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 홈런 한 방으로 새로운 시즌 노린다
역전 홈런 한 방으로 새로운 시즌 노린다
  • 박종덕
  • 승인 2007.03.03 10: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내 무대 복귀 가능성 비친 최희섭

‘빅초이’ 최희섭. 그가 한국인 선수 최초로 메이저리그 타자가 된지도 5년째다. 이전에도 투수 출신 메이저리거는 있었지만 타자 출신으로는 처음이었다. 196cm에 109kg이나 되는 거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장타력이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탐이 날만 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미국행 비행기를 탔던 최희섭은 2003년 미국 프로야구 내셔널리그에서 ‘이 달의 신인’으로 선정되는 등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주가를 올렸다. 작년에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국가대표로 출전해 미국전에서 쓰리런을 날리며 야구 종주국인 미국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이끄는 괴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최희섭은 고민이 많다. 더 이상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희섭은 지난 달 26일 고민을 털어놨다. “올해 메이저리그에 올라가지 못하면 한국과 일본을 포함해 가장 잘 뛸 수 있는 다른 곳을 찾아보겠다”며 “탬파베이는 변수가 많은 팀이라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생각되나 그렇지 못할 경우 빠른 결정을 내려야 할 것 같다”고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올해 만 28세가 된다. 또 마이너리그에 남기는 어렵다. 이제는 마음을 졸이며 야구를 하고 싶지 않다"는 말로 고민의 이유를 드러냈다.

빅 슬러거의 커다란 침체
최희섭은 메이저리그에서 매 시즌 팀을 옮겼다. 특히나 LA다저스에서의 방출은 쓰디쓴 충격이었다. 방출 이후 보스턴 레드삭스로 이적했던 최희섭은 2006년 결국 마이너리그에서 한 해를 보내야 했다. 그러나 그곳에서 또 한 번 최악의 성적을 내고 말았다. 66경기 출전해 타율 0.207(227타수47안타), 출루율 0.347, 8홈런, 27타점을 기록했다. 더군다나 경기 도중 무릎 부상까지 당하며 결국은 지명할당 조치를 당했다. 악재의 연속. 한 스포츠 해설 위원은 “보스턴 입단이 실수였다.”고 말하며 보스턴 내에서 최희섭의 생존 가능성을 낮게 예측했다.

현재 최희섭은 초청선수 자격으로 템파베이 데블레이스의 유니폼을 입고 있다. 한 달여간의 스프링캠프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결국 25인 로터스에 들지 못해 또 한 번 메이저리그 무대 진출이 좌절된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하위 수준인 템파베이에서도 주전 자리를 차지하지 못하면 입지는 점점 좁아지는 셈이다.

하지만 그것도 쉬워보이지는 않는다. 최희섭이 노리고 있는 1루수 자리는 타이 위긴튼, 지명타자에는 지난 2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기록한 조니 고메스가 유력한 주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 선수들 외에도 베테랑 스위치 타자 그렉 노튼이나 강타자 카를로스 페냐를 비롯한 만만치 않은 선수들이 같은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희섭은 여전히 메이저리그의 꿈을 접지 않았다. 그렇지만 현재 처해 있는 상황이 녹녹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렇기에 템파베이에서의 스프링캠프가 어찌 보면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한국이나 일본으로의 이적설은 그 위기감에서 비롯된 현실적 대안인 것이다.

만약 최희섭이 한국 프로야구로 무대를 옮길 경우 그의 연고지인 KIA가 우선 지명권을 갖고 있다. 최희섭은 현재 이적료 없이 팀을 옮길 수 있는 조건이기 때문에 이적 자체가 어렵지는 않다. 또한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지난달 해외파 선수의 한시적 복귀를 허락한만큼 한국 진출도 어렵지 않은 실정이다.

하지만 KIA는 최희섭의 국내 복귀 언급을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당장 팀 내 1루수와 지명타자 자리가 차 있기 때문에 시기적으로 좋지 않다는 것이다. KIA는 타자보다는 투수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최희섭의 몸값에 대한 부담과 한국 무대에서 얼마나 큰 활약을 보여줄지도 미지수이며 스프링 캠프가 끝나는 시점에 최종 결론을 내리겠다는 최희섭의 말도 심중을 불편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 한 달여간의 스프링 캠프를 뛰어보고 나서 메이저리그에 남지 못하면 국내로 돌아가겠다는 것은 한국프로야구 시즌 시작과 급박하게 맞물리기 때문에 별로 달갑지 않다는 것. 만약 KIA가 지명권을 포기할 경우, 이승학, 송승준, 추신수에 대한 우선지명권이 있는 롯데를 제외하고 나머지 6개팀이 추첨으로 지명권을 갖게 된다.

어려운 고비 잘 헤쳐나가야
최희섭이 국내 무대에 복귀하면 침체되어 있는 한국프로야구에 흥행 바람을 일으킬 수 있기에 최희섭 복귀를 환영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또한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오가며 많은 투수들을 상대해본 경험이 있기에 국내 무대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다고 해서 무조건 국내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일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최희섭의 고질적인 약점으로 알려져 있는 몸쪽 공에 대비하지 않는다면 철저히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국내 투수들의 집요한 공략에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할 수도 있다. 자신의 삶에 있어 중요한 기로에 놓인 최희섭이 지금의 어려운 고비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