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고 고건2나 하라고?
나보고 고건2나 하라고?
  • 이준기
  • 승인 2007.03.01 23: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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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이 정운찬 찾는 숨은 속내

썰렁한 범여권 속 몸값 상한가 치는 정운찬
끝없는 러브콜의 속내는 제2의 고건역할?


연일 경선 판을 달구고 있는 한나라당과 달리 범여권은 조용하다 못해 썰렁하다. 국민들은 여론조사 1·2위를 달리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의 진흙탕싸움에 시선이 쏠려 있기 때문이다.
범여권의 선두주자인 정동영 전 의장만이 3%대의 지지율 고공비행(?)을 유지할 뿐, 나머지 주자들은 1%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고건 전 총리의 대권 불출마 선언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어찌됐든 이러한 상황에서 이들은 새 얼굴(?)을 찾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온 대안이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다. 스스로 갈지자 행보를 해온 정 전 총장이 과연 범여권을 흔들 대권주자로 등극할지, 아니면 불쏘시개로 남을지는 아직도 미지수다.

그러나 그의 영입에 범여권뿐만 아니라 한나라당도 뛰어듦으로써 몸값이 상한가를 치고 있는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범여권이 지지부진해진 가장 큰 이유는 고 전 총리의 이탈이었다. 한때 30%의 지지율로 1위를 고수했던 그의 불출마 선언은 축대가 무너진 것과 같은 효과를 나타냈다.

한나라당도 정운찬 찾나?
범여권으로서는 막대한 손실을 입은 것과 같다. 비록 고 전 총리가 대권후보로 부상하지 못하더라도 그의 존재는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범여권의 한 후보가 급부상했을 때, 그리고 그 후 고 전 총리를 뛰어넘었을 때의 파괴력은 만만치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범여권이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정 전 총장을 지목하는 이유도 이 때문일 수도 있다. 이들이 범여권의 대권후보로 나서기 보다는 과거 고 전 총리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대안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는 과거 대권에서도 극명히 드러난다. 지난 2002년 대선 때로 돌아가 보자. 당시 노무현 대통령 후보는 10%대의 지지율로 간신히 3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월드컵 여파를 힘입고 2위를 질주하던 정몽준 당시 후보와 단일화를 이룸으로써 자신의 지지율을 높인 바 있다. 당시 정 후보는 디딤돌 역할밖에 하지 못했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어찌됐든 정 전 총장은 정치권을 기웃거리고 있는 것은 사실인 듯싶다. 탈당파 그룹인 신당모임의 전병헌 의원은 “영입 경쟁보다는 왜 정운찬인지를 알려내는 ‘정운찬 가치담론 경쟁’을 선행해야 할 때”라면서 “개혁·진보·미래 세력들의 각 단위들이 스스로 기득권을 버리는 대통합 운동을 촉진하고 정치권 밖의 뜻있는 인사와 단체들, 연쇄적인 지지모임 결성을 통해 ‘국민후보’의 면모를 갖춰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당 및 민주당, 민생정치모임 등 범여권의 10여명의 의원들은 최근 회동을 갖고 대권주자 군으로서 정 전 총장에 대한 영입 움직임을 가시화하고 나선 형국이다.

물론 여론조사에서는 아직도 지지부진 하지만, 한나라당까지 가세한 현 시점에서 그의 몸값은 단숨에 떠오를 수 있는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지난 2월 27일 김성조 한나라당 전략기획본부장은 범여권의 정 전 총장 영입설과 관련해 “정 전 총장의 정치적 성향은 여당보다는 한나라당에 훨씬 가깝다”며 “만약 그 분이 정치에 뜻을 두고 계신다면 오히려 한나라당에 오는 것이 훨씬 더 가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그는 “여권이 정 전 총장의 평소 성향이나 대선에서의 실질적 경쟁력은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통합신당을 위한 교두보로 사용하기 위해 이용하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운찬은 제2의 고건?
그러나 정 전 총장의 이러한 영입작업이 범여권의 지지부진한 여론 때문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대권주자가 가시화됐을 때, 동시에 폭발력도 지녀야 한다. 이는 누군가를 밟고 올라섰을 때 가능하기 때문이다. 만약 정 전 총장이 정치권에 뛰어든다면, ‘불쏘시개’로 이용될 수도 있기 때문에 그가 망설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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