 그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일본의 미래를 이끌 젊은이들을 육성하기 위해 마쯔시타 정경숙(政經熟)을 설립했기 때문이며, 기업이 사회에 공헌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의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마루베니의 히야마 사장은 박정희 대통령 시대에 외화획득을 위한 고급호텔 3개를 건설하는 계획을 세운 적이 있는데, 그 결과 한화와 마루베니가 프라자호텔을 조인트로 건설하기로 했다. 그 건설 도중에 오일쇼크가 일어나 다른 호텔들은 건설을 중단했다. 하지만 “히야마 사장은 그 어떤 어려움이 생기더라도 건설은 계속해야 된다며, 건설을 진행했고, 결과적으로 3개 호텔 중에서 제일 먼저 준공하게 되었다. 信을 존중하는 분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고, 그래서 존경한다”고 밝혔다.

또한,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를 아주 좋아한다고 밝히고, 기업 인재육성에는 개방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기업인재는 아무리 우수하더라도 충성심이 없는 사람보다는 능력적으로 약간 떨어져도 충성심을 가진 사람이 중요한 인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재계’ 지는 1953년에 미키 요노스케(三鬼陽之)씨가 창간한 잡지로 격주로 년간 24회 발행되며, 역사가 54년에 달하는 대표적인 경제 잡지다. 이 잡지는 일본 내 대부분의 기업들이 정기 구독하고 있고, 일본의 포츈지로 불리고 있는 잡지다. 현재 대표이사는 무라타 히로후미(村田博文) 씨다. 이 잡지는 일본 내 발행부수가 약 10만부에 이르며, 일본 전국으로 배포된다. 이 잡지는 일본 내에서 가장 성공한 경영자를 선정해 격주로 인터뷰해 소개한다. 기업명은 ㈜재계연구소이며, 소재지는 도쿄 아카사카 도큐 빌딩이다.

이 잡지는 1955년부터 일본 경제 발전에 공헌한 인물을 선정해 財界賞을 시상하고 있다. 이 상은 문단의 아쿠다가와상, 나오키상과 같이 재계에도 이러한 상이 있어야 한다는 창업자의 뜻에 따라 만들어 졌고, 매년 1회 시상한다. 이 상은 토시바의 이시자카 다이조씨와 닛신 방적의 다케시 씨 등이 수상했고, 일본 내에서는 경영자 대상으로 통할 만큼 권위 있는 상으로 인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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